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3. 끝 (9)
숨겼던 자기 과거를 털어놓고 크눌프는 산에 오릅니다.
소설 [크눌프]가 막바지에 이릅니다.
크눌프는 산에서 신을 만납니다.
크눌프가 신을 믿었던 건지 그러면 어떤 신을 섬긴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신을 만났다는 사실입니다.
크눌프는 기력을 다 소진한 상태입니다.
크눌프에게 남은 것은 없습니다.
과거, 현재, 관계, 친구, 동무, 지식, 말, 두려움, 모두 버리고 산에 올랐습니다.
산은 가진 것 없는 그를 품었습니다.
찬바람 맞으며 노숙하는 그에게 산은 바라는 게 없습니다.
도리어 신을 알현할 수 있는 영광을 부여했습니다.
크눌프 앞에 신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탄하라고, 털어놓을 게 있으면 털어놓으라고 말합니다.
술술 털어놓습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습니다.
신은 다 안다는 표정으로 크눌프를 바라봅니다.
신은 전지전능한 모습이었습니다.
크눌프를 바라보는 모습 또한 편안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느낌입니다.
신을 대하는 크눌프의 자세가 공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