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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anitas Jan 11. 2019

작업 노트

Copyright 2019. chanmilim.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이미지를 수집하고, 그 이미지를 붙인다. 캔버스 안은 한치의 여백도 없이, 혼란스럽게 낡은 이미지로 응축된다. 그 꼴들에게서 일종의 질서를 응시한다. 자르고 이어 붙인 오래된 이미지의 내부를 들여다보라. 실재하는 그물 조직 안의 이미지 언어를 내 나름대로 재조합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 조합의 방식은 꽤나 시끄럽다. 그리고 친절하지 않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이미지의 조각들도 아니다. 시원하고 느긋한 여백도 존재하지 않는다. 드리핑으로 또다시 화면에 소음을 추가한다. 계속되는 이미지의 중첩을 통해 도대체 나는 무얼 숨기고 싶어 하는 것이었을까. 캔버스 안의 이미지들 가운데 표상적 가치는 단 하나도 없다. 내가 그 이미지에 손을 댄 그 순간부터 그 의미는 사라지고, 이것들은 내게 개념화 될 수 없는 무효의 어떤 것이다. 2018 작업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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