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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Jan 10. 2016

헤어진 남자친구를 붙잡기 위한 체크리스트

따져보고 잡자.


남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은 이별녀들은 말한다. "이별통보를 받고 제가 얼마나 잘못했는지 깨달았어요! 정말 이번에 다시 사귀게 된다면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과연 그럴까? 정말 헤어지자는 남자친구의 이별통보를 취소만 시킨다면 정말 옛날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이별의 고통이 아프다고 눈물 콧물 흘리며 남자에게 매달리기 전에 딱 세가지만 따져보자. "정말 노력하면 회복이 될 관계인가?", "정말로 잘할 자신이 있는가?", "남자친구가 시키는 대로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 ANCAP(Australian New Car Assessment Program) 광고



정말 노력하면 회복이 될 관계인가?

사실 연애상담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상황이든 뒤늦게라도 정신만 차리고 상대를 배려하면 얼마든지 재회를 할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애상담과 컨설팅 등을 통해 수많은 이별 케이스를 접하며 정말 세상에는 누가 뭐라고 해도 안될 케이스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다.


작년에 내게 상담을 받았던 K양은 아주 조금 다혈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남자친구가 연락이 안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자친구 있는 곳을 추적하여 누가 보든 말든 소리를 백! 지르고, 남자친구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피가 날정도로 꼬집거나 닥치는 대로 물건을  집어던졌다. 물론 이런 악행을 내게 고해 때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내가 K양의 남자친구였다면 그 눈물이 정말 참회의 눈물인지를  따지기보다는 일단 또 한대 얻어맞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도망갈 것만 같다.


뒤늦게라도 자신의 잘못과 부족한 점을 깨닫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당신이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바로잡을 수 없는 관계도 분명 존재한다. "앞으로 정말 잘할게! 제발 날 믿어줘!"라며 눈물의 참회를 하기 전에 과연 당신의 지난 잘못들이 바로잡을 수 있는  것들인지부터 생각해보자. 정신 차리고 돌아본 자신의 과오가 수습 불가능의 수준이라면 당신이 아무리 잘할 자신이 있다고 한들 남자친구를 놓아주고 다음 연애를 준비하는 것이 맞는 거다.



정말로 잘할 자신이 있는가?

헤어진 남자친구를 붙잡으려는 여자들은 언제나 파이팅이 넘친다. "다시 돌아와준다면! 절대 화 안 낼 거예요!", "연락이 없어도 짜증내지 않을 거예요!", "예전보다 애정표현을 많이 할 거예요!" 등등의 말을 하며 헤어진 남자친구가 돌아오기만 하면 한순간에 다른 여자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한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경우 여자들의 다짐은 재회가  이루어지는 순간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사람 성격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다. 말로는 "화 안 낼 거예요!"라고 해놓고도 막상 재회를 하고 얼마 지나고 보면 남자친구의 행동 하나하나에  울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연락 없어도 괜찮아요!"라고 하던 쿨녀 모드도 금세 무너질 것이다.


"오빠가 돌아와준다면 뭐든 잘할 수 있어!"라고 밑도 끝도 없이 매달리기 전에 잠깐이라도 "진짜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사실 당신이 바라는 것이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잦은 연락',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분위기 있는 데이트' 등등은 잘못된 욕구가 아니다. (물론 표현 방식이 좀 잘못되었을 수는 있다.) 헌데 이런 당신의 욕구를 몽땅 포기하면서까지 남자를 만날 이유가 있을까? 무엇보다 당신은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 



남자친구가 시키는 대로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당신의 눈물 콧물에 남자친구가 선심 쓰듯 마음을 돌렸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당신이 생각한 대로 이전과 같은 장밋빛 커플 라이프가 펼쳐질까? 착각하지 말자. 당신이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매달려 붙잡았다면 당신에게 허락된 것은 장밋빛 커플 라이프가 아니라 사소한 것에도 "너 이러지 않기로 했잖아!"를 남발하는  남자 친구와의 잔혹한  상하관계뿐이다.


당신이 "오빠가 시키는 대로 오빠가 하라는 대로 다할게 제발!"이라며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매달려 붙잡으면 남자친구는 정말로 당신에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것저것 시키고 강요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조금만 예전처럼 짜증을 내거나 서운한 기색이라도 보이려고 하면 남자친구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말할 것이다. "거봐, 너 또 이럴 줄 알았어."


이건 남자의 잘못이 아니다. 남자는 그동안 당신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참고 또 참았다가 이별통보로 내놓은 것이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스스로 정화하고 해결하기도 전에 당신이 울며 매달려서 그 분노를 그대로 떠안은 채 당신을 만나다 보니 사소한 것에도 히스테리를 부리고 진저리를 칠수밖에 없다.



당신과 남자친구를 위한 시간을 가져라.

이별통보를 받았나? 그렇다면 울며 매달리기 전에 당신과 남자친구를 위한 시간을 가져라. 남자친구에게는 당신에게 받는 스트레스를 조용히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당신은 당신의 성격적 문제점이나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부족했던 것에 대해 "내가 다 잘하면 되지!"식의 막연한 다짐이 아닌 구체적인 해결책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가져보자. 마셜 B. 로젠버그의 '비폭력 대화'나 틱낫한의 '화'는 당신과 남자친구와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현명하게 해결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줄 것이다.


물론 이런 시간들이 당신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될 수 있겠지만 당신이 바라는 안정적인 연애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간임을 명심하자. 아마 당신은 내게 "그러면 한 달쯤 기다리면 될까요?"라고 진부한 질문을 하고 싶겠지만 그 대답은 한 달 두 달이 아닌 "남자친구에게 먼저 연락이 올 때"임을 명심해라.


당신 커플에게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 알고 있는 것은 오로지 당신의  남자친구뿐이다. 남자친구에게서 연락이 먼저 올 때까지 조용히 내가 추천해준 책들을 읽으며 반성의 시간을 가져보자. 설사 남자친구에게 연락이 오지 않는다고 해도 감정에 끌리는 대로 대성통곡을 하고 남자친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을 때보다는 수십 배 성장하고 달라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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