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엘가의 ‘Moths And Butterflies’
클래식 중 ‘위풍당당 행진곡’이라고 많이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위풍당당 행진곡 작품번호 39(Pomp And Circumstance Marches, Op. 39)]가 원래 제목으로, 듣고 나면 쉽사리 아! 이거 아는데 할 노래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지금은 저세상 사람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초맨 랜디 새비지(‘Macho Man’ Randy Savage)라는 이름의 프로레슬러가 있었습니다.
링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유독 화려했습니다.
멋진 선글라스에 멋진 망토를 두르고, 오만한 표정으로 링에 올랐던 그는 최고 인기 프로레슬러이었습니다.
저만치 그가 보이면 환호가 일면서 울려 퍼지는 곡이 있었습니다.
바로 ‘위풍당당 행진곡’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위풍당당 행진곡 제1번 D장조 작품번호 39번(Pomp And Circumstance Marches No.1 In D, Op. 39)’입니다.
이 노래는 운동경기나 시상식, 기념식에 많이 등장합니다.
앞서 ‘아! 이거 아는데’ 언급했던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제목이 선뜻 떠오르지 않지만 익숙한 노래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노래의 작곡자는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입니다.
[위풍당당 행진곡]을 [엘가 행진곡]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고국인 영국에서 [위풍당당 행진곡] 또는 [엘가 행진곡]의 인기는 대단해 제2의 국가 대접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국 BBC 방송에서 매년 하는 신년 음악회에 거의 빠지지 않고 연주됩니다.
이 곡이 시작되면 관객들 앉았다 일어났다 율동을 펼칩니다.
그 모습이 장관입니다.
[위풍당당 행진곡] 전곡을 다 듣기는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익숙한 제1번 D장조로 즐거움을 대신하길 바랍니다.
에드워드 엘가의 유명한 작품으로 [위풍당당 행진곡 작품번호 39]와 함께 [젊은이의 지팡이 모음곡 제1번 작품번호 1A와 제2번 작품번호 1B(Wand of Youth Suites No.1, Op, 1A & No.2, Op. 1B)]가 꼽힙니다.
이 작품은 어린 시절 작곡자가 연극에 쓸 요량으로 만들었던 것을, 성인이 되어 발표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젊은이의 지팡이 모음곡]은 둘로 나뉘어 다시 각각 7개와 6개 악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의 제1B번 3악장에 ‘나방과 나비(Moths And Butterflies)’가 실려 있습니다.
2분 10여 초의 짧은 곡입니다.
유튜브에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눈을 감고 들으면 정원에서 나방과 나비들이 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마도 엘가의 의도도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 작품의 작곡 시점이 12살 즈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머리에 그려집니다.
이때 ‘나비’는 호접지몽과 거리가 둡니다.
그 나이 때 아이들이 보는 그 ‘나비’이었을 것입니다.
꽃에 앉은 나비, 꽃 위를 나는 나비, 친구가 되는 나비 모습에 소리를 덧칠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노래 ‘나방과 나비’에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콧노래 즐길 새도 없이 시간은 쏜살같이 흐릅니다.
살랑살랑 하더니 어느새 사뿐사뿐 끝이 나있습니다.
짧게나마 치유가 되는 기분입니다.
[위풍당당 행진곡]은 신나서 좋고, [젊은이의 지팡이 모음곡]은 골라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나방과 나비’는 편해서 좋았습니다.
나비가 여러 즐거움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