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동료를 찾는 일.
요즘 다시 팀원을 찾고 있다.
사람을 뽑는다는 건 여전히 어렵다.
겉으로 드러난 이력이나 포트폴리오는 눈에 보인다.
하지만 함께 일할 사람인지, 오래 같이 갈 사람인지,
시간이 지나 리더가 되었을 때 좋은 리더가 될 사람인지는
단 몇 마디 대화로는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누구나 연차가 쌓이면 조금씩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된다.
대표 또한 리더의 가장 바깥 자리에 있는 존재일 뿐이다.
그런데 요즘 면접을 보면서 자주 느끼는 건,
리더가 되기를 겁내는 친구들이 많다는 점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그 말도 맞다.
하지만 자리가 주어졌을 때 더 빛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을 때에도 이미 어느 정도의 아우라를 품고 있더라.
그건 실력이나 이력과는 조금 다른 결의 것이다.
어떤 역할이든 책임을 다하려는 마음,
함께하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태도,
작은 일에도 성실히 몰입하는 자세 같은 것들.
얼마 전,
개인 면담에서 자신의 진로 고민을 털어놓은 팀원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지금은 어디에 있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곳이 어디인지 만큼이나 그 안에서
내가 어떻게 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더라구.“
조금은 훈계처럼 들릴까 망설여졌지만
그가 일을 잘하는 친구이고 욕심이 많기 때문에 그래서 더,
어떤 자리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결국
기회를 만드는 거라고, 그 말을 전하고 싶었다.
그 말을 꺼내게 된 건,
최근 다녀온 브랜드 행사에서 마주친 우연한 만남 덕이었다.
8년 전, 아주 잠깐 함께 일했던 분이었는데
우연한 재회 속에서도 서로를 좋게 기억하고 있더라.
“그때도 참 멋지셨어요. 지금은 더 멋지시고요.”
낯간지러운 말이었지만 참 고마운 말이었다.
그때 나는 지인을 통해 들어간 작은 회사에서
그 분야의 경력은 가장 짧았지만 리더 역할을 맡았었다.
아는 것 모르는 것 다 긁어모아가며
밤새 제안서를 쓰던 날들은 부지기수였고
현장이면 현장, 미팅, 사무실 할 것 없이 누비고 다녔다.
모르는 게 많으니 누가 가르쳐줬으면 하기 보단
내 발로 다니며 다 배우리란 무식할 정도의 대담함이 있었다.
그러다 일이 한가한 때이면
누구도 시키진 않았지만, 동종 업계의 회사들을 조사하고
부동산을 찾아다니며 수주 전략을 고민하기도 했다.
당시 막 시작한 회사에 들어간 거였기에
내가 직접 그 회사를 알리고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사의 향방이 곧 나의 커리어가 된다는 간절함도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것들이 참 과했는지도 모르지만,
그 시간만큼은 내게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나 스스로 자라느라 발버둥치던 시간이기도 했다.
미운 오리 새끼의 어린 시절처럼 기억되는 그 때는
이제 나의 일부가 되었고
누군가에겐 멋진 모습으로 기억되는 순간으로 남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나 역시 대표가 되고 나서야,
그때의 대표님이 내 자리를 지켜주시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계셨을지를 생각하게 되곤 한다.
그 자리에서 열성적으로 일하는 내가 어떻게 보였을지,
서툴고 어설펐지만 그래서 더 열정을 쏟을 수 있었던
그 시절의 내가 대표님에게는 어떤 의미였을까 하고.
그래서 요즘 나는
멋진 이력보다, 완성된 실력보다
‘좋은 동료가 될 수 있는 사람’을 찾게 된다.
지금은 아직 서툴고 어설플지라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책임지려는 마음과,
자기 자리와 주변을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은
언젠가 어떤 자리에서도 자연스럽게 빛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그런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