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뒤
혼자 자취방으로 돌아오는 길은 쓸쓸하다.
친구들과 한바탕 떠들썩하게 수다를 떨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처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때론 알 수 없는 외로움이 찾아온다.
누군가가 내 곁에 남게 될까.
지나간 좋은 인연을 내가 놓쳐버린 게 아닐까.
그리고
나는 앞으로의 삶을
혼자 잘 살아낼 수 있을까.
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존재가 무색하리만치
나는 너무나 혼자인 것 같아 슬프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깊은 외로움의 늪에 빠져야 했던 하루,
마음이 쓸쓸함으로 가득 차도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작은 수첩에 내가 해야할 일들을 빼곡히 적어보았다.
밥을 잘 챙겨먹기, 밀린 업무 처리, 청소하기, 사야할 것들, ...
한없이 적어내려가다 보면
아, 내가 쓸쓸해할 때가 아니구나, 싶게 된다.
쓸쓸함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는 바쁜 삶이
나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어쨌든 쓸쓸함을 잠시 뒤로하고
또 살아내야 하는 게
삶인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