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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 Aug 11. 2019

내 삶을 지키는 법

당신은 내 삶을 파괴할 수 없다

툭 내뱉는 타인의 불쾌한 말, 진상 고객, 오늘따라 극성인 상사와 직장 동료...

소위 말해 내 기분을 '잡치는' 요소들이 산재해있다.

외부의 요소로 인해 기분이 잡친 날은 폭식이나 충동구매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듯 건강을 염려해 입에 대지 않던 음식을 절제 없이 위장에 욱여넣고, 자본주의를 욕해대며 이깟 돈을 탕진하여 무가치하게 썼다. 그게 내가 금전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우월감을 느끼며, 돈을 무가치하게 만들어 모욕할 수 있는 방법이라 여겼다.


하지만 이러한 자기 파멸적인 행위들은 결국에 후회를 낳았다. 일시적으로는 즐거운 듯해도 돌아오는 결과가 나에게 하등 좋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폭식으로 인한 건강 불량, 무가치하게 써버린 돈에 대한 후회와 앞으로의 걱정. 찰나의 쾌락과 맞바꾸기엔 그 리스크가 꽤나 컸다.



역설적이게도 친절과 아량을 베푸는 행위를 할 때 그 불쾌감이 빨리 씻겨 내려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장 힘들 때,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 다정한 말을 건네는 것, 부모님께 용돈을 부쳐드리는 것.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게 어쩐지 내가 꽤나 젠틀하고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은 우월감을 느꼈다. 그래, 차라리 나는 이런 우월감을 느낄래. 무해한 우월감. 그거라면 마음껏 느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외부로 인해 내 감정을 침해당할 때, 더 이상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오히려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다정하게 대할 것이며, 그들의 평화를 지켜주고, 친절을 베풀 것이다.

나는 내 삶을 파괴할 권리가 있지만, 동시에 그 누구도, 무엇도 내 삶을 파괴할 권리가 없다. 그들이 내 삶을 파괴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 삶을 근사하게 지켜낼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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