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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밸류비스 박혜형 Mar 25. 2021

다섯 글자로된예쁜 말


“엄마, 다섯 글자로 된 예쁜 말이 뭐가 있게요?”

“음... 뭐가 있을까?”     

학교를 갔다 놀이터에서 20~30분 정도 놀고 집으로 오면 항상 간식을 찾는 아이입니다.

아이는 간식을 먹고 저는 점심을 먹으며 식탁에서 오늘 학교 생활이 어떠했는지 물어봅니다. 

아이는 저에게 퀴즈 내는 걸 좋아하지요... 질문도 많이 하고.....

아이의 질문에 답을 못하는 저를 보며... 정말 제대로 아는 게 뭔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오늘의 퀴즈는 대충 사랑합니다. 이런 거 아닐까 대충 짐작은 했지만 아이는 제가 답을 못 맞히는 걸 더 좋아하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워요.
노력할게요.

  

아이가 손가락을 접어가며 다섯 글자로 된 말은 이런 말이라고 저에게 설명해 줍니다. 

배가 너무 고파 점심을 먹던 저는 아이의 다섯 글자로 된 예쁜 말을 들으며 아이가 학교에서 배웠다며 말하는데, 정말 아이가 예뻐 보였습니다.


“엄마, 그리고 오늘 학교에서 우유를 다 마셨어요.”

아이는 사실 흰 우유를 먹는 걸 좀 어려워했습니다. 싫어하는 걸 억지로 먹일 필요가 있을까 싶어 안 먹이기도 했는데 어릴 때 칼슘은 좀 중요한 거 같고 해서 초등학교에 가서는 우유 마시는 걸 노력해 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매일 조금씩 우유 마시는 걸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은 우유를 다 마셨다고 했습니다.      

“와~~ 쭈니.. 대단하다.... 그 어려운걸.... 다 마시려고 노력했어? 노력한 우리 쭈니 정말 대단해” 

최근에 마인드셋 책을 읽고 난 후 저는 꽤 충격을 먹기도 했었고, 제가 가진 고정 마인드셋이 아이에게도 전염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어 요즘은 아이가 성장 마인드셋을 가질 수 있도록 나름 노력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노력하는 것에 대한 칭찬을 하려고 저 자신도 노력하고 있는 거죠. 

과정을 칭찬하고, 아이가 어려운 것, 하기 힘들어하는 것을 시도하고 노력하는 것 그 과정을 칭찬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야... 우리 쭈니는 정말 마시기 어려운 우유도 다 마시려고 노력하고, 나와 생각이 다른 친구랑도 잘 지내려고 노력하고, 어려운 수학 문제도 풀려고 노력하고, 정말 멋지다.” 




지난번 수학 문제집 사건 이후 저는 아이가 성장 마인드셋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는 제가 아이에게 어떤 부분을 칭찬해주고 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좀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 고민에 앞서 제가 해야 되는 가장 첫 번째는 바로 제 삶의 여정에 제가 노력하고 있는 과정들에 대하여 칭찬하는 것부터였습니다. 비록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그동안의 제가 한 과정 전체를 쓸모없다고 생각하지 말자는 것.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 자체를 보아야지 그 문제의 본질을 흐트러트리는 배경, 사람을 보지 말자는 것이었죠.

좀 더 제 삶의 본질을 보려고 했습니다.  

제가 진정 제 삶을 잘 가꾸고 만들려고 노력했었나?

만약 정말 제 인생을 잘 가꾸고 만들려고 노력했었다면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해서 너무 실망하지 말고 그 과정을 칭찬해 주자. 그러나,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했는가? 



아직 이 질문에 저는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삶을 살았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는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그 노력한 시간과 정성의 산물이 나의 가치를 매겨 줄 것이다. 

그러나 그 가치는 타인에 의해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 스스로에게 제대로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나를 아끼고 가꾸고 할 때 진정한 가치는 뿜어져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점 쉬운 것만 하려고 하는 세상입니다. 

아직 어린아이도 힘든 것보다는 편하고 쉬운 것을 더 좋아하지요. 그게 인간의 본성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가치는 쉬운 것만을 해서는 절대 얻을 수 없다는 것. 노력하지 않은 삶에서 진정한 가치를 느끼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아이가 어려운 걸 노력해 가며 해내는 것에서 느끼는 그 성취감들이 하나 둘 쌓여 아이의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니깐요. 이는 곧 저에게 해당되기도 하지요. 

저도 편한 것만을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효율적인 것을 좋아하다 보니 항상 좀 더 쉽게, 좀 더 편하게 할 수 없을까? 이런 생각만 하다 아예 하지도 않은 놓쳐버린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효율성을 생각하기 전에 본질적으로 시간이 드는 것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노력보다는 재능을 더 우위로 본 저의 고정 마인드셋을 성장 마인드셋으로 옮기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 아이와 함께 노력하는 우리 모자를 칭찬합니다. 


제 글을 읽어 주시는 여러분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은 참 아름답네요. 

부디 제 글이 여러분에게 공감이 되는 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오늘도 아이를 통해 또 하나 배운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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