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밸류비스 박혜형 Mar 24. 2021

사람은 싫은 말에쓰러지는게아니라 옳은 말에 쓰러진다

“엄마, 철수가 오늘 새치기를 했다요~~ 그래서 야, 새치기하면 안 돼, 너 자리 가서  기다리라고 얘기했다요.” 

아이는 절 닮아 규칙을 지키지 않는 아이를 좀 불편해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제가 학부모가 되면서 학교에서 전환기 교육 안내를 해 주어, 서울시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부모교육을 zoom으로 참석했었습니다. 그날 강사분이 해 주셨던 말 중에 “사람은 싫은 말에 쓰러지는 게 아니라 옳은 말에 쓰러진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 말이 저의 생각을 머무르게 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옳은 말을 좀 많이 하고 살았습니다. 특히 남편에게..... 

저희 부부는 크게 아직 부부싸움을 한 적은 없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저의 남편이 제 얘기를 일단 다 들어주고, 수긍하고 알겠다고 하기 때문에 크게 싸움이 될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의 반응에 저는 항상 불만이 많았습니다. 

“아니, 무슨 말 좀 해 봐... 오빠는 의견이 없는 거야? 나는 이렇게 생각이 든다는 거고... 나는 남편의 생각을 듣고 싶은 건데.. 남편은 알겠다 라고만 하면 우린 대화가 안 되는 거잖아.” 

남편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너 말이 맞으니깐, 옳은 말이니깐... 다 맞는 말인데 내가 뭐라고 할 게 있겠니.” 

저희는 이런 식의 대화 패턴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옳은 말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참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아무리 옳은 말을 할 지라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역지사지하지 않았던 제 모습을 봐 버린 거죠.      

제가 저 자신도 하지 못하는 걸 아이에게 얘기했습니다. 

“쭈니야, 새치기하는 건 옳지 않아. 그런데 친구한테 얘기를 해 줄 땐, 좀 더 말을 부드럽게 하고, 친구가 빨리 나가고 싶은 마음을 이해해 줘서 네가 빨리 나가고 싶은 거 같은데 다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으니깐 새치기하는 건 좋지 않아.라고 얘기해 주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고 얘기해보았습니다. 아이는 새치기는 나쁜 거예요.라고 저에게 말하고 다음엔 부드럽게 얘기해 볼게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어른인 우리는 할 말이 있을 때 해야 되는 게 대화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종종 범합니다. 그런데 상대방의 감정을 받아 줄 여력이 있을 때 대화를 해야지, 내가 상대방의 감정을 받아 줄 여유가 없을 때는 오히려 대화를 중단하는 게 맞다고 합니다. 대화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니깐요. 제가 자꾸 범하는 실수 중에 하나가 상대방의 기분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잘 내뱉고 살았었던 저의 지난날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조직생활에서 종종 사람들은 저의 옳은 말에 “용기 있다”라는 표현을 해 주기도 하고, 저의 어떤 상황에서 옳다고 생각한 신념이 굳건함을 언제나 표현하고 살았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건 저의 주위에 제 말을 들어줄 수 있는 좋은 환경과 여건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던 것이라는 것을 지금이라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의 옳음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님을

그의 옳음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님을   

   

나의 다름이 항상 다른 것이 아님을 

그의 다름이 항상 다른 것도 아님을   

   

나와 너의 옳고 그름이 세상의 모든 것이 아님을          

매거진의 이전글 다름은 different idea에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