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사건은 늘 다음 사건을 불러온다.
그리고 그 연쇄가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갈등의 고조와 해소다.
인물의 욕망과 세계관은 사건을 통해 시험대 위에 오른다.
하지만 한 번의 시험으로 모든 것이 드러나지 않는다.
작은 균열이 먼저 생기고,
그 균열이 다시금 흔들리고,
마침내 부서져 내린다.
이것이 사건 배열의 리듬이다.
사건이 직선적으로 나열되면 독자는 금세 흐름을 예측한다.
그러나 점차 강도를 높이고, 간격을 좁히며, 방향을 비틀 때
이야기는 독자를 긴장 속에 붙잡는다.
갈등은 대개 다음과 같은 곡선을 그린다.
발단 — 인물이 처음으로 흔들리는 순간
(작은 사건이 세계관을 두드린다)
전개 — 반복되는 시험과 충돌
(사건이 점점 크고 깊어지며, 선택을 요구한다)
위기 —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정점
(인물의 가장 중요한 욕망과 믿음이 정면으로 부딪힌다)
절정 — 모든 것을 걸고 내린 결정
(사건은 더 이상 축적되지 않고 폭발한다)
해소 — 그 결정 이후의 결과와 흔적
(사건의 불씨가 남긴 상처와 배움)
이 흐름은 단순한 도식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리듬이기도 하다.
사건을 배열할 때 중요한 것은 강도와 간격이다.
모든 사건이 똑같은 크기와 깊이를 가진다면 독자는 지치고 만다.
작은 사건으로 호흡을 열고,
중간 사건으로 압력을 쌓고,
큰 사건으로 폭발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잠시 숨을 고르게 하는 작은 장면,
즉 사건과 사건 사이의 간극이 필요하다.
이 간극이 있어야 절정의 사건이 더 크게 울린다.
사건의 해소는 단순히 문제가 해결되는 순간이 아니다.
해소란 사건을 겪은 인물이 이전과 달라지는 순간이다.
그 변화가 성숙일 수도 있고, 파멸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인물의 내면은 사건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그것이 바로 서사가 끝까지 남기는 흔적이다.
사건은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
사건은 다른 사건을 끌어당기고, 밀어내며,
하나의 리듬과 곡선을 만든다.
그 리듬 위에서 갈등은 점점 고조되고,
마침내 해소로 이어진다.
다음 장에서는
이 사건 배열이 실제로 어떻게 설계될 수 있는지,
작품 속에서 어떤 기술로 조율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