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앞에서 흘리는 눈물은 크게 두가지 경우에 의해서 흘려진다.
1. 감정의 흐름에 휩쓸려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을 때.
2. 타인을 기만하기 위한 목적으로..
나와 정말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가 아닌 사람이 내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이 두가지 중 하나다.
전자는 드물게는 정말 큰일이거나, 대부분은 미숙해서 흘려지는 감정의 결과에 따른 부산물이고,
후자는 자신이 원하는 어떤 목적의 도구다.
따라서 타인이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이면 상대방의 미숙함을 인지하거나, 상대의 의중을 경계하고 멀리해야 한다.
이 생각을 하다보니 과거의 경험도 연상됐다.
10년전 어느날 가게오픈을 앞두고 있던 나는 타인의 눈물에 속아 인테리어 사기를 당했다.
길에서 우연히 만나 알게 된 그 여자는 시답잖은 연결고리를 찾아 우리를 감아왔다.
그러다가 넌지시 가게 인테리어 일정을 묻고는, 아내의 힘듦에 공감해 주는 늬앙스를 풍기며 눈물을 흘렸다.
얼마나 힘든지 내가 잘 알아요..하며 아내를 토닥여 주던 그녀는 "날 믿고 내게 맡겨줘요. 경훈씨 사정 잘 아니까..내가 도와줄게요"
라고 말했고 그녀의 눈물에 경계가 풀어진 나는 덜컥 그녀의 올가미에 걸려들고 수천만원이나 되는 돈을 들여 사기를 당하고 말았다.
당연한 그 사실을 그때 나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타인의 돈을 손쉽게 손에 넣기 위해서 눈물따위는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타인의 도구에 휘둘렸으니 도구의 목적에 맞게 이용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타인의 감정에 휘둘려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부터 나는 더 이상 타인의 눈물에 휘둘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