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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May 05. 2016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

객관적인 시각으로 자신을 평가해보자.

난 개인적으로 J양 같은 스타일의 모쏠들이 좀 무섭다. 자신이 모쏠인 이유를 자기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환경 탓을 하는 것 까지는 그렇다 치지만 모쏠이면서 이성을 대하는 태도가 다분히 거만하기까지 하다는 건 좀 심각하다. J양이 거침없이 말해달라고 했으니 그에 걸맞은 따끔한 말을 해줄 테니 J양은 자신의 이성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하지 않는 이유?

안녕하세요. 바로님! 저는 초등학교 때 2달가량 사귀어본 이후로 커플 라이프를 누려 본 적 없는 21살 모쏠 J양입니다. 그동안 수험생활 때문에 연애와는 담을 쌓고 살았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연애 좀 해보려고 하는데... 고민이 생겼어요. 바로 이상하게도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J양이 궁금해하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정말 별로인 사람이나 이상한 의도로 다가오는 남자들은 있는데... 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날 좋아하지 않을까? 그래.. 충분히 궁금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고민은 시작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가만히 침대 위에서 가좌 부를 틀고 앉아 생각해보자. "당신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가?" 잘생겼든... 말을 잘하든... 남을 잘 챙겨주든... 공부를 잘하든... 돈이 많든... 하여간 어떤 매력에 이끌려 좋아하지 않는가? 전화번호 뒷자리가 3으로 끝나는 사람 혹은 성이 '최'인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니지 않은가!  


다른 사람도 그렇다. 상대에게 어떤 매력을 느껴야 끌리고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당신에게 끌릴만한 매력이 당신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얼굴 없는 가수 BRO도 노래하지 않았던가? "뭔가 애매한 놈들이 자꾸 꼬인다는 건 네가 운이 없는 게 기다림이 모자란 게 아냐 그냥 넌 별로야"


상대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를 운. 타이밍, 환경 등에서 찾지 마라. 그저 내가 모자란 탓이다. J양아, 빌 클링턴이 아버지 부시를 누르고 대통령에 올랐을 때 슬로건이 무엇인 줄 아는가?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J양에게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문제는 매력이야, 바보야!" 


오늘 밤에 할 일이 없다면 가만히 책상에 앉아 J양이 가진 매력에 대해 주욱 나열해보고 J양이 남자라면 J양에게 끌릴만한 매력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매력을 효과적으로 상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J양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일이다!  



내가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이 날 좋아하는 이유는?

그렇다고 남자들이 전부 저를 안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별로이거나 제게 이상한 의도로 접근하는 남자들은 저를 좋아하더라고요. 왜 그런 남자들 있잖아요. 술자리에서 좋아한다고 들이대고 왕게임 같은 거 하자하고... 정말 사람을 뭘로 보고... 


J양을 비롯한 많은 모쏠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남 탓을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거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날 안 좋아하지만 내가 별로라고 생각하는 남자이거나 괜찮다 싶은 남자이지만 누가 봐도 야한 목적을 가진 남자들은 심심찮게 자신에게 대시를 하기 때문이다. 이러니 J양과 같은 모쏠 입장에서 "나 좋다는 사람도 많은데 내가 좋아하는 남자는 왜 날 안 좋아할까?"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J양이 간과하는 것은 별로인 남자와 야한 목적을 가진 남자의 공통점이다. "그들은 이상형이 아닌 만만한 상대에게 대시한다."  별로인 남자는 자기가 별로인걸 안다. 그렇기 때문에 J양이 조금만 잘해줘도 속으로 "혹시 J양이 날 좋아하는 건 아닐까?"라는 망상을 품으며 J양에게 대시를 한다. 또한 야한 목적을 가진 남자는 뺨만 안 맞을 것 같으면 대부분의 여자들에게 J양에게 했던 행동을 똑같이 할 것이다. 


똑같은 남자지만 J양이 좋아할 만한 남자와 별로이거나 야한 목적을 가진 남자는 엄연히 다르다. 별로이거나 야한 목적을 가진 남자는 J양이 아니더라도! 노력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붙고 생기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상대에게 어필할만한 매력을 기르고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J양이 그러는 것처럼 말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자신을 평가해보자.

제 매력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알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어요. 남자 사람 지인들은 구릿빛 피부, 쾌활하고 발랄한 성격, 신비한 눈빛, 지혜롭다 등을 말해줬고 여자친구들은 생각이 깊다, 잘 웃는다, 병맛이다, 4차원이다 등등이라고 하더라고요... 


일단 객관적으로 자신을 파악하려는 시도는 좋았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본인의 장점만 묻고 단점을 묻지 않는 건 무슨 경우인가... 정작 중요한 건 "왜 나는 솔로탈출이 힘들까?"가 아니던가? 당장 내일이라도 다시 지인들에게 물어보자. "저기... 내가 솔로 탈출하려면 제일 먼저 어떤 점을 고치는 게 좋을까?"라고 말이다. 


사연만 읽고 J양을 100% 파악한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다년간 갈고닦은 촉으로 J양의 문제점을 꼽자면 난 주저하지 않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4차원 성격을 꼽고 싶다. 


일단 사연 전반에 걸쳐 놀라울 정도의 자기합리화가 엿보이고, 무엇보다 지인들의 평가만 봐도 그렇다. 남자는 신비롭다고 표현했고 여자는 병맛과 4차원이라는 표현을 쓴 것만 보아도 뭐... 이런 스타일의 최대의 단점은 쾌활하고 발랄은 하지만 공감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데에 있다. 


상대방이 당황하거나 불쾌한 표정을 보여도 "아... 내가 뭔가 잘못했구나..."라고 생각하기보다. "엥? 쟤 왜 저래?"라며 본인이 더 의아해한다. 이런 스타일은 술자리 혹은 친구로 지내기는 좋지만 막상 사귀라고 하면 남자 입장에서"아... 내가 쟤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난처해할 수밖에 없다. 


J양아 쾌활하고 발랄한 것은 좋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에 잠겨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에 소홀해서는 안된다. 과도하게 남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지만 눈치를 우리는 다른 말로 센스라고 부른다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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