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크눌프 6

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by 초록 라디오

1. 주인공 크눌프 (4)


과거 크눌프는 누구나 그렇듯이 잘 노는 꼬마, 인간이었습니다.

지난 시간, 과거는 즐겁고 귀중한 모습을 합니다.

인간의 과거는 무의식적으로 좋은 기억만 남깁니다.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대부분 인간은 과거를 좋았던 때로 기억합니다.

과거는 한창 잘 나갔던 시기를 뜻합니다.

과거 속 나는 멋진 사람이고 대접받는 존재입니다.

크눌프 역시 과거에 잘 나갔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되고 싶은 바를 이루려 했습니다.

크눌프에게 과거는 현실의 출발점입니다.

과거가 현실을 이끌었고, 현실이 과거에 빚을 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어떤 사건이 삶의 방향에 영향을 주었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집시 같은 삶을 살게 되었고 지금 현실로 돌아와 고향에 도착해 과거를 반추하게 됩니다.

돌고 돌아 결국 출발점으로 되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떠돌이 인생이 좋았는지 나빴는지 크눌프만 알고 있습니다.

제삼자가, 누군가가 그의 삶을 복습하고 평가하지 않습니다.


과거를 털고 크눌프는 산속으로 들어가 떠날 채비를 합니다.

신이 나타나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합니다.

내가 너고, 네가 나라고 했습니다.

눈 내린 땅에 드러눕습니다.

눈이 크눌프를 덮습니다.

하지만 깊은 잠에 치울 생각을 잊습니다.

그렇게 현실의 마지막 잠을 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