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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May 17. 2016

당신이 꼭 알아야 하는 소개팅 대화법 세 가지

웃겨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라

며칠 전 파티 협찬 건으로 강남에서 한 분을 만났다. 살짝 이종석 닮은 외모로 꽤 준수한 외모에 속하는 편이었지만 대화를 해보고 솔직히 얼굴이 아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처음 보는 이성 앞에서 과도하게 긴장을 하고 노력은 하지만 분위기는 더더욱 어색해지고 간신히 분위기를 끌고 가다가 결국엔 헛발질로 진상남으로 낙인찍히는 안타까운 케이스... 혹시 당신도 그렇지 않은가? 



대화중에 어색한 웃음을 넣지 마라.

C군의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어설프지만 이종석을 닮은 외모에 깔끔한 옷차림 하지만 문제는 자신의 외모에 걸맞은 자신감은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나는 사업상 J양을 만나고 있었는데 C군은 J양에게 이런저런 칭찬을 던졌지만 문제는 칭찬을 던지고 난 직후에 벌어졌다.

"J 씨 참 매력적이세요!"

"흐흐!" 


예의상이었든 유혹을 하기 위해서였든 상대에게 칭찬을 한다는 건 상대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아주 좋은 행동이다. 하지만 그 위해 어색한 웃음을 붙이는 순간 자신감도 없어 보이고 어색해한다는 게 눈에 확 들어오며 속된 말로 없어 보이기 딱 좋은 행동이다. 


대화란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다. 말끝을 흐리거나 어색한 웃음을 붙이면 상대는 당신의 말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고 당신이 어떤 말을 하든 빈말로 듣거나 소심하고 자신감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버릴 것이다. 일단 말을 내뱉었으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끝맺음을 확실히 해라. 


남자의 자신감이란 흥청망청 돈을 써대는데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어떤 말을 해도 확신을 가지고 단호하게 말을 하고 상대가 의문을 제시해도 웃으며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대화법을 구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럴 땐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저녁 메뉴를 고르는 것부터 연습을 해보자. 식당에 앉아 지인들이 "뭐 먹지...?"라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 때 단호한 목소리로 "XXX 먹자!"라고 자신의 주장을 펴라. 물론 지인들 중 몇몇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겠지만 "이렇게 날씨 더 울 땐 XXX가 최고야!"라며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켜봐라. 자신의 주장을 펴지 않고 애매하게 행동했을 때보다 주변 지인의 반응도 다를 것이며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데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웃겨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라

이성을 앞에 두고 있으면 많은 남자들은 여자를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아... 재미없어하면 어쩌지...?"라며 여자를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말이라면 일단 어떤 말이든 내뱉고 보는 거다. 문제는 당신이 신동엽급의 애드리브로 상대를 쉴 새 없이 웃겨주면 좋겠지만 당신의 애드리브는 10분을 버티지 못하고 이상한 개그를 남발하다 분위기를 더욱 어색하게 만들어 버린다. 


3년 전쯤이었나? 당시 솔로였던 내 친구(L군)를 위해 다른 친구가 나서 소개팅을 주선해줬다. 상대는 누가 봐도 훈내가 풍기는 훈녀였고 신이난 L군은 싱글벙글하였지만 문제는 상대가 말수가 적은 차분한 성격이었다는 거다. L군은 그녀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갖은 애드리브를 동원했지만 30분을 버티지 못하고 할 말이 없어져 버렸다! 긴장한 L군은 생각을 하다 하다 결국 이렇게 말했다.

"혹시... 붓다에 대해 잘 아세요...? 붓다가 보리수 아래서..." 


여자를 웃겨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라. 분명 여자들이 유머 있는 남자를 좋아하긴 하지만 당신이 그 수준을 따라잡을 수 없다면 유머는 대화중 한두 번만 보여줘도 충분하다. 대신 상대방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신나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해라. 


이렇게 말하면 꼭 "어디 살아요?", "취미가 뭐예요?", "어떤 영화 좋아하세요?" 따위의 쉰내 나는 질문을 퍼붓는데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방을 빨리 일어나게 만들게 아니라면 그런 식상하고 쉰내 나는 질문은 삼가하자. 

상대방에게 호감 받는 질문을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조언을 구하는 척하며 상대의 기억 속에 있는 좋은 기억을 건드려주면 된다." 예를 들면 "여행 좋아하세요?"라며 식상한 질문을 하지 말고 이렇게 질문을 던지자.   "제가 이번 휴가에 혼자 여행을 떠날까 생각 중인데 XX 씨가 가본 곳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디였나요?" 


이렇게 물어보면 상대는 자신이 가봤던 여행지들을 찬찬히 떠올리며 좋은 감정에 휩싸이게 될 것이고 당신은 조언을 얻는다는 명목으로 "와~ 거기는 뭐가 제일 유명해요?", "근처 맛집은 어디가 제일 맛있었어요?", "주의해야 할 건 없나요?" 따위의 부가적 질문을 던지며 상대방이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신나게 이야기를 늘어놓게 할 수 있다. 볼이 상기된 채 한참을 여행 가이드를 해주던 그녀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할 거다.

"이 사람 뭔가 통하는 것 같아!"


당신이 한건 아무것도 없다! 단순히 상대가 즐거워할 만한 이야기에 대해 질문을 던졌을 뿐인데 말이다!  



술자리에서는 초반에는 빠르게 후반에는 느리게

요건 내 영업기밀이지만... 많은 남자들이 이걸 몰라서 진상 취급을 당한다는 걸 잘 알기에 큰맘 먹고 공개를 한다. 소개팅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술집에 가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많은 남자들이 어색한 분위기를 타개할 목적으로 한잔 두 잔 술을 마시다 취기가 올라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며칠 전 C군의 경우만 해도 처음에는 말이 없다가 취기가 오르며 말이 많아지고 빨라지기 시작하는데 본인 스스로는 흥이 날지 모르겠지만 자기관리를 위해 술을 조절한 여자가 보기에는 진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걸 명심하자. 여기에 혼자 흥에 겨워 능글맞은 스킨십이라도 시도를 한다면? 소개팅녀에게 차단당하는 건 물론이고 주선자에게 절교를 당할 수도 있다. 


분명 소개팅에서 적당한 알코올이 들어간다면 분위기를 보다 빨리 띄울 수도 있고 서로 좀 더 빨리 친분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지만 이건 당신이 제대로 알코올을 활용했을 때다. 


여자와 술을 마실 땐 하나만 기억해라. 처음엔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가벼운 이야기를 빠른 속도로 이야기하다가도 술자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스스로의 행동이 과하지는 않는지 항시 체크하며 무거운 이야기를 느린 속도로 말하며 당신의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자.


여자는 '재미있는 남자'보다는 '재미있는 남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진지한 남자'를 더 좋아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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