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3. 끝 (10)
날씨가 좋지 않습니다.
이 차고 눈도 내립니다.
눈은 계속 쌓여갑니다.
어느덧 신이 시야에서 멀어집니다.
잊었던 이들이 눈앞에 떠오릅니다.
어머니, 연인, 그 누이 그리고. 크눌프는 이제 완전히 혼자가 됩니다.
과거, 현재, 미래 이제 크눌프의 것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제대로 된 빈털터리입니다.
미련이, 두려움이 문제 되지 않습니다.
깨달음도 부질없는 것으로 바뀝니다.
영웅은 빛을 잃었고 인간은 기력을 다했습니다.
뒤늦은 참회가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그것 또한 미련으로 남습니다.
안 하니만 못한 일입니다.
인생사 새옹지마(人生事 塞翁之馬), 이제 와 보니 부질없었습니다.
마지막을 신과 함께 해 그나마 다행입니다.
마음이 놓입니다.
소매에 쌓이는 눈이 거추장스럽습니다.
털어내려 하지만 그것도 부질없습니다.
그렇게 마지막을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