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줄 사람은 없다.
연애를 망치는 이유는 단순하다. "모든 것을 내 기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내 기준으로 생각하니 상대가 이해될 리가 없고 대체 왜 내 기준대로 되지 않냐며 상대를 들볶다 보니 "우린 아무래도 맞질 않나 봐..."라는 말과 함께 이별통보를 받게 되는 거다.
문제는 자아 중심적인 연애로 연애를 망쳐놓고 남자친구를 잡는 것조차 자아 중심적으로 행동한다는 거다. K양을 비롯한 이별녀들아 가만히 생각해봐라. 그대들이 계획하고 있는 재회의 방법은 과연 남자친구의 입장에서도 생각을 해본 방법인가?
다른 이별녀들처럼 연락 문제로 저희 커플도 많이 싸웠어요... 결국 남자친구는 참지 못하고 이별을 고했고요... 매달려봤지만 뭐... 결국 붙잡지도 못했네요... 친구들은 그래요... 남자친구가 저를 정말 사랑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저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했을 거라고...
연애에 관한 감성적인 몇몇의 글귀들은 듣기에는 달 콤지만 막상 현실에 적용해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정말 사랑했다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줬을 것이다"라... 이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하루에도 몇 번씩 볶아대고, 사소한 일조차 의심을 하고, 남자친구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어떤 남자가 사랑해줄 수 있단 말인가? 물론 K양은 "그건 남자친구가..."라며 여러 이유를 말하겠지만 어떤 사연이 있든 먼저 생각해봐라.
"본인이 남자친구에게 보여준 모습이 과연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던가?"
혹시 아직도 "그래도 사랑한다면 이해해줄 수 있지 않나요...?"라는 생각이 드는가? 그렇다면 당신에게 이렇게 묻고 싶다. "그렇다면 왜 당신은 연락이 줄어든 남자친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지 않았는가?"
누구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줄 수는 없는 거다. 당신이 연락이 줄어든 남자친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줄 수 없었던 것처럼 남자친구는 이런저런 이유로 닦달하는 당신을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었던 거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생각해야 한다. "지금 내가 하려는 행동은 사랑스러운 행동인가?"
물론 이쯤 당신의 입에선 "남자친구가 먼저 잘못한 건데..."라는 말이 새어나오고 있을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 남자친구가 먼저 잘못했다! 그리고 그때 당신에게도 이별통보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당신은 하지 않았고 남자친구는 기회가 왔을 때 했을 뿐이다.
사랑한다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줬을 거다? 이런 X소리가!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거다. 상대가 당신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고 해서 당신의 닦달이 사랑스러워 보이는 게 아니다. 사랑스러운 행동을 해라, 도저히 그렇게 못하겠다면 이별을 준비해라.
제가 힘들어하니까 남자친구가 당분간은 친한 친구로 지내자고 하더라고요... 바로님께서도 일단은 친하게 지내는 게 좋다고 해서 저도 알았다고 했죠... 근데 친구로 지낸다는 게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더군요... 다른 여자들과 환하게 웃으며 대화를 하고... 그러다 저를 만나면 또 상냥하게 대해주고... 절 가지고 노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K양의 말이 맞다. 나는 거의 대부분의 재회상담글에 일단 남자친구와 편해지는 것에 집중하라고 조언을 했다. 대부분의 경우 이미 남자친구는 여자친구라는 존재에 질려버린 경우가 많으므로 일단은 당신을 끔찍한 존재가 아닌 그저 그런 정도의 편한 상대로 인식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재회를 위한 준비로 자신의 삶에 열중하며 남자친구에게 편하게 다가가라고 조언을 하는 거다. 중요한 건 실제로 자신의 일에 집중하면서 남자친구를 편하게 대하라는 뜻이지 편한 척, 이제는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라는 게 아니다. 연기력이라곤 아이돌의 발연기만도 못하면서 매달리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아내며 친구 코스프레를 하는 게 정말 남자친구에게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나의 재회상담 중 10건 중 1~2건 정도가 재회에 실패하는데 그녀들이 재회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속으론 남자친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싶으면서 어금니를 꽉 깨물고 괜찮은 척 연기를 하다 얼마 못가 감정이 폭발해버리곤 눈물 콧물을 쏟아내며 남자친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버리니 남자친구는 깜짝 놀라 도망가버리는 거다.
정말 재회를 원한다면 제일 먼저 당신의 감정부터 조절을 해라. 이 상황에 오게 된 것은 결국 당신이 감정조절을 잘하지 못해서이지 않은가? 연애 중에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화를 내고 이별하고 나서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 매달리고! 더 이상 실수를 하고 싶지 않다면 감정조절을 하는 것에 시간을 투자해라.
남자친구 생각이 안 날 때까지 조깅을 하거나 공부나 일에 미친 듯 몰두를 해보며 예민할 대로 예민해진 당신의 감정을 달래라. 그리고 남자친구 앞에서 웃으며 인사말을 건네자. 이게 재회의 시작이다.
지금 계획은 친구로 지내다가 한 한 달쯤 후에 제 마음을 전달하려고 해요. 그동안 내가 잘못했고 난 오빠뿐이다... 내가 더 잘하겠다... 우리가 사귈 때 좋지 않았냐... 뭐 이렇게 할까 하는데... 바로님이 보시기에는 어떠세요?
K양을 비롯해 재회를 바라는 여자들의 재회 플랜에는 가장 중요한 게 빠졌다. 그것은 바로 "남자친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이다. 남자친구는 K양에게 질려서 이별통보를 했다. 그런 남자친구가 K양의 진심 어린 반성과 설득이 통할까?
K양이 뭐라고 하든 남자친구는 "이래 봐야 또 그럴 거야..."라고 생각할 뿐이다. 남자친구는 K양의 마음과 전혀 다르다. K양은 재회를 간절히 바라지만 남자친구는 이별 후의 여유가 꿀처럼 달콤할 것이다. 그런 남자친구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먹이며 다시 사귀자고 말하다니... 갓 전역한 군인에게 다시 입대하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남자친구의 마음을 돌리려고 하지 마라. 남자친구는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 가고 싶지 않기에 이별을 말한 거다. 그렇다면 남자친구가 원하는 건 뭘까? 당신의 남자들이 원하는 건 하나다.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설렘!"
재회를 원한다면 남자에게 매달리지 마라. 스스로 감정을 추스르고 남자친구가 당신에게 반했던 그 모습과 그 태도로 남자친구를 다시 유혹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