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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May 26. 2016

흐지부지된 썸 타는 관계, 당신의 실수는?

소심쟁이에겐 적극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역시 이래서 카톡대화도 함께 봐야 하는 걸까? S양의 사연만 읽어보면 S양은 충분히 노력을 하고 적극적으로 유혹을 했는데 썸남이 갑자기 마음이 변한 것 같았지만 막상 카톡대화를 면밀히 살펴보니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이거다. "지금 이 여자... 뭐하는 거지?"


S양아... 설마... 이걸 유혹이라고 한 건가? "선배 이번 프로젝트 코멘트 좀 해주세요...!"이게... 유혹? 그러면 내가 S 양한데 "S양아, 사연 보충 좀 해서 보내줘~"라고 하면 아주 심쿵 하겠다? 이번 S양의 사연에 대한 내 평가는 이렇다. "S양아 쌍안경을 들고 저 멀리서 관찰하는 건 유혹이 아니다. 유혹을 하고 싶으면 S양이 다가가야 하는 거다!"



소심쟁이에겐 적극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지난 학기 수업이 많이 겹치면서 친하게 된 오빠가 있었어요. 첫눈에 제 이상형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연히 같은 조가 되면서 개인적으로도 친해지게 되었죠. 하지만 카톡으로는 엄청 친하고 가끔은 오글거리는 멘트도 주고받았는데 실제로 학교에서 마주치면 오빠가 상당히 어색해하더라고요... 저는 제가 싫은 줄 알았죠... 


S양이 그런 생각을 한만도 하다. 카톡에서는 짓궂은 장난과 뜻 모를 애매한 멘트들이 오가면서 오프라인에서는 애써 모른 척을 하거나 불편해하는 썸남을 보고 있자면 "지금 나 가지고 장난해?"라는 생각이 들만도 하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카톡에서는 친한척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어색하다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는 어색해하면서도 카톡에서는 다시 친절하고 달달하다는 데에 있다. 그럼 이 상황을 뭐라고 해석하는 게 맞을까? 정답은 바로... "썸남이 전형적인 소심쟁이 스타일이라는 거다." 


전형적인 소심쟁이 스타일은 어느 정도 호감은 있지만 오프라인에서 대놓고 표현하지는 못하고 카톡으로만 간신히 자신의 속마음을 은근슬쩍 흘린다. 어디 이뿐인가? 호감은 가는데 겁은 나고 사소한 행동에도 "아... 혹시 내 행동을 오해하면 어쩌지?"하면서 분위기를 더더욱 어색하게 만들기도 한다. (웃긴 건 이런 스타일들이 카톡은 또 잘해요...)  소심쟁이 스타일을 대하는 방법은 단 하나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 것"


소생 쟁이 스타일들의 패턴은 뻔하다. 맘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지는 않지만 주위를 맴돌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흘리고 다닌다. 그러다 상대가 살짝 반응을 보이면 과하게 긴장을 하고 "이러면 어쩌지?"따위의 생각을 하며 불필요하게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엔 "내가 뭘..."하고 말아버린다. 이런 결말이 싫다면 어쩔 수 없다. 당신이 먼저 다가가는 수밖에... 


그렇다면 어떻게 다가가는 게 좋을까? 가장 기본은 상대를 마주칠 때마다 환한 미소와 함께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시작하겠지만 이건 너무도 기본적인 것이니 우리는 그다음을 생각하자. 서로 친분을 쌓고 은연중에 호감을 어필하는 방법에는 뭐니 뭐니 해도 스킨십이 최고다.


"아니!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무슨 스킨십!?" 이러며 구한말 독립운동하던 시절 생각을 한다면 난 뭐... 더 할 말이 없다. 내가 말하는 스킨십은 아마도 당신이 생각하는 스킨십과는 많이 다를 것 같다.. 당신이 생각하는 스킨십이 플레인 요구르트처럼 걸쭉하고 진~하다면 내가 말하는 스킨십은 에비앙 생수처럼 맑고 가벼운 느낌이다. 


