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2. 소설 [크눌프] (14)
2) 크눌프에 대한 나의 기억 (3)
① 말의 두려움 (1)
말에 대한 두려움에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자기 생각을 밝히기 어려워졌습니다.
누가 반감을 내면 두렵기 그지없습니다.
반응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이 또한 두렵습니다.
먹히지 않는다는 자멸에, 제대로 말하고 있는지 눈치 보며 자신감을 잃습니다.
말은 반응을 먹고 삽니다.
떠드는 데 반응이 없으면 지치기 마련입니다.
소귀에 경 읽기, 눈에 대고 말하기, 이것처럼 힘 빠지는 게 없습니다.
말할 때 끄덕이는 맛이라도 있어야 흥이 납니다.
열심히 충분히 말했다고 생각하는 데 눈만 껌뻑하고, 이렇게 맥없는 경우가 없습니다.
지식인, 발 빠른 사람이라고 자부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가졌다는 생각에 게을렀던 탓일 겁니다.
제까짓 게 얼마나 하겠어?
판단 착오이었습니다.
개똥철학에 자만했던 것도 원인일 수 있습니다.
나와 너, 관계를 잘못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