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크눌프 40

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by 초록 라디오

2. 소설 [크눌프] (34)


2) 크눌프에 대한 나의 기억 (23)


⑤ 음악과 크눌프에 대한 ‘나’의 회상 (4)


2. 한 (아쟁) 1

두 번째 곡 ‘한’은 국악기 아쟁이 크눌프의 심정을 그립니다.

한(恨)과 아쟁의 음색이 잘 어울립니다.

국악기로서 가장 낮은 음을 낸다고 하는데, 크눌프 한의 무게를 대변하는 듯합니다.

노래 ‘한’의 시작은 처량합니다.

갈까 말까 망설이기를 반복합니다.

크눌프는 한을 어떻게 풀 작정일까?

크눌프의 한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자신감을 잃고 자존감이 무너지고 두려움이 엄습하고 소외감이 들고 눈칫밥으로 연명하던 크눌프에게 한은 켜켜이 쌓인 서류처럼 꺼내기도 힘들고 찾기도 어렵습니다.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이 응어리가 되어 가슴에 들러붙습니다.

만나면 반갑게 맞이하던 이들이 등을 돌립니다.

허투루 뱉은 말에 깔깔 웃더니 이제 본체만체합니다.

‘황천길’을 걷는 크눌프의 머릿속에서 흑과 백이 충돌합니다.

흑 또는 백은 친구, 동무, ‘나’에게 책임을 돌리며 탓하기를 열심입니다.

백 또는 흑의 생각은 다릅니다.

모든 책임은 크눌프의 것이며 남 탓하지 말라고 합니다.

남 탓하는 것도 결국 자기 얼굴에 똥칠하는 거라고 덧붙입니다.

흑이 백에 손가락질하고 백은 흑을 보지 않으려 눈을 가립니다.

흑과 백의 갈등은 다시 ‘나’와 연결됩니다.

‘나’의 질문과 경청에 흑과 백으로 의견이 갈렸습니다.

흑과 백은 각자 자기 좋은 대로 해석했던 것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크눌프를 움직이려 했습니다.

흑과 백의 갈등은 고스란히 크눌프의 짐이 되었습니다.

흑과 백이 싸우면 싸울수록 크눌프의 마음에 상처로 쌓여갔습니다.

응어리가 되고 한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크눌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사꾼들이 설쳐댔고 뚜쟁이들이 날뛰었습니다.


출처: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