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에는 반드시 배경과 발단이 구분되어야 한다.
배경은 인물의 삶의 조건이다. 인물이 가진 성격, 가족관계, 성장과정, 직업, 세계관, 그리고 그가 살아가는 공간적·사회적 환경. 이것들은 모두 “기승전결”에서 기(起) 에 해당한다. 즉,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의 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배경만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독자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는 데서 흥미를 느끼지만, 그것만으로는 서사가 전개되지 않는다. 이야기를 움직이는 힘은 언제나 발단이다. 발단은 균형을 깨뜨리는 최초의 사건이며, 그 순간부터 독자는 이야기에 끌려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작가가 인물을 설계할 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배경을 촘촘히 짜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 위에 어떤 발단이 떨어질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발단은 배경을 흔들고, 인물의 욕망과 갈등을 시험대에 올려놓는다. 발단이 없다면 이야기는 영원히 ‘기’의 상태에 머물 뿐이다.
앞서 정리한 세븐포인트 구조는 결국 다음의 문장으로 요약된다.
“어떤 인물이, 어떤 사건을 겪고, 어떤 인물이 되는가.”
이 문장은 서사의 본질을 가장 간단하게 드러낸다.
인물은 출발점에서 어떤 상태였는가,
사건을 통해 어떤 변화를 겪었는가,
그 결과 어떤 다른 인물로 도달했는가.
세븐포인트 구조는 사건의 배열이 아니라, 인물의 변화를 독자에게 보여주는 장치다. 따라서 작가가 이 구조를 활용할 때 반드시 중심에 놓아야 하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을 통해 인물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라는 점이다.
이제 우리는 하나의 구조(세븐포인트)를 통해 이야기가 움직이는 방식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이야기가 존재하며, 그 안에는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 그것이 바로 **『서사패턴 959』**가 밝히고자 하는 바이다.
세븐포인트가 하나의 인물이 변화를 겪는 방식을 구조적으로 보여준다면, 서사패턴 959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공유하는 보편적 흐름과 변주를 보여준다. 두 이론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 다음 장에서는 『서사패턴 959』 이해하기를 다룰 것이다. 이야기를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또 하나의 틀을 통해, 작가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는지 살펴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