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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니쉬 Sep 13. 2020

멈추고서 깨달은 것들 2

안식

지난주부터 휴가기간 동안의 깨달음을 기록하고있다. 오늘은 두번째 주제인 안식에 대해 정리하고자 한다. 


https://brunch.co.kr/@varnish/30




목차

삶에서의 깨달음

- 하나님의 타이밍

- 안식

- 다양한 시각의 중요성 (feat. 의사 파업 사태)


커리어 관련 깨달음

- 회사생활의 가치

- 크리스쳔 사업가의 마인드

- 연봉협상 과정




지난 8월에는 내가 구독하고 있는 QT책인 <하나님 나라 QT>를 통해 레위기 말씀을 묵상했다. 레위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 나라를 살아내기 위해 지켜야 할 여러 율법들이 나열된 책인데, 개인적으로 지루해서 잘 보지 않는, 피하는 책이다. 그래서 7,8월호 QT책을 받은 후 레위기가 실린 것을 알고는 솔직히 조금은 흠칫 했다 (ㅎㅎ). 하지만 내가 일을 하지 않는 동안이니 마음에 여유를 갖고 피하지 말자 결심하여, 하루하루 주어진 본문을 성실히 묵상하였다. 감사하게도 QT책의 가이드와 교회에서 운영하는 유튜브의 도움을 받아, 딱딱한 본문 속에서도 많은 은혜를 누릴 수 있었다. 


특히, 이번에 묵상했던 본문엔 안식일과 희년에 대한 내용이 많아 안식에 대해 묵상할 수 있었다. 그 중 내가 깨달은 하나님나라 안식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규칙적으로 안식하라고 말씀하셨다 (안식일이든 희년이든).

그렇다면, 하나님의 안식은 '내가 이만큼 노력해서, 생산해서, 안식할만한 자격이 되어서'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라, 아무 자격 없이도 그저 주어지는, 때가 되면 누릴 수 있는, 은혜다.


나는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 이번 휴가를 시작하며 스스로 생각했었다. 

'그래, 이 정도 쉼 없이 달려왔다면 이제 쉴 만하지.' 

계획 없이 갑작스레 쉬게 되었고 이렇게 멈추는 게 불안해서, 불안을 없애기 위해 위와 같이 생각하였다. 그런데 레위기 말씀을 묵상하며 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나님이 내게 주고 싶은 쉼은 자격 없이 받는 것인데, 나는 내 자격을 따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명 이번 휴가는 내가 계획한 게 아닌 하나님께서 강제로 쉬게하신 휴가였는데, 내게 반드시 필요한 휴가이긴 했지만, 이러한 강제 휴가가 좋은 방향은 아니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레위기에서 희년에 대해 그렇게 강조하셨음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희년을 단 한번도 지키지 않았다.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른 나라의 포로로 끌려가게 되면서, 그 포로 기간동안 이스라엘 땅이 비로소 쉬게 되고 몇백년간 지켜지지 않았던 희년들이 몰아서 지켜지게 되었다고 한다. 어쩌면 나의 이번 휴가기간도 이와 비슷하게, 내가 하도 세상 속에서 불안해하면서 안 쉬니까, 하나님이 내 멱살 잡고 끌어내어서 쉬게 하신 게 아닌가 싶더라.


이를 깨닫고 나서 나는 결심하였다. 지금부터 그리고 앞으로 일을 시작해서도, 하나님께서 내게 은혜로 주신 안식을 규칙적으로 의지적으로 누려야겠다고. 나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으로, 일요일마다 지킬 다음의 규칙을 만들었다.


청소하며 쉬기 // 청소기 돌리기, 물걸레 돌리기. 청소가 나의 안식의 방법이 되어서 넣은 건데, 스트레스가 될 때는 하지 않는다.

책 읽으며 쉬기 // 될 수 있으면 신앙 서적을 읽어 하나님에 대해 생각하며 쉬자.

약속 잡지 않기 // 교회 가고, 교회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제외하고, 추가 약속을 잡지 않는다. 단, 교회에 다니지 않는 어떤 사람을 정말 만나고 싶은데, 그 사람이 일요일에만 시간이 된다면, 예외적으로 약속을 잡을 수 있다.

돈버는 일 하지 않기 // 외부 사람과의 약속을 지켜야해서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그 이후 비슷한 일에 대해 걸리는 시간을 추정할 때, 더 보수적으로 추정해야겠지.


일을 하면서는 위의 규칙들을 지켜갈 수 있겠는데, 걱정은 육아를 시작해서도 정기적인 쉼의 시간을 갖는 게 가능할까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남편도 나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혼자만의 시간을 반드시 확보할 수 있도록 미리 논의할 계획이다. 




한달 정도 위의 규칙들을 지키며 일요일을 보내고 있는데, 참 만족스럽다. 일요일은 안식하는 날이라고 딱 마음 먹으니까 오전 예배도 집중해서 잘 드리게 되고 (요즘은 온라인으로만 드리고 있는데도 말이다), 일요일에 예배에서 책에서 깨달은 내용들이 평일날에도 종종 생각나며 머리에만 있던 지식이 실제 삶의 적용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생긴다. 일요일만 분리하여 특별한 규칙들을 지켜가는데, 오히려 일요일과 비 일요일들이 더 융합되고, 교회에서의 삶이 일상에 더 잘 스며드는 느낌이다. 이 귀한 깨달음을 내가 앞으로도 잘 지켜갈 수 있기를, 그리고 이 글을 통해 혹 도전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 분에게도 은혜로운 안식의 삶이 펼쳐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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