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지몽(胡蝶之夢)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덧없는 인생, 왜 그리 집착을 하는지
너, 나비야?
나, 나, 내가 나비야.
내가 나비라고.
왜? 나비 하고 싶어.
왜, 왜, 왜?
내가 나비야.
나비의 변태 과정을 지켜보고자 합니다.
성충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변태가 필요합니다.
애벌레로 몇 년을 지내야 나비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애벌레와 나비 사이에 변태가 필수조건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변태는 한자로 變態, 영어로 Metamorphosis입니다.
제목에 ‘Metamorphosis’가 들어가는 노래로 미국 데스메탈(Death Metal) 밴드 카니발 콥스(Cannibal Corpse)의 ‘Sickening Metamorphosis’, 영국 신스팝(Synth Pop) 밴드 펫 숍 보이스(Pet Shop Boys)의 ‘Metamorphosis’, 브라질 헤비메탈 그룹 세풀투라(Seputura)의 ‘Metamorphosis’가 있습니다.
가사를 살펴보면서 막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Metamorphosis’에 변태를 집어넣을 때 부자연스럽고 의미 전달이 잘 안 되었습니다.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실마리가 잡힌 건 미국 작곡자 필립 글래스(Philip Glass)의 ‘Metamorphosis’를 만나고 난 다음이었습니다.
이 곡을 변태라고 읽으면 흐름이 막히는 건 별반 다름없습니다.
곡의 유래에 단서가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 작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소설 [변신(Die Verwandlung)]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했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영어권에서 ‘Die Verwandlung’를 ‘Transformation’ 또는 ‘Metamorphosis’로 해석했고, 우리나라에서는 ‘변신’으로 제목을 썼습니다.
‘변신’이 실마리이었습니다.
쓰임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변태(變態) 대신 우회적으로 변신(變身)으로 풀었을 때 해결되는 문제이었던 것입니다.
카니발 콥스의 ‘Metamorphosis’, 펫 숍 보이스의 ‘Metamorphosis’, 세풀투라의 ‘Metamorphosis’, 변태 말고 변신으로 해석해 풀면 내용이 자연스러워집니다.
‘Metamorphosis’를 변태로 봐야 한다는 선입견 때문에 먼 길을 걸었습니다.
‘Metamorphosis’를 제목으로 삼는 노래 덕에 변태와 변신 둘 다 가능하며, 변태 아닌 변신으로 해석했을 때 의미가 매끄러워지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로써 필립 글래스의 ‘Metamorphosis’가 새로운 이름을 얻습니다.
소개하겠습니다.
필립 글래스의 ‘변신’입니다.
카프가의 소설 [변신]을 바탕으로 만든 노래라고 합니다.
필립 글래스에 대해 짧게 덧붙입니다.
그는 20세기 후반 대표 음악가 중 하나로 꼽힙니다.
미니멀리즘(Minimalism)에 관심에 가졌으며 오페라, 교향곡, 영화음악 등 많은 작품을 썼습니다.
영화 트루먼 쇼(The Truman Show)의 영화음악이 그의 손을 거쳤고, 영화 일루셔니스트(The Illusionist)와 판타스틱 4(Fantastic Four)를 담당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하나 적겠습니다.
카프카의 [변신]은 ‘변신’보다 ‘변태’가 제목으로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변신’을 제목으로 읽었을 때 왜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지 와 닿지 않았는데, ‘변태’를 집어넣으면 변태의 과정을 겪는다는 사실에서 상황이 이해되고 전체 그림이 잡힙니다.
그래서 ‘변태’가 카프가의 생각을 좀 더 반영하는 제목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