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물 마시러 가도 될까요? 선생님, 쉬 하러 가도 될까요? 선생님, 물 한 컵 따라놓고 해도 될까요? 선생님... 선생님...”
아이의 학교에 코로나 밀접 접촉자가 있다 하여 원격 전환이 되며 학교 등원을 하지 못하고 온라인 Zoom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Zoom을 켜고 접속하는데 까지는 엄마가 옆에서 도와주어야 하니 자연스레 선생님 수업하는 모습을 옆에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참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거의 30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말하는데 가장 먼저 음소거하는 것부터 교육을 시키긴 하지만 아이들이 제대로 음소거를 하고 말할 때 음해제를 하고 하기가 쉽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쭈니의 온라인 수업모습
최근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학부모들은 학교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많이 무너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는데 작년과 같이 학교에 제대로 등원도 하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할까 걱정이 많았지만, 올해는 그래도 초등 1, 2학년에 한해서는 등교를 원칙으로 하여 기쁜 마음이었는데 그만 지역사회에 코로나 밀접 접촉자가 발생하며 온라인 수업을 하며 선생님이 어떻게 수업을 진행하는지도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인지라, 온라인 Zoom 수업하는 게 선생님들에게 얼마나 부담이 될지 충분히 이해되었습니다. 저 역시 Zoom으로 기업교육을 시작했을 때 교육 담당자가 같이 수업을 지켜보는데, 제가 그냥 오프라인에서 강의할 때 하는 것과 부담이 많이 되었었기 때문이죠. 선생님 처지에서는 참관수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꽤 많이 들 거 같았습니다. 저의 온라인 Zoom 수업의 반응은 오프라인 했을 때만큼 좋지 못해 제가 다소 낙심해 있던 적이 있었는데 오히려 교육 담당자분이 저를 위로해 주었던 기억이 있기도 합니니다. ㅋㅋ
낙담한 zoom 수업에 교육담당자가 위로를 해 준 날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다 보니 선생님이 설명도 많이 해야 하고 아이들에게 상냥하게 말씀도 하셔야 하고, 오전에 2시간 수업하는 걸 옆에서 보다 보니 정말 선생님이 참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우리 00 초등학교 친구들 매너가 너무 좋아요.”라고 얘기하는데, 저는 살짝 놀랐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매너가 좋다’라는 말의 의미를 알까?
역시 한 아이가 “선생님, 매너가 좋다가 무슨 말이에요?” 물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어제 우리 배웠죠? 마음은 같이 하고 싶어도 여러분이 다 한꺼번에 얘기하면 선생님이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오늘은 온라인 수업으로 하니 컴퓨터 음소거를 모두 하고 발표할 때만 음해제를 하고 대답하는 거예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매너에 대해서 가르쳐 주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추후 온라인으로 학부모 총회에서 코로나 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지켜야 할 매너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며, 코로나 이후로 학교 생활에서 아이들에게 매너로 교육시키고 있는 것이 접촉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한 것들도 포함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반에서 아이들이 서로 접촉을 하거나 얘기를 편하게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마음은 알지만(공감해 주고),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해 설명해 주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쭈니의 온라인 수업 결과물 (과제 완성 작품)
매너 (manner)
사실 매너는 Manuarius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 Manus(손, 행동)이라는 단어와 Arius(방법, 방식) 두 단어가 합쳐서 생긴 말이죠. 매너란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습관, 몸가짐, 타인을 향한 배려의 언행을 형식화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좋은 매너란 상대방에게 불편이나 폐를 끼치지 않도록 배려함으로 타인을 편안하게 하는 행동방식이 바로 매너의 핵심이 되는 거죠.
제가 바로 지난달에 신입사원 비즈니스 매너 교육을 하고 왔던지라 더 매너에 대해 기억이 ㅋㅋㅋ
사실 이러한 매너를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도 알고 지키고 있다는 것이죠.
년 초가 되면 신입사원을 위한 비즈니스 매너,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주로 하게 되다 보니 항상 저 또한 저의 매너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데요. 올해는 좀 더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실 커뮤니케이션과 비즈니스 매너 이 두 가지는 큰 공통점이 있거든요.
이는 바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진정성 있는 마음, 즉 배려가 있을 때 더 잘 발휘될 수 있는 것이지요.
최근 저는 제가 그리 배려심이 큰 사람이 되지 못함을 알게 되었는데요.
사실 코로나로 인해 거의 모든 일을 저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 집 거실은 거의 저의 사무실과 같은 공간이 되어 버렸는데요.
거실은 온전히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곳인데 너무 저만의 공간으로 채워져 있게 되어 버린 거지요. ㅠ.ㅠ
거기다 밤늦게까지 일하거나 새벽에 일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거실 방의 불을 켜게 되면 방에 블라인드가 쳐져 있어도 약간의 빛이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그리고 남편과 아이가 잠이 든 시간에 거실에서 작업을 하게 되면 책상 등을 켜고 일하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자그마한 것이지만 가족에 대한 배려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 들었습니다.
코로나로 손 씻기와 마스크를 제일 잘 쓰는 게 바로 유치원생 어린이들이지 않나 싶습니다.
쭈니는 작년 한 해 정말 밖에 나갔다 오면 바로 손을 씻고,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고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며 유치원에서 배워왔던 것들을 잘 지키더군요.
그런데 반면에 어른들은 참 지키지 못합니다.
아이에게 떳떳하게 매너를 잘 지키는 어른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아직 해맑은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이 매너들을 커서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가서도 잘 지켜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