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텀 Aug 01. 2023

로지텍 5

2분기 어닝 콜

아래 글에서 2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와 분석을 작성했는데, 당시에는 실적은 발표했지만 어닝 콜을 진행하지 않은 시점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생각보다 훨씬 좋았기 때문에 거의 바로 글을 작성했었는데, 컨퍼런스 콜에서도 의미있는 내용들이 많이 나와서 빼놓지 않고 정리하고자 합니다. 어닝 콜 내용 중 실적에 관한 내용은 아래 글에서 다룬만큼 거의 다루지 않고 다른 내용들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https://brunch.co.kr/@valueingrowth/32


CEO 자리의 귀추


현재 로지텍의 CEO 자리는 가이 객트가 임시적으로 맡고 있습니다. 어닝 콜에서는 가이 객트가 임시 CEO임을 다시 확인했으며 여전히 새로운 CEO를 물색 중임을 밝혔습니다. 이미 유능한 인재들에게서 연락을 받고 있다고 이야기는 했으나 아직 업데이트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가이 객트는 본인이 임시 CEO의 위치에 있으면서 기업의 방향성이나 전략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재고 관리


로지텍은 최근 수요 대비 과도한 재고 자산으로 인하여 재고자산회전율이 떨어짐으로 인해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번 분기에는 재고자산회전율이 4.2로 크게 개선됐는데, 현재 경영진은 1~2년 내로 이 수치를 5까지 높이고자 합니다. 또한 로지텍과 같이 중간판매자가 있는 기업들을 분석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채널 재고 역시 크게 개선됐습니다. 경여진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7~8월을 대비하여 채널 재고를 지속적으로 줄일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보통 실적이 좋은 연말을 노려 9월 부터는 다시 재고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이사항은 없으며 재고자산 관리가 유의미하게 개선됐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계절성


경영진은 계절성을 고려했을 때 이번 분기 실적에 비해 올해 매출 예상치가 너무 낮게 설정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번 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훨씬 좋았던만큼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로지텍의 경우 보통 상반기에 24% 정도인 매출이 하반기에는 30%까지 상승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수치를 설정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로지텍이 작년과 올해 초 과도하게 낙관적인 가이던스 설정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고 주가 하락을 겪어야했던만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자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경영진의 보수적인 가이던스는 제가 현재 로지텍의 가치평가를 위해 설정한 내년 16% 매출 감소는 경영진의 예측에서 가장 나쁜 수준의 매출 감소인데,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 이 수치를 유지하고자 합니다. 16%라는 수치 역시 기존에 가정했던 20% 감소에서 크게 상향조정한 수치인만큼 추가적인 조정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습니다.


비디오 협업 부분과 게이밍 부분


비디오 협업 부분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에 대한 지적에 경영진은 실제로 수치로만 봤을 땐 해당 부분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로지텍의 브랜드가 이 분야에서 점점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섹터 전체가 하락한 것이 주된 원인이며 실제 점유율은 약간 개선됐다는 점 역시 덧붙였습니다. 비디오 협업 부분은 로지텍이 판데믹 시기에 큰 성장을 누리고 점차 매출이 하락하는 섹터인데, 로지텍은 이 분야를 포기하지 않고자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 분야는 로지텍이 기존에 공략하던 시장에 유의미하게 큰 시장을 추가하는 것으로 이 분야에 대한 도전을 늦추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것이며 경영진의 선택에 공감합니다. 다만 앞으로 실제 실적으로 증명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로지텍의 가장 중요한 매출원인 게이밍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 분기에 중국 쪽에서 훌륭한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으며 일본에서도 성장을 보였음을 밝혔습니다. 하반기 매출 예상치가 너무 낮은 점에서 게이밍 분야의 매출 감소를 예상하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런 예상을 하고 있지 않으며 중요한 하반기 매출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음을 재확인했습니다.


