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2. 소설 [크눌프] (15)
2) 크눌프에 대한 나의 기억 (4)
① 말의 두려움 (2)
이른 봄으로 조숙(早熟)한 듯했지만 많은 면에서 미숙(未熟)했습니다.
그의 강점은 있어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친구, 지인이 보살펴 주었고 남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았던 것입니다.
멀리서 보기에 그는 멋쟁이이었습니다.
그는 이 상황이 영원할 거로 생각했습니다.
언제까지 친구와 지인이 손을 잡아줄 거로 믿었습니다.
어려울 때, 즐거울 때 곁에서 함께 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어리석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들은 인생 대리인이나 화풀이 대상이 필요했을지 모릅니다.
대신 소원 성취해주는 소설 속 주인공으로 크눌프를 대접했던 것일 수 있습니다.
크눌프를 환대하며 보상심리를 받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들에게 크눌프는 현실 속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크눌프는 그들이 만든 가상의 인물일 수 있습니다.
자기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든 인형이 크눌프의 실체일지도 모릅니다.
크눌프의 언행에 조짐이 보이기는 했습니다.
그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았을 때 보통 사람들이 갖는 갈등과 어려움, 혼란, 무지, 돈, 빚, 결혼, 자녀, 교육, 집, 눈치, 걱정이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마치 이 세상사람 같지 않았던 것입니다.
두려움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