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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Apr 29. 2016

현실성 없는 연애를 하다 상처를 받는 여자

현실성 있는 연애를 하자.

J양아, 내가 처음 J양에게 카카오톡으로 말했듯 J양의 연애에 대체 내가 무슨 코멘트를 달아줄 수 있을까? 해외여행에 가서 만난 외국인 그리고 귀국 후 연락두절... 이건 꼭 내가 아니라 주변 지인들에게만 물어봐도 바로 답이 나올 것 같은데... 솔직히 내 걱정은 J양이 T군과 예쁜 사랑을 하지 못할까 봐가 아니라. 이후의 연애도 이번 연애처럼 현실성 없는 힘 만드는 연애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현실성 있는 연애를 하자.

얼마 전에 태국여행을 다녀왔는데 제가 머물던 호텔 오너의 아들(태국 남자)이 말을 걸더라고요. 외국인이기도 하고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 그가 제게 수많은 구애를 했지만 저는 그의 연락을 다 무시했어요. 그러던 중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 다가왔고 한 번쯤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만나봤는데 성격도 자상하고 자세히 보니 훈남이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사귀기로 했습니다. 



난 솔직히 J양과 비슷한 류의 상담 사연이 들어오면 다소 당황스럽다. 해외여행 가서 만난 외국인... 뭐... 이 세상에 불가능은 어디 있겠냐만은... 확실히 현실성이 떨어지는 연애인 것은 사실이다. 같은 언어를 쓰며 1시간 떨어진 거리에 살아도 사귀다 헤어지는 판국에... 이건 좀... 


우리... 냉정하게 따져보자. 일단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고 (J양 조차 "저... 영어 엄청 못하죠?"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서로 상대의 나라에 자주 방문할 어떠한 계획도 없고, 한국으로 귀국하기 5일 전에 사귀기로 하고... 이 상황에서 알콩달콩한 연애가 진행되길 바랬다는 게 애초에 난센스가 아니었을까?   


물론 그렇다고 절대 안 된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사랑은 국경도 넘고 나이도 숫자로 만들어 버린다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연애가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정도는 인지하고 있고 그에 대한 몇 가지 부정적인 시나리오 정도는 예상하고 대비하고 있어야지 않을까?  



남자의 뻔한 멘트에 목매달지 마라.

데이트 5일 만에 한국으로 귀국을 했는데 매일 매일 사랑이 듬뿍 담긴 카톡을 해주더라고요. 그런데 한 달쯤이 지났을 때였을까? 조금씩 연락이 줄어들고 제가 연락을 하지 않으면 연락을 먼저 하지도 않더라고요... 제가 한국으로 돌아올 때에는 사랑한다고 말하더니... 


그래... 사실 J양도 J양의 연애가 가시밭길일 것이란 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거리도 멀고 말도 통하지 않고 언제 또 만나게 될지 알 수도 없었을 테니...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J양이 연애를 시작한 건 아마도 T군의 달콤한 말들과 연애 극초반의 매너 있는 모습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었을 수도 있다. 


비단 J양의 케이스뿐만이 아니다. 처음부터 결말이 뻔히 보이는 연애를 하는 수많은 여자들이 말한다. "그는 제게 사랑한다고 말했었다고요!", "처음에 제게 얼마나 잘해줬는데요!", "그는 저와 결혼할 거라고 말했어요!" 


J양을 비롯한 많은 여자들에게 미안하지만... 딱 잘라 얘기하자면... "멘트는 어디까지나 멘트일 뿐이다." 달콤한 멘트를 듣고 싶다면 언제든 내게 전화해라 내가 딱 10분 만에 당신의 입에서 "어맛?"하고 단말마가 흘러나오게 해줄 수 있다.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 당시 너무 좋아서 감정표현을 위해 할 수도 있고 다른 목적이 있어서 목적 달성을 위해서 말을 할 수도 있다. 그런 남자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인다는 게... 얼마나 순진한 발상인지... 스스로 반성해 보자.

 

남자의 달콤한 멘트에 목매달지 마라. 남자는 당신과 약속을 한 게 아니라 당신이 듣기 좋아할 말을 해준 것이다. 굳이 예를 들자면 의류매장 직원이 당신에게 매장에서 가장 비싼 옷을 보여주며 "어머~ 진짜! 잘 어울리신다~"라고 멘트를 날려주는 정도랄까?


남자의 달콤한 멘트에 목매달지 말고 남자의 행동을 보라.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 필살의 구애를 날리고 귀국 후 한 달이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입을 싹 닦고 있는 T군을 행동을 객관적으로 본다면 J양의 고민의 답은 너무나 쉽게 나온다.  



너무 진지하면 당신만 힘들어진다.

그러다 엄마가 태국에 가실 일이 생겨 엄마에게 T군을 만나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어요. 그래서 엄마가 T군을 만났는데 T군은 저희 엄마에게 J양은 친구도 없냐고 물어봤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귀찮게 해서 친구도 없나 생각했던 걸까요? 그 이후 연락도 별로 없고 저 차인 걸까요? 이룰 수 없는 사랑일까요? 잊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마음이 슬프네요... 



데이트 다섯 번 하고 사귄지 한 달 된 외국인 남자친구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어머니를 파견하다니... 진지한 J양의 마음은 알겠다만... T군의 입장과 J양의 어머니의 입장은 생각해봤나?;;;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나만의 생각일까? 


앞서 설명했듯 처음부터 힘들고 어려운 연애였다. 언제 어떻게 헤어져도 "아... 어쩔 수 없구나..."하고 체념하고 상대가 좋은 인연을 만나길 빌어줘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연애였다. 노력을 해보는 것까지는 좋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T군도 J양도 좋게 기억될 수 있는 기억마저 사라져버린다는 걸 왜 모를까? 


J양에게는 쓰린 말이겠지만 차이고 말고를 떠나 애초에 처음부터 어느 정도는 예견된 결과는 아니었을까? J양의 앞으로의 연애를 위해 말해주지만 연애란 처음엔 깃털처럼 가볍게 시작해서 서로의 신뢰를 확인해가며 조금씩 무게를 늘려가는 게 좋다. 


분명 연애는 진지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나만 진지해서는 안된다는 거다. 상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상대와의 인연을 아끼는 것도 좋지만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서 나의 진지한 마음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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