비용관리


로지텍이 지난 몇 개의 분기 동안 처참한 실적을 겪는 와중에도 훌륭한 모습을 보였던 것은 비용관리 쪽입니다. 이번 분기 역시 비용 관리를 철저히했으며, 덕분에 EPS가 예상치를 크게 웃두는 결과를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현재 경영진을 영업비용을 매출의 25% 수준까지 낮추는 것을 장기적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로지텍의 평균적인 영업비용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달성이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로지텍은 환율에 대한 영향, 심한 시장 경쟁 등 변동성이 심한 요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제 가정치는 이 목표보다는 조금 보수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진에 대한 확고한 방향성


로지텍이라는 기업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로 여러번 높은 마진율을 강조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 경영진은 다시 한 번 확고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장기적인 목표 마진은 39~44%로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분기에는 이 수치에 약간 못미쳤지만 확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로지텍이 재고 관리를 위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을 고려하면, 재고 관리가 명백히 개선된 올해에는 이 목표범위 내의 마진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경영진은 마진이 낮은 제품에 대한 생산은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컴퓨터 주변기기라는 산업의 특성상 낮은 마진의 제품을 다수 파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는 사업 모델을 선택한 회사도 많은데, 로지텍은 이 산업에서 명확한 차별화를 추구하며 살아남았고, 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로지텍이 마진이 낮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여 단순히 매출을 올린다면, 저는 로지텍이 더 이상 경쟁사에 비해 강점이 없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로지텍의 현 경영진은 스스로 기업의 강점을 포기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습니다.


루프덱


경영진은 루프덱의 인수는 '작은 건'이며 수수한 금액을 지불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금액을 따로 밝히지 않은 것은 회계적인 중대성이 낮은 금액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그렇다면 로지텍은 아마도 전액 현금으로 이 기업을 매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루프덱은 실제로 아직 규모가 상당히 작은 기업으로 이 기업이 기록하는 매출은 높은 확률로 로지텍의 매출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로지텍이 루프덱의 제품들을 어떻게 키워나가는가에 대한 질문인데, 이 제품들이 로지텍이 큰 규모로 투자하는 스트리밍 산업과 연계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이 산업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로지텍이 스트림랩스에 이어 루프덱을 인수했다는 이유로 로지텍이 스트리밍 산업에서 강자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 낙관적인 관점입니다. 이 분야는 로지텍에 대한 투자에 딸려오는 하나의 옵션 정도에 불구하며 실제로 투자 근거에 전혀 영향을 가지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유일한 걱정은 루프덱 인수를 위해 과도한 금액을 지불했을 경우에 대한 걱정이였지만, 위에서 밝힌것처럼 중대성이 낮은 금액임으로 이 인수건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PC 산업


몇 몇 전문가들이 PC 산업이 올해 하반기부터 수요 회복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PC 산업의 회복이 로지텍에게 주는 영향을 올해 매출 추정치에 반영했냐는 질문에 경영진은 예상할 수 없는 산업의 회복에 기대어 매출을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PC 산업의 회복은 분명히 로지텍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출을 높게 설정하진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번 어닝 콜에서는 로지텍 경영진의 보수적인 접근이 보였습니다. 지난 기간이 워낙 힘들었던 것 때문인지, 혹은 실제로 보수적인 수치가 현실적인 수치이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매출 추정치에 대한 여러 질문에 대해 모두 보수적인 대답을 했습니다. PC 산업의 회복은 로지텍에 이롭지만 이 부분을 매출 추정치에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으며 보통 연말에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함에도 매출 추정치가 이 부분을 반영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연말 매출이 높을 것으로 기대는 하지만 보수적인 접근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경영진이 말하는 12~16% 매출 감소는 사업이 긍정적으로 운영됐을 경우 하단 쪽일 가능성이 높으며, 올해 말에 경제 상황이 좋다면 12% 아래의 매출 감소까지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어닝 콜에서 아주 특별한 내용을 다루지는 않았지만, 이번 분기가 예상 이상의 호성적이였던 부분 때문에 저 역시 궁금한 점이 많아서 그에 대한 답변도 많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로지텍은 실적 발표 후 14% 가량 상승하며 사실상 이미 매수 범위를 지나가버렸지만 매도가에 도달하지는 않았습니다. 로지텍의 미래가 더욱 긍정적이기를 바랍니다.


Disclaimer: 이 글은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7/26/2023

Value Investor's Sanctum

작가의 이전글 마이크로소프트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