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본다

2026년 2월 11일

by 철이

어제에 이어 책을 읽다

이런 문장을 만났다.


불행의 깊이가 절박함을 증명하진 않는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잠깐 멈칫했다.


어릴 적 공부에는

재능도 취미도 없는 나는

일을 시작한 뒤

휴일 없는 일상과 밤샘을 버티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내니

통장에 잔고가 조금씩 쌓였다.


친구들이 해외여행을 갈 때도

나에게는 사치처럼 느껴졌다.

출장으로 비행기를 타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래도 전세금 1억짜리 원룸에 들어갔을 때는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소박한 행복을 느끼며 살았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집이나 자동차에는 과감하게 돈을 쓰면서도

정작 나를 위해서는 쉽게 쓰지 못한다.


나는
오늘을 미루며
내일을 준비하며 살고 있다.


걱정하며 사는 것이
내 절박함의 증거는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도
오늘도 나는

내일을 걱정하며
한숨을 쉰다.


태수 작가는 글의 끝을
이렇게 맺었다.


실패를 해도
웃으며 넘긴다.
나는 오늘은 실패했지만
내일은 웃으며 다시 시작할 것이다.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편하게 웃어봤을까.


어느덧
2월도 절반이 지나간다.


오늘 저녁
가족들이 집에 돌아오면
밝은 얼굴로 맞이해 봐야겠다.


어느새
웃지 않는 얼굴로 굳어버린
마흔 중반의 나지만


낯설고 서툴러도
다시 한번
웃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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