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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Jun 08. 2016

남자 친구가 변한 것 같아 서운한 당신을 위한 충고

감정은 강요할 수가 없는 거다.

예전과 다른 남자친구의 행동에 D양이 많이 서운하고 불안한 건 알겠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예전엔 이러지 않았는데... 데이트 계획도 짜고 달달한 말들도 해주고.."라는 생각을 하며 "혹시... 이제 사랑이 식은 거 아냐...!?"라는 생각에 불안함과 괘씸함이 3대 7의 비율료 믹스된 불쾌한 감정에 잠도 잘 이루지 못할 것이다. D양의 감정은 100%로 공감한다.(나도 똑같은 감정을 많이 느껴봤다!) 하지만 D양의 대처는... 음...

벌써 사랑이 식은 거야?



감정은 강요할 수가 없는 거다.

제 남자친구는 얼마 전에 취업을 했어요... 취준 할 때는 공부를 하며 틈틈이 전화도 많이 하고 카톡도 많이 했었는데 얼마 전 취업을 하면서 갑자기 바빠지더라고요. 바쁜 건 이해하지만 통화시간도 줄고... 애정도 좀 줄어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괜히 불안하고 서운한 맘에 요즘 좀 변한 거 아니냐 연락도 좀 자주 하고 애정표현도 더 자주 해달라고 닦달을 했죠... 


D양에게 취업해서 바쁘니 이해를 하라는 진부한 조언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지금 D양의 행동이 과연 맞는 행동이었는지는 한 번 스스로 따져보도록 하자. 취업 때문에 갑자기 바빠지고 장거리 연애로 뭔가 남자친구의 애정이 느껴지지 않아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이해하지만 바쁘고 지친 남자에게 "예전처럼 사랑해줘!!!"라고 강요하는 게 과연 맞는 걸까?


"예전보다 더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예전만큼만 해달라는 건데 그게 뭐가 문제죠!?"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지금 D양이 남자친구에게 더 해달라고 하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비롯한 모든 감정은 해달란다고 해줄 수가 없는 거다"


내가 D양에게 "D양 저기 있는 물통 좀 건네줄래?"라고 하면 D양은 내게 물통을 건네주겠지만 내가 D양에게 "D양아 날 사랑해줄래?"라고 한다면 D양은 날 사랑할 수 있을까? 너무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D양에게 "이젠 날 미워해줘!!!"라고 소리를 지른다면 D양은 "ㅇㅋ!"라며 미워할 수 있을까?

"어떤 예전의 감정이든 좋다. 지금 당장 예전 감정을 느껴봐라! 당신이 안된다면 당신의 남자친구도 안되는 거다."  


감정은 장인의 손길로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멍하니 있어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그냥 느껴지는 거다.   예전에 남자친구에게 사랑을 받은 D양의 입장에선 "예전처럼 사랑해줘!"라는 말이 단골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는 예전처럼 익혀주세요!"라고 말하는 것만큼 쉬운 말이겠지만 뭐든 예전처럼 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감정만큼은 불가능이다.


남자친구가 D양을 예전처럼 사랑해주길 원한다면 현실적인 해결책은 남자친구에게 맡겨둔 돈을 되찾는 것처럼 "예전만큼 사랑해줘!"라고 할 것이 아니라 남자친구가 예전처럼 D양을 사랑할 수 있게 만들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다.



남자를 닦달하기 전에 남자가 노력하는지를 봐라.

저는 서운한 마음에 닦달을 하다가 한 번은 "넌 바쁘다고 날 신경 쓰지 않으면서 결혼하자고 말만 하는 건 좀 아니지 않아? 내가 외로움과 싸워가면서 널 만나는 거면 내게 어떤 확신을 줘야 하는 거 아냐?"라고 했더니 그날 밤 남자친구가 만취가 돼서는 자기는 그렇게 해줄 수가 없다며 시간 안 뺐을 테니 선이라도 보라고 하더라고요... 대화를 길게 하며 간신히 최악의 사태는 막긴 했는데...


D양의 남자친구가 뜬금없이 선 드립을 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남자친구는 남자친구대로 최대한 D양에게 맞춰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D양은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닦달을 하고 몰아세우니 남자친구는 처음에는 D양에게 맞춰주려고 했다가 결국엔 포기를 해버리는 것이다.


D양이 요구하는 것 또한 간단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예전만큼만 해달라는 거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감정이란 예전처럼 사랑해달란다고 "자~ 지금부터 예전만큼 사랑해줄게 그리고 서비스로 10% 정도 더 사랑해줄게!"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남자친구의 서운한 행동을 마냥 인내할 수밖에 없는 걸까?


여자들은 말한다. "제가 괜히 닦달하는 게 아니에요! 저도 참을 만큼 참았는대도 남자친구가 계속 잘못을 하잖아요!"라고 말이다. 얼핏 들으면 여자가 어마어마하게 인내를 하고 손해를 보는듯하나 여기서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가자. 일단 여자들이 말하는 남자의 잘못이 정말 잘못일까? D양의 상황을 예로 들자면 바빠서 연락을 못하는 게 그렇게 잘못인가? 물론 잘못일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넘어갈 수도 있다!


남자가 바쁘면 그럴 수도 있으니 여자가 참으라는게 아니다. 다만 여자들이 생각하는 남자의 잘못이 객관적으로 비난을 받아야 할 잘못은 아니라는 거다. 그러니 앞으로는 남자친구가 잘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서운한 거라 생각하자.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말하는 거다. "자기야... 요즘 자기한테 연락이 줄어서 나 너무 서운해요..."라고 말이다.


앞서 나는 많은 표현 방법에 대해 소개를 했다. "자기가 이렇게 하니까 내가 너무 서운해요 그러지 마요"라며 서운한 감정을 8살 어린아이처럼 애교를 섞어가며 솔직하게 이야기를 한다던가 "자기만 잘못한 거 아닌데... 내가 지금 삐질 것 같아서 그러는데 자기야 미안하고 사랑해요!라고 해주면 안 될까?"라며 원하는 표현을 솔직히 말해고 엎드려 절 받기 식으로라도 이끌어 내고, "자기를 믿지만 요즘 너무 서운하고 불안한데... 내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라며 남자친구에게 자기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돌이켜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을 통해 남자친구가 확 변할 수도 있지만 크게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남자친구가 당신이 원하는 만큼 변했느냐가 아니라 당신이 노력하는 것처럼 노력을 하려고 하느냐이다. D양이 노력을 했을 때 조금이라도 노력을 하려고 한다면 일단 그 관계는 지속하는 것이 맞고 D양이 인내를 갖고 노력을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거다.


남자친구의 변화가 달팽이가 마라톤 하는 것처럼 더딜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변화한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고 무엇보다 변화를 하려고 노력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아직 D양을 사랑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나름 노력을 하며 변하려는 남자친구를 닦달하기보다 남자친구의 작은 변화도 칭찬을 하며 남자친구가 D양이 좋아하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더욱 격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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