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음악 경험

슈퍼그룹 5인방

인물

by 초록 라디오

네 팀

지난 1988년경 락계에 슈퍼그룹 네 팀이 출현합니다.

이들은 비슷한 해 결성을 했고 쟁쟁한 멤버가 모였다는 점 그리고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시작부터 경쟁 구도를 이루었다고 해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한 팀은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 출신의 기타 제이크 이 리(Jake E. Lee), 블랙 새버스(Black Sabbath)의 보컬 레이 길런(Ray Gillen), 드럼 에릭 싱어(Eric Singer)가 이끌던 배드랜즈(Badlands)이었습니다.

다른 한 팀은 레이서 엑스(Racer X)의 기타 폴 길버트(Paul Gilbert), 데이비드 리 로스(David Lee Roth)의 베이스 빌리 시헌(Billy Sheehan) 임펠리테리(Impellitteri)의 드러머 패트 토피(Pat Torpey)가 모인 미스터 빅(Mr. Big)입니다.

세 번째 블루 머더(Blue Murder)는 멤버가 더 화려했습니다. 신 리지(Thin Lizzy), 화이트스테이크(Whitesnake)의 기타 존 사이크스(John Sykes), 킹 코브라(King Kobra) 출신의 드럼 카마인 어피스(Carmine Appice), 펌(The Firm)의 베이스 토니 프랭클린(Tony Franklin)으로 구성되었고 최강의 슈퍼 헤비 트리오라고 불렀습니다.

마지막 배드 잉글리시(Bad English)의 멤버는 저니(Journey)의 기타 닐 숀(Neal Schon)을 비롯해 역시 저니의 키보드 조나단 케인(Jonathan Cain), 토니 매칼파인(Tony MacAlpine)의 드러머 딘 카스트로노보(Deen Castronovo)로 이루어졌습니다.


당대 주목받는 뮤지션들이 네 그룹으로 나눠 모인 겁니다.

멤버 구성만큼이나 이들이 추구하는 음악도 성격이 갈렸습니다.

배드랜즈는 블루스 기반의 하드락

미스터 빅은 멜로디를 강조한 하드락

블루 머더는 헤비 하드락

배드 잉글리시는 AOR(Album Oriented Rock)

배드랜즈와 블루 머더는 애호가 지향적인 밴드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미스터 빅과 배드 잉글리시는 대중 지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앨범 판매량과 인지도에 있어 미스터 빅과 배드 잉글리시가 두 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를 차지했습니다.


배드랜즈

1집 [Badlands]로 호평을 받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하는 듯했으나 멤버 탈퇴, 불화가 겹치며 2집 [Voodoo Highway]로 삐걱거리다 1993년 해체됩니다.
농도 짙은 블루스 하드락과 완성도 높은 음악을 바라던 팬들의 욕구가 결합하며 짧았지만 많은 인기를 얻었던 그룹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배드랜즈는 못 다 핀 꽃 한 송이이었습니다.


미스터 빅

1집 [Mr. Big]을 시작으로 4집 [Hey Man]까지 승승장구하며 여러 히트곡을 남겼습니다.
‘To Be With You’, ‘Just Take My Heart’, ‘Green-Tinted Sixties Mind’, ‘Wild World’는 이 시절 미스 빅을 대표하는 노래이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높았는데, 2009년 재결성 첫 번째 공연을 일본에서 개최했다는 사실로도 미스터 빅과 일본의 사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2017년 9집 [Defying Gravity]를 발표했습니다. 미스터 빅은 억새풀처럼 생명력이 강한 그룹입니다.


블루 머더

시작이 떠들썩했습니다.
블루 머더에 항상 ‘최강’이라는 낱말이 붙어 다녔습니다.
기대는 1집 [Blue Murder]로 입증되었습니다.
이러한 기운은 2집 [Nothin′ But Trouble]에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1집 멤버로 존 사이크스 단 한 명 남았다는 점이 당시 상황을 대변합니다.
3인이 낼 수 있는 최강의 하드락 사운드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몇 년 버티지 못하고 사그라지고 말았습니다.
용두사미, 아쉽습니다.


배드 잉글리시

배드 잉글리시 역시 시작은 좋았습니다.
‘When I See You Smile’와 ‘Price Of Love’가 히트하며 백만 장이 넘는 앨범을 팔아치웠습니다.
아쉽게도 이들의 운명은 여기까지였습니다.
소리 소문 없이 나왔다 사라진 2집 [Backlash]를 마지막으로 해산하게 됩니다.
반짝하고 너무 빨리 사라져 기억마저 희미한 그룹 배드 잉글리시입니다.
삑사리(Bad English)도 처음일 때 받아들이는 거지, 되풀이하면 실력인 겁니다.


그리고 한 팀

이들과 비슷한 시기에 나온 슈퍼그룹 한 팀이 더 있습니다.

1989년 스틱스(Styx)의 토미 쇼(Tommy Shaw), 나이트 레인저(Night Ranger)의 잭 블레이즈(Jack Blades)에 테드 뉴젠트(Ted Nugent), 마이클 커텔론(Michael Cartellone)이 뭉친 하드락 밴드 댐 양키스(Damn Yankees)입니다.

슈퍼그룹 명칭이 붙으면 으레 주목을 끌기 마련입니다.

스틱스, 나이트 레인저, 거기에 기타리스트 테드 뉴젠트의 조합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메이저 레이블이 손을 내밀었고, 미디어가 뒤를 받치는 수순이 이어졌습니다.

1990년 1집 [Damn Yankees]의 성공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이었습니다.

‘High Enough’, ‘Come Again’ 그리고 ‘Coming Of Age’가 연달아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내리막이 바로 찾아왔습니다.

1992년 2집 [Don′t Tread]가 부진에 빠지자 댐 양키스는 급격하게 흔들립니다.

화려하게 등장했던 슈퍼그룹이 2년 만에 존폐를 걱정할 처지가 되고 맙니다.

이후 관심에서 멀어졌고 멤버들은 각자 본인 자리로 되돌아갑니다.

댐 양키스는 슈퍼그룹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등장→관심→성공→부진/불화→냉대→해산


슈퍼그룹이라고 해도 지속적으로 대중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게 이 바닥의 생리입니다.




(참고자료)

Heavy Harmonies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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