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5일
우리 집은 3층짜리
단독주택이다.
집 앞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벙커 주차장.
대문을 열고
몇 계단을 오르면
마당과 썬룸이 있다.
1층에는
거실과 다이닝
그리고 아들 방이 있다.
2층에는
부부 침실과 딸 방이 있다.
3층에는
작은 영화관과 묘가 보이는 테라스
그리고
매일 지지고 볶는
나의 작업실이 있다.
5년 전
이사 와서 가장 신경 쓴 건
와이파이였다.
1층부터 3층까지
어느 한 곳도 와이파이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당시 가장 좋은 공유기들로 설치했고
지금까지도 아쉽지 않게 쓰고 있다.
하지만
오늘 아침
온 집에 있는 공유기의 설정을
처음부터 다시 만졌다.
좋은 공유기를 쓰면서도
기능을 제대로 몰라
불편하게 사용하고 있던 것이다.
chatGPT에게 도움을 받았다.
막히는 부분을 사진으로 보내면
제법 전문가처럼 설명을 해주었다.
하지만 가끔은
앞선 이야기와 반대로 말하기도 하고
없는 부분을 알려주기도 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혼자였다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집에는
공유기가 세 대나 있다는 것이다.
설정을 바꿀 때마다
1층.
2층.
3층을
수 없이 오르락내리락했다.
기술자보다는
노동자 같았다.
실없는 웃음을 지으며
반나절을 낑낑댔다.
오늘 나는
기술자였나.
노동자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