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크눌프 45

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by 초록 라디오

2. 소설 [크눌프] (39)


2) 크눌프에 대한 나의 기억 (28)


⑤ 음악과 크눌프에 대한 ‘나’의 회상 (9)


5. 외길 (피리)

다섯 번째 곡 ‘외길’은 황천길의 다른 이름입니다.

국악기 피리가 크눌프 가는 길을 관조합니다.

태평소, 아쟁, 대금, 창에 범벅된 나그네 크눌프의 숨통이 이제야 트입니다.

황천길에 끝이 보입니다.

무거웠던 소리도 어느덧 짐을 덜었습니다.

크눌프의 영웅 여행이 황혼기에 들어선 듯합니다.

‘외길’은 황천길의 다른 이름이며 황천길의 끝 무렵입니다.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그의 행동, 행위, 결심, 결단이 마무리되는 느낌입니다.

노래 ‘외길’은 나그네를 지긋이 쳐다봅니다.

그의 과거를 읽고 어떤 삶을 살고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머리에 그립니다.

주마등처럼 크눌프의 옛일이 스칩니다.

이른 봄에 어떤 일이 있었고

‘나’와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투영합니다. 크눌프의 과거입니다.

피리 소리가 과거에 이어 현재 크눌프를 바라봅니다.

아직 크눌프는 황천길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모습입니다.

외길이라 심심했을 텐데 잘 견뎌냈습니다.

이정표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외길이 드디어 다 한 모양입니다.

크눌프의 길고 힘든 여정이 끝나갑니다.

피리가 크눌프 과거와 현재의 막을 내립니다.

이제부터 그는 현재와 미래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가 열지 않는 한 과거는 봉인되고 접근도 할 수 없습니다.

외길을 거치며 크눌프는 잊힌 사람, 기억에서 사라진 사람으로 변합니다.

이제 과거의 크눌프는 잊힌 존재가 됩니다.

기억에서 사라져 그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영웅의 통과의례가 끝을 보입니다.

영웅으로 재탄생할지, 인간으로 남을지, 폐인(廢人)으로 몰락할지 확인할 도리는 없습니다.

노래 ‘외길’로 나그네 크눌프의 삶은 전환을 맞습니다.

피리가 그의 미래를 암시한다고 하면 섣부른 추측일까?

좀 더 지켜볼 일입니다.


출처: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