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에게 진심어린 관심을 갖자.
서울의 모 대학교에 다니는 K군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상하게도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만은 인사말 조차 꺼내질 못한다. 그렇다고 K군이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냐? 그건 또 아니다. K군은 현재 과대이며 지인들 사이에서도 재미있는 친구로 통하고, 심지어 가뭄에 콩 나듯 이긴 하지만 과행사중 몰래 K군에게 고백을 하는 여자 후배도 있었다! 그런 K군이 어째서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안녕?" 이 한마디를 할 수가 없었던 걸까?
K군에게 부족했던 건 자신감이 아니다. 자신감이 부족했다면 K군은 과대라는 직책을 맡을 수도 없었을 것이며 친구들 사이에서도 아싸 취급을 받지 않았을까? 내가 볼 때 K군에게 부족했던 건 자신감이 아닌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다.
당신, 혹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나? 그렇다면 "상대를 어떻게 꼬실까...?"하는 생각을 하기 전에 상대에 대한 관심을 먼저 가져라,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니 말이다.
예수가 태어나기 100년 전에 유명한 로마의 시인 푸블리우스 시루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갖는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2-1. 어디서나 환영받는 비결 中
당신이 좋아하는 이성 앞에서 56k 모뎀으로 유튜브를 재생한 것 마냥 버퍼링에 걸리고 덜덜 떠는 이유는 아직 상대와 당신 사이는 아무 사이도 아닌데 당신 혼자만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당신이 기말고사에서 전혀 공부하지 않은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당황하고 막막함을 느끼는 것처럼, 상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마냥 유혹을 하자니, 그 누가 긴장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니 앞으로 어떤 사람에게 호감을 느꼈다면 다짜고짜 "나! 너 좋아해! 사랑 사귀자!"라며 고백을 준비하기보다"XX 씨는 어떤 음식을 먹으면 가장 행복해요?", "언제쯤 가장 한가해요?", "주말에 뭘 제일하고 싶어요~?" 등등의 질문들로 상대에 한 관심을 표현해보자.
당신이 표현한 건 단순한 관심일 뿐이지만 상대는 당신의 관심에 대해서 어떠한 반응을 할 것이고 그로 인해 당신은 생각보다 많은 상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관심 표현을 통해 당신과 상대는 당신이 침대에 누워 마냥 핸드폰을 보며 상대의 연락을 기다렸을 때보다 훨씬 더 빨리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이쯤 되면... 속으로.. "유혹보다 관심을 갖는 건 좋은 것 같은데... 그래도 난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떨리던데..."라고 웅얼거릴 사람들이 있을 거다. 그렇다면 어떻게 상대 앞에서 덜덜 떨지 않고 진심 어린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그에 대해서는 40년간 전 세계를 돌며 순회공연을 다닌 마술의 황제 하워드 더스턴의 성공 비결을 통해 배워보자.
게다가 그는 사람들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까지 갖추고 있었다. 그는 많은 마술사들이 관객을 바라보면서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 했다. '그래, 오늘도 풋내기, 촌뜨기들이 많이 왔군, 저런 녀석들 속이기야 식은 죽 먹기지.' 그러나 더스턴은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그는 매 공연마다 무대에 오르면서 속으로 '나를 보러 와 준 사람들이 있다니 정말 고마운 일이야. 저들이야말로 내가 즐거운 일을 하면서 살 수 있게 해 준 사람들이지.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멋진 공연을 선보여야지.' 그는 무대 위에 오를 때 스스로 이렇게 되뇐다고 했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2-1. 어디서나 환영받는 비결 中
누군가를 유혹하고 싶나? 그렇다면 상대를 '유혹해야 할 대상', '정복해야 할 대상', '기필코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대상' 등등 당신이 소유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말고 진심으로 '즐거운 대화를 나눌 파트너'라고 생각하자.
나는 그동안 수많은 유혹자들과 함께해 보았다. 그들의 외모는 빛이 나고 그들의 스타일은 남루한 나와 비할게 아니었지만 적어도 이성과의 대화면에서 내가 그들보다 앞섰던 이유는 나는 이성을 대할 때 그들처럼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즐겁게 대화를 나눌 파트너'로 생각했다.
일단 이성을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닌 '즐겁게 대화를 나눌 파트너'로 여기고 나니 나는 그들처럼 긴장하고 멘트 하나하나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고, 상대가 너무 예쁘거나 너무 까칠하게 나온다고 해도 난 긴장할 이유가 없었다. 내가 그녀 앞에 있는 이유는 그녀를 유혹할 목적이 아닌 그저 대화만 나눌 뿐이니 말이다.
모든 긴장은 과한 욕심에서 시작하는 거다. 상대를 유혹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일단은 진심 어린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나눠라, 그리고 당신의 모습에서 상대가 호감을 느끼고 당신에게 다가온다면 유혹은 그때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