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크눌프 47

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by 초록 라디오

2. 소설 [크눌프] (41)


2) 크눌프에 대한 나의 기억 (30)


⑤ 음악과 크눌프에 대한 ‘나’의 회상 (11)


7. 갈등

일곱 번째 ‘갈등’은 크눌프의 마음을 뜻합니다.

여러 타악기가 심정을 대신합니다.

이른 봄 갈등, ‘나’와 만남, 이상과 현실, 두려움, 지식인, 멋쟁이, 관계, 현재, 가지각색 모습이 소리에 담깁니다.

소리는 어머니의 품, 모두 거두어 품습니다.

무엇이 주(主)고 무엇이 객(客)인지 알 수 없습니다.

‘갈등’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습니다.

품 안에 들어오면 모두 제 자식입니다.

아쉬움을 털은 마당에 갈등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노래 ‘갈등’은 ‘용서’의 잘못된 표기입니다.

갈등은 시간 낭비에 불과합니다.

아쉬움 역시 남의 사정이 된 지 꽤 되었습니다.

‘갈등’에서 갈등은 없습니다.

크눌프는 과거를 잊은 지 오래입니다.

‘갈등’은 ‘화합’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아니 ‘화합’보다 ‘고요’가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고요’를 ‘성숙’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웅과 인간은 통과의례로 ‘성숙’을 겪습니다.

‘성숙’으로 영웅이 태어나고 인간이 나옵니다.

인간이 영웅이 되고 영웅이 인간이 되기도 합니다.

인간이 인간으로, 영웅이 다시 영웅이 되는 일도 있습니다.

‘갈등’은 ‘성숙’의 필수요소입니다.

아픔 없이 인간이 될 수 없습니다.

갈등은 심지를 곧게 합니다.

갈등에서 새순이 돋아나는 법입니다.

터져 혼나봐야 내성(耐性)이 생깁니다.

갈등이 있어야 인간 무서운 줄 알 수 있습니다.

갈등으로 인간은 한 단계 성숙하게 됩니다.

갈등 속에서 주와 객의 구분은 의미가 없습니다.

혼재는 어수선해야 제 맛을 냅니다.

타악기의 혼재, 소리의 반복, 갈등은 언젠가 질서를 갖기 마련입니다.

부연 먼지도 시간이 흐르면 가라앉게 되어 있습니다.

노래 ‘갈등’이 끝을 맺습니다.

크눌프가 발걸음을 드디어 멈춥니다.

삼베 버선발이 거지발싸개만도 못한 걸레가 되어 버렸습니다.


출처: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