학교 복도에서 썸남의 뒷모습이 보인다면 한걸음에 달려가 어깨를 툭툭 치며 "오빠! 안녕하세요!"하며 반갑게 인사하고 웃으며 가볍게 팔을 치고 "오빠 잠깐만요!"라며 썸남의 머리에서 무엇인가를 떼는 시늉을 (물론 아무것도 없겠지만) 해보자. 용기나 난다면 "오빠 요새 정말 피곤한가 봐요~ 어깨가 완전 돌이네~"하며 어깨를 주물러주고 "오빠 남자도 관리해야 하는 거 알아 몰라!?"하면서 핸드크림을 발라줄 수도 있다. 먼저 진하든 아니든 먼저 스킨십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겠지만 그 효과만큼은 확실하니 용기를 내서 시도해보자. 

또한 스킨십을 먼저 한다는 건 단순히 친분을 쌓는 것 외에도 주도권을 먼저 가져간다는 의미가 있다는 걸 기억해두자.



본래 스킨십은 언제나 관계를 리드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먼저 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악수가 그렇다.) 아무리 사소한 스킨십이라도 상대보다 먼저 스킨십을 시도한다는 것은 많은 의미가 담겨있으며 이는 둘 사이의 관계의 주도권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내 말을 믿고 용기를 내서 먼저 스킨십을 시도해보자. 썸남은 당신을 편하게 생각하면서도 조금씩 당신에게 리드당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노예가 된다는 건 아니다.)  



연락만 하지 말고 유혹을 해라.

오빠와 저를 둘 다 아는 친한 지인이 말하길 요즘 썸남의 태도가 수상하다는 거예요. 자꾸 저를 의식하는 것 같다고... 당시 카톡도 달달했었기에 저는 이제 곧 연인이 되겠구나... 생각을 했죠. 바로님께서 먼저 유혹을 해야 한다고 하셔서 선톡도 많이 했는데... 몇 달을 그렇게 지내더니 얼마 전부터는 뭔가 식은 느낌이에요... 


처음 S양의 사연을 보고 "아니! 이렇게 잘했는데! 대체 왜!?"라는 생각이 들어서 S양이 첨부한 카톡들을 읽어봤다. 아... S양아... 정말 이걸 유혹이라고 한 건가? 가만히 읽다 보니 S양이 말하는 유혹의 포인트는 알겠다. 뜬금없이 인사를 하며 카톡을 시작하고, 썸남이 피곤하다 하면 걱정을 해주고, 과제에 대한 질문을 하고 뭐 그런 거...? 


S양의 의도는 알겠으나 내가 그걸 알아본 건 S양이 "제가 노력을 한다고 했는데..."라고 말을 했기에 알아본 거다. 만약 S양이 그렇게 말을 하지 않았다면 난 그냥 "친한 오빠 동생 사이네?" 했을 것 같다. 분명 썸남과 많은 대화를 나눈 것은 맞다. 그 많은 대화를 S양이 주도했던 것도 맞다! 하지만 이게 어떻게 유혹인가...? 


"오빠 이번 과제 코멘트 좀 부탁해요!", "몸안 좋아 보이시던데 좀 쉬세요~", "오빠는 정말 대단하세요~ 정말 본받고 싶어요."이런 멘트 어느 지점에서 남자가 "으헉?"할만한 포인트가 숨겨져 있다는 건가...? 물론 자연스러운 대화도 좋다. 하지만 이렇게 지나 칠정도로 자연스러워서야... 무슨 유혹이 되겠냔 말이다. 


부끄러워서 대놓고 호감 표현을 하지 못한다면 자연스러운 대화 뒤에 살짝 몇 마디만 붙여보자. "오빠 이번 과제 콘 멘트 좀 부탁해요~ 만약 해주신다면... 제가...?"라며 묘한 뉘앙스를 풍기고 상대가 찰진 드립을 갖다 붙일 수 있는 멘트를 날려도 보고 , "몸 안 좋아 보이시던데 좀 쉬세요~ 다음에 뵐 때 저희 집에 있는 비타민 좀 갖다 드릴게요!"라며 확실히 신경을 쓴다는 표시를 내고  "오빠는 정말 대단하세요~ 오빠 옆에 찰싹 붙어있으면 저도 그 대단함이 옮을 까요?"라며 묘한 뉘앙스를 암시할 수도 있다! 


유혹은 어려운 게 아니다. 상대가 머릿속에서 "응? 이게 무슨 뜻이지? 설마...?"라고 생각하게 만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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