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음악 경험

반칙왕

이야기

by 초록 라디오

영화 [반칙왕], 은행원이 레슬링 선수로 변신해 펼치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평상시 주눅 들어 살던 주인공이 레슬링이라는 신세계를 만나며 소동이 시작됩니다.


머뭇거리는 주인공에 똥침을 날립니다.

웅따웅따, 웅따웅따.

8비트 리듬이 따갑게 달라붙습니다.


스파이 영화에나 어울릴 법한 ‘추적’이 생뚱맞게 길을 열면 엉망진창 포복절도 ‘어제일’이 뒤따라 일격을 가합니다.

‘언덕 위에 할머니가 정색을 하고
기억이 안 난다고 말씀하시네
여기서 대체 뭐들 하냐며
여기서 당장 꺼지라 하네
언덕 위에 할머니는 아침에 분명
오후에 와달라고 하소연 했네
그래서 우린 오후에 갔네
그러나 우린 쫓겨났다네
기억 안 나신다네’
(출처: ‘어제일’)


어어부프로젝트의 장영규가 [반칙왕]의 영화음악을 담당했습니다.

영화가 개봉될 무렵 어어부프로젝트는 각종 음악행사에 단골손님이었던 잘 나가는 밴드이었습니다.

유쾌하고 상쾌하고 통쾌한 ‘사각의 진혼곡’이 심장 박동 수를 높입니다.

‘스파링 파트너를
복면 반칙 레슬러로 보내면
세상은 운다
오버액션 구경꾼
오버액션 레슬러
울트라 썬더파워붐
그의 이름은 레슬링 스타
사각의 진혼곡’
(출처: 사각의 진혼곡)


손강호와 김수로가 링에서 한 판 붙습니다.

반칙왕 손강호가 김수로를 쓰러뜨립니다.

이번에는 김수로가 손강호에게 일격을 가합니다.

서로 치고받는 공방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저력의 레슬러 김수로에게 역부족이었습니다.

반칙왕은 패배의 쓴 잔을 마십니다.

우당탕탕 정신없는 음악만큼 영화도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삶의 전쟁터인 직장
상사의 헤드락
또 다른 전쟁터가 된 링
선배의 헤드락
일상의 반복과 탈출
헤드락
반칙왕
다시 제자리


[반칙왕] 영화음악이 주인공을 몰아붙입니다.

결정했으면 행동하라고 재촉합니다.

뒤꽁무니 바싹 붙어 심기를 건드리고 감정을 자극합니다.

음악이 빨라지고 속박이 심해집니다.

음악이 주인공인지, 주인공이 음악인지, 음악이 영화인지, 영화가 음악인지 경계가 사라지고 맙니다.


링 위에 서있습니다.

등에서 땀이 흐릅니다.

줄줄 흐릅니다.

진작 다리가 풀려있습니다.

오금이 저립니다.

대기실에 만난 김수로, 그의 승부조작 제의를 거절한 바 있습니다.

이제 손강호의 목표는 승리뿐입니다.

손강호가 복면 레슬러로 변장합니다.

직장에서 3류, 상사의 놀잇감, 동료들의 따돌림. 복면 레슬러는 감히 승리를 꿈꿉니다.

일장춘몽, 손강호는 레슬러로서 첫 패배를 경험합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반칙왕.

영화 [반칙왕]이 막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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