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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니쉬 Feb 27. 2020

2020/2/27 목

마가복음 6:30-44

Meditatio

하나님의 권능으로 귀신을 내쫒고 병자들을 고치고 회개를 선포하고 돌아온 제자들의 얼굴엔 기쁨이 가득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아무런 준비물도 없이 오로지 옷 한벌만 입고 떠난 여행에서 여러 관계들 속에 에너지를 쏟고 또 자기 자신을 챙기는데 에너지를 쏟으면서 무척 고단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 여행에서 돌아온 그들의 표정에 피곤함과 고단함이 가득했는지, 예수님은 그들의 보고를 들으시고 좀 쉬라고 제안하신다.


"따로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자꾸나." (30v)


그들이 외딴 곳으로 가는 중에 큰 무리가 먼저 예수님과 제자들의 목적지에 와서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예수님은 그 사람들을 가엾게 여기시고 또 다시 가르침을 시작하셨다. 그리고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을 때 제자들은 예수님께 말하였다.


"날이 저물고 있으니 이들을 마을로 보내 먹고 쉬게하는 게 어떨는지요?" (35v) (제자들에겐 이 큰 무리를 먹일 수 있을만큼의 돈도 없거니와, 본인들이 너무 쉬고 싶었기 때문에 예수님께 이런 제안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자고 하셨다! 이에 제자들은 매우 현실적인 반응을 하였다.


"이들을 다 먹이려면 평균 노동자 연봉의 70퍼센트 수준은 필요할 텐데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37v)


그러나 예수님은 먹을 것이 있는지 찾아보자고 하셨고, 바로 그 날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 말씀은 너무나 유명한 말씀인데, 나는 이 사건만 알고 있었지, 이 사건이 어떤 사건 뒤에 일어났는지는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제자들이 귀신을 내쫒고 병자를 고치는 전도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일어난 일이었다.


이들은 전도여행 중에 오로지 하나님의 능력만 의지하는 연습을 하였고, 실제로 하나님의 능력만 의지하며 여행을 하고 막 돌아온 참이었다. 그런데 일상에 돌아오자마자 다시금 하나님의 능력을 바라보는 시선을 거두고 또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실 지 기대하는 마음을 거두고 현실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처음엔 놀랍게 여겨졌다. 그러나 제자들이 곧 이해되었다. 첫째로 여행 후 너무 피곤해서 하나님을 바라보는 영적 습관이 해이해지게 되었을 수 있겠고, 두번째로 일상에 돌아오니 그 전에 행했던 옛습관(현실적으로만 생각하던 습관)이 다시 발동되었을 수 있겠다.


통근과 업무에 시간을 뺏기지 않는 비교적 시간의 자유가 있는 요즘이다. 나도 어쩌면 제자들의 전도여행처럼 비일상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이 시기에 영적훈련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후에 일을 다시 하게 되었을 때 혹 이때 만든 습관이 해이해진다고 해서 너무 낙심하지 말아야겠다. 예수님의 제자들조차 이런 넘어짐이 있었으니까. 충분한 시간동안 오로지 하나님만 의지하는 훈련을 한 후에도 넘어질 수 있음을 겸손히 인정하자.


그렇지만 '어짜피 넘어질 거, 그럼 하나님만 의지하는 훈련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은 적절한 적용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렇게 열심히 훈련했던 제자들이 넘어졌는데, 나는 그렇다면 더욱 이후 넘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훈련을 세세하게 설계해보아야겠다. 재취업 하게 되었을 때 하나님을 바라보는 습관(QT, 기도하기)이 지속될 수 있도록, 늘어지게 늦잠을 잘 수 있는 시기지만 보통 업무가 시작하는 시간인 오전 9시 전에 QT와 개인기도 시간을 갖아보겠다.


Contemplatio

아무리 훈련해도 나는 넘어질 수 있다. 겸손히 이것을 인정하자.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어서도 넘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영적 습관을 만들자 - 오전 9시 전에 QT와 개인 기도 중 한가지를 꼭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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