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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의 시대, 독과점이 사라졌다.

다양성이 존중받는 스트리밍 시대 다음은 멀티잡족 시대?

by 아보카도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물론 <하우스 오브 카드>는 떠들썩했지만 넷플릭스 인기가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지하철 내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가 넷플릭스를 보며 낄낄대고 있는 모습이 낯설었다. 세대를 구분하자는 건 아니지만 우리 세대야 엔스크린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지만 클립 영상을 보고 낄낄거리는 것이 아니라 유명한 미드를 보고 계셔서 딴 세상에 떨어진 듯한 느낌 마저 들었다. 스트리밍이라는 단어 자체도 요즘은 너무나도 당연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음원도 스트리밍해서 듣고 있고 영상도 스트리밍하는 시대. 그야말로 스트리밍 시대인 셈이다.





스트리밍이 일상화된 요즘, 매주 두편씩 나오는 드라마는 그다지 흥미로운 볼거리가 아니다. 넷플릭스에서는 자신있게 완판을 내놓고 스트리밍해서 보려면 봐 하는 배짱을 부리고 있는데 매주 쏟아지는 드라마는 개연성에 구멍이 있고 매주 부랴부랴 만들어서 갓 내 놓느라 어설픈 대목까지 가끔은 보여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완제품에 점점 밀리고 있다는 것은 낮은 시청률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때 모든 콘텐츠를 쥐락펴락 하던 방송사 3사 중 캐백수와 마봉춘이 어마무시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기사가 났다. 불과 5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유튜버 전성시대까지는 아니었기에 어느 정도 예측은 했었지만 이렇게 급속도로 침몰하게 될 줄은 몰랐다.






누군가가 지게 되면 누군가는 이기고 득을 보게 된다. 그런데 그 득을 보게 되는 쪽은 이전 독과점 시대처럼 거대한 한쪽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개개인이 되어버렸다. 대형사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지만 직업이 없었던 이들이 취미로 하던 일이 잘 되게 되어 직업이라는 것을 갖게 되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히키코모리혹은 덕후에서 벗어나 스타가 된 것이다. 이는 비단 유튜버 전성시대만을 의미하는 게 니다. 출판계 역시 대형 출판사의 독과점에서 1인 출판자들이 늘어나면서 1인 출판시대가 열렸다. 신춘문예에 등단해야 소설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기고를 할 수 있었던 시대가 불과 몇 년 전이었는데 웹소설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등단한 소설가의 소설보다 더 많은 독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심지어 드라마화에 이르렀다.






기득권 입장에서는 혼란스럽겠지만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나 흐름으로 보아서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둑과점이 없어지고 개개인의 개성이 존중받고 개개인이 각자도생할 수 있고 어떤 정식적인 절차, 관문을 통과하지 않고도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필터링이나 검열을 하는 집단이 없기 때문에 정제되지 않은 말들이 콘텐츠에 담기기도 하는 등의 부작용이나 폐단은 있으나 이는 구독자가 판별하고 언팔 혹은 구독취소를 하면서 콘텐츠의 질에 대해 토로 혹은 지적하는 방향으로 불호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리에이터는 어떤 직업의 전유물이 아닌 세상이 되어버렸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게 되었고 개개인의 기발함이 곳곳에서 쏟아져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다양성이 흘러넘치는 시대가 된 셈이다. 누군가는 지금의 이 시대를 밥줄이 위태로워서 불안해할 것이고 누군가는 예상치 못한 호응과 기회에 들떠 있을 것이다. 양면성이 존재하는 지금, 다양성이 존중받고 누구나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스트리밍 시대 다음은 무엇일까. 그 다음은 멀티잡족 시대가 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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