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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Oct 21. 2016

이별통보를 받은 후 올바른 행동수칙 3단계

답을 재촉한다고 편해지는 게 아니다.

지금 H양이 하는 행동은 분명 긍정적인 피드백을 이끌어 낼 수도 있겠지만 그만한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다. 헤어지자마자 매달린 것을 이후에 후회하듯 지금처럼 배수의 진을 쳤다가 나중에 "그러지 말걸..."하는 후회가 생길 수도 있으니 일단은 멈춰라. 그리고 밝게 웃는 연습부터 하자.



답을 재촉한다고 편해지는 게 아니다.

남자 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고,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매달려 버렸네요... 그럴수록 남자 친구는 저에게 질려했고 제가 뭔가 말을 하려고 찾아가면 남자 친구는 저를 피하면서 그나마 있던 정도 다 떨어진 것 같아요. 그러다 남자 친구를 붙잡는 편지를 써서 남자 친구에게 줬는데... 기다렸어야 했지만 그걸 못 참고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가 생각은 해봤냐고 물었어요... 


헤어지자는 남자 친구에게 매달리고 답을 재촉할 수밖에 없었던 H양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당장 이별의 아픔으로 힘이든 H양의 입장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이 아픔을 없애고 싶고, 혹시나 이대로 끝은 아닐까 겁이 났기에 하루가 멀다 하고 남자 친구에게 매달리고 대답을 재촉했을 것이다. 그래, 그런 H양의 마음은 알겠지만 재회라는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H양의 행동이 과연 긍정적이었을까? 


단순히 매달리면 질린다는 얘기를 하기 전에, 논리적으로 따져보자. 어떤 이유로든  헤어지자는 남자 친구에게 막무가내로 매달린다고 남자 친구의 생각이 갑자기 달라질까? 또 헤어지자는 남자 친구에게 대뜸 다시 만나자는 편지를 줘놓고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가 "생각은 해봤어? 편지에 대한 답을 줘야지..."라고 말하는 건 재회를 간절히 원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닦달일 뿐이지 않을까? 


무엇보다 H양의 행동이 아쉬운 건 H양의 모든 행동이 오로지 H양이 이별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데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거다. 남자 친구의 감정, 서로의 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반성, 재회를 위한 나름의 플랜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고, "나 힘들어", "내가 잘한다니까?", "왜 대답이 없어?" 뿐인 점이 이해는 되지만 참 안타깝다. 


조급해하고 대답을 재촉하지 마라.

H양의 감정을 밀어붙이면 붙일수록 상대방은 반발심만 생길 뿐이다.  



배수의 진은 위험하다.

더 이상 저도 힘들고 남자 친구도 저에게 정이 떨어졌음이 분명한 것 같아 마음을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이제 정리를 하겠다고 말을 했어요... 그런데 제 입에서 정리하겠다는 말이 나오니까 남자 친구가 당황을 했나 보더라고요... 저와 친한 지인에게 이 얘기를 하면서 뭘 어떡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토로했다네요.. 자기의 상황도 상황이고 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긴 하지만... 이별 과정에서 제가 닦달했던 모습에서 정이 많이 떨어졌다고... 


H양의 행동은 분명 남자 친구에게 효과가 있었다. 계속 매달리던 사람이 갑자기 정리하겠다고 하니 "어?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게 한 건 잘한 거다. 다만 H양이 "앞으로 이렇게 단호하게 정리한 것처럼 행동하면 돌아올 확률이 조금은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생각하는 건 위험한 생각이다.

 

지금 당장에는 갑자기 정리하겠다고 하는 H양이 낯설고 당황스럽겠지만 H양이 계속 단호하게만 나간다면 남자 친구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아쉽지만 어쩌겠어... 난 상황도 안 좋은걸... 그리고 H양 닦달할 때 정말 정떨어지긴 했지..."라며 생각을 확실히 정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거다. 


물론 여기서 H양이 끝까지 단호함으로 밀고 나간다면 술 마시다 문득 생각이 나서 연락을 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단호한 척하는 쪽이 먼저 무너지기 쉽다. 남자 친구의 입장에서는 먼저 정리를 하고 헤어지자고 말한 상황이니 정리가 빠르겠지만 매달리다 정리하는 척을 한 H양 입장에서는 계속 남자 친구의 눈치를 보게 되고 남자 친구가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뭐야? 정말 헤어지는 거야!?"라며 또다시 급격하게 무너지며 매달리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될 확률이 높다. 


"나도 이제 완전히 정리했어!"라는 배수의 진을 치려면 확실히 상대방에 대한 마음을 정리한 후 정말 헤어지겠다는 생각으로 해라. 괜히 어설프게 "이렇게 하면 남자 친구가 돌아오겠지? 아마 그럴 거야!"라는 식으로 접근했다가는 정리했다고 똥폼 부리다가 더 추하게 매달리는 꼴을 당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때론 능구렁이처럼 넘어가는 것도 답이다.

얼마 전에 우연히 마주쳤는데 남자 친구가 저를 발견하고 휙 등을 돌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바로 돌아서 나와버렸어요... 마음이 아프고 궁금증도 생기고 그러네요... 지인들 말로는 남자 친구는 자기 맘을 잘 모르겠다는데... 남자 친구가 돌아올까요? 정말 돌아왔으면 좋겠는데... 이대로 계속 단호하게 하는 게 맞을까요? 


여자들이 질색하는 행동이지만 남자들에게는 잘 통하는 방법이 바로 능구렁이처럼 넘어가는 거다. 여자들은 남자가 잘못해놓고 다음날 아무렇지 않은 듯 "자기야~"하면서 다가오는 것을 자기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부정적으로 반응하지만 남자는 매우 잘 통한다. 


물론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다 해놓고 "자기야~"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남자 친구를 만났을 때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건 어렵지 않다. 남자 친구가 나를 보고 피해 가는 건 꼭 내가 싫어서가 아니라 어색해서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때 H양이 남자 친구의 어깨를 툭 치면서 "밥은 먹었어~?"라며 인사말을 건네고 지나가 보자. 


앞서 말했듯 단호한 모습만 보여주는 건 리스크가 많다. 이럴 때에는 일단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는 데에 집중하는 게 맞다. 그래야 애매한 감정으로 헷갈려하는 남자 친구를 은근슬쩍 H양 쪽으로 이끌 수 있는 거다. 

헤어지기로 했다고 이별 증명서에 사인한 건 아니지 않은가?


일단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라.

재회의 시작은 분위기 조성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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