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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밸류비스 박혜형 Apr 20. 2021

감사와 감동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

쭈니가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습니다.

쭈니의 담임선생님은 독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이는 학교에 갈 때 읽을 책 2권씩을 매일 챙겨 갑니다. 집에서도 독서 자리 시간을 부모가 확인하도록 알림장에 매일 확인하도록 독서를 격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주일에 한번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는 시간도 가지며 아이들에게 책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제 어릴 적을 생각해 보면, 초등학교 1학년이지만 쭈니는 제법 혼자서 책 읽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것 같아 내심 흐뭇하긴 합니다.

참고로 제가 제일 후회되는 일 중에 하나가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는 것이거든요. 아마 학교 다닐 때 지금처럼만 책을 좀 많이 읽었다면 참 좋았을 것 같습니다.^^     

쭈니가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어젯밤 쭈니가 학교에서 대출해 온 책이 반납을 앞두고 있는데 다 읽지 못했다고 해서 잠들기 전에 그 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책의 제목은 <슬플 땐 어떻게 하나요?>였습니다.

아이들의 감정조절에 관한 책인 듯했습니다. 그리고 침대 머리맡에 누워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 쭈니는 슬픈 적이 있었나요?”

책의 첫 페이지에 질문도 있었고 저 역시 쭈니가 언제 슬픈지 궁금했던지라 물어보았습니다.

“ 음... 도서관에서 엉덩이 탐정을 다른 사람이 빌려가서 빌릴 수 없어서 슬펐어요.”

역시~~ 아직 초등학생 같은 발언이었습니다. 가볍게 책장을 넘기며 슬플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책에서 슬픈 감정의 표현들을 읽어주었습니다.


슬플 때는 그냥 엉엉 소리 내어 울고 싶어 져요.
배가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뭔가 돌덩이를 얹은 듯 한 느낌이 들어요.
슬픈 생각이 들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요... 등등...
 

슬플 때의 기분이 사람마다 다른 것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슬플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설명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가볍게 책을 읽어가고 있는데 책에서 ‘무엇보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 곁을 떠나는 일이에요. 살아있는 모든 건 언젠가는 죽어요. 이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라며 ‘죽음’에 대해 언급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꽃이 피면 지는 것처럼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서 살다가 사라지고 다시 또 태어난다는 것으로 죽음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책은 주인공 여자아이의 증조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슬픔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는지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책에 나온 의식에 대한 내용

책은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후의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만의 의식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잘 간직하고 그 사람을 기억하는 방법 ‘의식’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쭈니는 역시 책의 내용이 너무 슬프다며 눈물을 보였고, 저 역시 예상치도 못한 죽음에 대한 내용에 살짝 당황했습니다. 쭈니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쭈니는 왜 이 책을 골랐어?”

“음.. 슬픔에 대해 어떤 건지 궁금해서요...”

“그래, 슬픔은 누구나 살면서 경험하는 감정인데, 슬플 땐 자신만의 ‘의식’으로 잘 극복해 내면 되는 거야. 그리고 슬플 때는 언제나 엄마한테 얘기하고.”

“네~~ 엄마. 근데 책 내용이 슬퍼”

“괜찮아. 엄마가 옆에 있잖아. 오늘 많이 늦었네... 어서 자자.”


아이를 꼭 안아주며 자자고 하였습니다.

새벽 기상을 하는 저는 요즘 누우면 바로 잠이 드는지라... 바로 잠이 들었고, 아침에 일어나서 어젯밤에 읽어 주었던 책의 내용이 다시금 저의 의식에 자리 잡았습니다.




요즘 미라클 모닝을 하면서 저의 의식을 깨우는 독서로 저의 스승님이신 구르는 천둥 이성엽 교수님의 <이미 완전한 당신 어웨이크너>를 읽으며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책의 마지막 부분에 어웨이크너의 Self Awareness 확대 훈련 도구들 항목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도구가 바로 ‘죽음을 생각하기’였습니다.    

  

매 순간 죽음을 준비하는 것. 시간을 귀하게 사용하게 되며, 소중한 것부터 생각하게 되며, 심지어 사용하는 물건도 줄이게 된다. 압축적이며 의미 있게 살게 되는 원동력이다. 인간에게 최고의 스승은 죽임이다. 당장, 매 순간 죽음을 준비하라. 죽음은 ‘수행’을 위한 최고의 동기다.
* 자신의 묘비명 쓰기, 유언장 쓰기
* 미니멀 라이프를 위한 물건 버리기      

이러한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죽음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묘비명 쓰기와 같은 거는 예전에 교육할 때 활동에서 한번 접한 적이 있어 써 본 적은 있지만 저의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언젠가는 저도 죽음을 맞이하겠지만 그 죽음이 가깝다고 생각하고 살지는 않았으니깐요. 그런데 최근 아이가 조금씩 커가면서 책에서 접하는 내용들에서 생명이 탄생하고 죽음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과 관련된 것들을 다루거나 아기가 태어나서 성장하고 노인이 되어 죽음에 이르는 것에 대한 것들을 다루는 책들을 읽어주게 되었습니다.


“엄마, 내가 어른이 되면 엄마는 노인이 되는 거예요?”

“그렇지... 쭈니가 성인이 되면 엄마는 노인이 되는 거지.”

“엄마, 그러면 엄마가 노인이 되고 나중에는 헤어지게 되는 거예요?”

“응. 그렇지 언젠가는 쭈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지는 날이 오지.”

“엄마.... 나는 엄마 없이 살 수 없어요. 저는 어른이 안 될래요.”


쭈니는 슬퍼하며 저를 안고 자기가 어른이 되지 않으면 엄마가 할머니가 되지 않아도 되니깐 자기는 어른이 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가슴 뭉클했습니다.

꼬꼬마 아기였던 쭈니가 언제 이리 컸는지~~~


아이가 빌려온 이 책이 꼭 제가 읽어보라고 빌려온 책인 듯했습니다.

며칠 전 미라클 모닝을 하며 헬렌 켈러의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의 글을 읽다 감사의 눈물이 나와 감정을 추스르는데 꽤 많은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제가 평범하게 누리고 있는 수많은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건지, 감사하며 살지 못한 저를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했고, 감사를 나눌 분들이 주위에 많이 계심에 이 또한 참 감사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 책을 읽고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이 시간이 참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감사한 분들 한분 한분 생각하며 감사노트를 썼습니다. 새로운 하루를 선물 받았으니 그 하루를 정말 소중하게 잘 보내야 되겠지요.   

  

“엄마, 일할 때 책상에 두고 힘드실 때 이거 보고 힘내세요!

엄마, 사랑해요~~


쭈니가 만들어준 카드

"쭈니야 근데  ㅠ_ㅠ 표시는 뭐야? 슬픈거야?"

"엄마가 저를 돌봐줘서 감동받아서 그런거에요...."

아~~~ 감사와 감동을 동시에 저에게 안겨준 아들.......

매일 감사하며 감동받으며 살아야 하는 정말 큰 이유이지 않나 싶습니다.

매일 저에게 깨달음을 선물해 주는 아들에게 참 감사합니다.

저와 쭈니를 위해 언제나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 주는 남편에게 또한 정말 감사합니다.      

저를 너무나 사랑해 주는 이 두 남자를 위해서라도 저는 매일 감사와 감동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마주하는 모든 생명체가 단 사흘밖에 살 수 없다면?

삶의 유한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감사와 감동의 날들로 하루를 채워 나가는 것이 진정 제가 제 삶을 더욱더 잘 살아가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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