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3. 끝 (27)
⑤ 향수- 1
크눌프의 여정에 사연이 뒤따릅니다.
어린 시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았더라면 이해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못해도 수긍은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크눌프 말고 왜 그가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이유를 알고자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들의 관심은 크눌프의 행실이었습니다.
속사정까지 알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대중에게 속사정은 관심거리가 아닙니다.
당장 어떤 말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이는 것에 눈이 갑니다.
기다리지 않습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관심도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군중을 몰고 다니던 크눌프 역시 주춤하자 한풀 꺾이는 게 금방입니다.
그의 사연이 공개되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과거를 가정해서 추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길 바라는 마음에서 억지로 짜 맞출 수 있을 뿐입니다.
짜 맞춘다고 해도 관심이 없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그가 털어놓지 않는 한 사연을 알지 못합니다.
먼발치에서 바라보았지 다가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고향으로 되돌아가기 전까지 입을 닫고 있었습니다.
그의 사연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친구 누이 사연, 그로 인해 생긴 상처, 상처가 불러일으킨 불신, 불신이 화근으로 커져 버린 고생길, 사람들은 알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