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3일
우리 집 옆 마당에는
자그마한 텃밭이 있다.
이사 오자마자
흙을 묻히며
살아보고 싶어
삽을 들고
흙을 뒤집었다.
3월이면
흙을 고르고
비료를 뿌려
땅을 기름지게 하고
4월이면
상추며 치커리며
쌈채소들을 심고
5월이면
방울토마토랑
고추를 심었다.
밥을 차리다
고추가 필요하면
문을 열고 나가
하나 따오고
아이들은
방울토마토를 따먹었다.
작지만
수확의 기쁨이 있던 곳이었다.
그런데
마음은 예전 같지 않았고
몸은 자꾸 무거워졌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
봄바람이
내 마음을 일으켰을까.
잔뜩 쌓인 낙엽을 태우고
마른 흙을 뒤집고
비료를 섞고
물을 뿌렸다.
그렇게
준비가 끝났다.
이제는
가지런히
심을 일만 남았다.
여린 모종이
기운을 머금고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
메마른 마음도
다시 힘을 낼까.
그렇게
기대를 걸어보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