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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Jan 19. 2016

헤어진 남자친구를 붙잡을 수 없는 이유

당신도 알고 있지만 매달리면  안 된다.


"제발 헤어진 남자친구를 붙잡는 법 좀 알려주세요!" 내 메일에 가장 많이 쌓이는 상담내용이다. 헤어진 남자친구를 붙잡는 법은 없을까? 물론 100% 방법은 없다. 하지만 80% 정도는 가능하다. 하지만 당신은 못한다. 왜냐고? 일단 남자친구에게 매달리지 말아야 하는데... 당신은 그러지 못할 테니 말이다. "연락 안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안된다. 당신이 아닌 척해봐야 후지필름 카메라가 미소를 찾아내듯 당신의 아닌 척은 금세 들통나고 또 허튼짓을 할 것이 분명할 테니 말이다. - 후지필름 카메라 광고



당신도 알고 있지만 매달리면  안 된다.

내가 단언컨대 말하지만 헤어진 남자친구를  붙잡는 데에 있어 매달림은 길바닥에 쓸린 무릎에 소금을 비벼대는 것처럼 상황을 악화시킬 뿐 0.01mg도 도움이  안 된다. 물론 안다. 여자가 눈물과 콧물을 콤비네이션으로 흘려가며 남자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는 것은 철저한 계산에 의한 행동이 아닌 본능적이고 어쩔 수 없는 행동임을 말이다.


여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까지 추한 모습으로 절박하게 매달리면 남자가 동정심으로라도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하겠지만 일단 남자는 추한 거 싫어한다. 또 동정심으로 돌아와봐야 당신의 목에 목줄을 채워놓고 주인행세를 하려고 할 뿐 당신이 바라는 이전의 달달했던 연애는 할 수가 없는 거다.


많은 여자들이 말한다. "여자가 매달린다면 남자들이 질려한다고 해서..." 그래 딱 맞다. 싫다는 남자를 붙잡지 마라. 당신은 "그래도 제가 잡는 편이 나을 수도... 제 경우에는..."이라며 "남들은 매달리는 게 안 통하겠지만 내 경우에는 통할지  몰라요..."라고 생각하는 여자들도 있지만 지금까지 이별에 대한 글만 400여 건 적었고, 전화상담, 오프라인 상담, 간단한 이메일 상담까지 하면 거의 천여 건에 가까운 이별 상담을 했지만 단 한 번도 "음... 이 경우에는 여자가 매달리는 게 좋겠군!"이란 생각이 든 적이 없다.  (믿어라! 당신은 많아봐야 서너 번 차여봤겠지만 난 1000여 건의 차인 여자를 상담해줬다!)


어떤 경우에서도 짜증과 분노로 문제를 해결하면  안 되듯, 재회를 바란다면 절대로 매달려서는 안된다.

아닌 척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오프라인 재회상담의 시작은 언제나 똑같다. 이내 눈물을 쏟을 것만 같은 여자는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말한다.

"바로님, 제가 뭘 하면 될까요? 정말 남자친구를 붙잡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할게요! 제발 방법을 알려주세요!"

그녀들의 각오는 알겠지만... 다른 일들은 모르겠지만 재회에 있어서 과도한 파이팅은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올 뿐이다. 앞서 말했듯 재회를 하려면 일단 매달리지 않고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남자 친구만 잡을 수 있다면!"이란 생각에 이를 꽉 깨물어서야 어디 재회를 할 수 있겠는가?


"며칠 동안 연락을 안 하면 될까요?"라며 "나는  남자 친구만 잡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인내할 수 있어!"라고 어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마음으로는 분명 재회를 망칠 수밖에 없다. 내가  "한한 달쯤...?"이라고 말하면 팔에 30개의 짝대기를 그어가며 기다릴 텐데... 중요한 건 30일이 지나도 연락이 안 올 수도 있다는 거다.


하지만 정말 재회를 바란다면 날짜와는 상관없이 느긋하게 기다릴 줄을 알아야 할 텐데... 억지로 손가락을 꼽으며 기다렸던 그녀는 100일을 채우지 못하고 쑥과 마늘에 질린 호랑이처럼 "오빠!!! 내가 한 달 동안 생각해봤는데!!!! 흑흑흑!!!"이라며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달려갈 것이다.  


이뿐인가? 한 달이 안돼서 남자친구에게 연락이 와서 만나게 돼도 문제다. 느긋하게 서로의 감정이 이전처럼 발전할 때까지 뜸을 들여야 하건만 첫 재회의 자리에서 초조하게 헤어진 남자친구의 눈치를 보다가 헤어진 남자친구가 이렇다 할 액션을 보여주지 않으면 바로 무너져 "오빠 이제 내가 잘할게!!! 우리 헤어지지 말자!!!"라고 매달릴 것이 분명하다.  



재회가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다.

수많은 이별 상담을 하며 답답한 것은 남자에게 차인 여자들의 상황판단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이별녀들은 이별통보가 단순히 오해에서 왔으며 자기가 조금만 변한 모습을 보이면 언제든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니 눈앞의 당근을 쫓는 말처럼 자꾸 내달리려고만 하는데... 실상도 과연 그럴까?

남자친구의 입에서 "우리 이제 그만 헤어지자!"라는 말이 나왔다는 건 당신은 길에서 마주친 K양보다 못하다는 소리다.


세상의 수많은 여자 중 하나일 뿐이었던 당신이 남자친구와 사귀며 여자친구라는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남자친구의 입에서 이별통보가 튀어나온 순간 당신은 세상의 수많은 여자 중 한 명으로 돌아간 것이다. 심지어 헤어진 남자친구는 당신의 단점들을 모두 알고 있다!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명심하자. "조금만... 노력하면..."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다. 쓸데없이 "우리 지난 추억이..."라며 옛 추억을 끄집어내고 동정심에 호소할게 아니라 처음 당신과 남자친구가 썸을 탔을 때처럼 남자친구에게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당신이 얼마나 괜찮은 여자인지를 천천히 보여줘야 하는 거다.


"이별이 아파요!!! 빨리 잡는 법 알려주세요!!! 현기증 날 것 같단  말이에요!!!"라고 발만 동동 구를게 아니라 시간을 들여 천천히 당신과 남자친구와의 연애를 돌이켜봐라. 어떤 점을 당신이 잘못했는지... 남자친구는 어떤 점을 잘못했는지... 그리고 트러블을 해결하는데 있어 당신과 남자친구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또 앞으로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인지... 마지막 칩까지 모두 올인한 포커판에서 카드를 쪼듯이 심호흡을 하고 땀도 좀 흘려주고 뭔가 놓친 것은 없나 생각하면서 돌이켜봐라.


이렇게 공을 들여 연애를 돌이켜 보면 생각보다 당신과 남자친구 사이에 많은 차이가 존재했으며 남자친구가 당신의 생각만큼 당신에게 꼭 어울리는 솔메이트가 아니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계획을 짜는 거다. '나 싫다고 도망간 X 다시 꼬시기 플랜'을 말이다.


"연습을 실전처럼 실전을 연습처럼"은 연애에도 통한다. "이 남자를 반드시 붙잡아야 해!"라는 생각에 휩싸여 있으면 당신은 반드시 소중한 남자를 놓친다. "내 사랑을 위해 내 최선을 다하자! 그러고 나면 한결 가벼워지겠지?"라는 밝은 마음을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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