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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Feb 07. 2017

대한민국 남자 친구들이 반성해야 할 세 가지

연애를 쉽게 생각하지 말자.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내게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의 80%는 '여자'다. "제 남자 친구는 왜 이러는 걸까요?", "남자 친구를 잡고 싶어요.", "제가 뭘 잘못한 건가요?"등의 사연을 받다 보니, 사연녀들이 좀 더 현명한 연애를 하길 바라는 맘에 남자의 잘못 보다는 여자의 잘못에 포커스를 맞춘 게 사실이다. 그렇게 4년...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여자들의 하소연을 듣다 보면 나도 남자지만...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동안 매일 여자들에게 "당신이 잘못한 거야!"라고 말했으니 오늘은 나를 비롯한 대한민국 남자 친구들이 반성을 해보자.   



연애를 쉽게 생각하지 말자.

대한민국의 남자 친구들이 하나 명심해야 하는 건, 연애를 바라보는 자세가 남자와 여자는 전혀 다르다는 거다. 남자든 여자든 처음에는 "괜찮은 사람이니까"라며 조금은 가볍게 연애를 시작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여자들은 남자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당신과의 관계를 중요시 여기고, 또 많이 기대기 시작하며 자신의 인생설계 제일 꼭대기에 당신의 이름을 세겨넣는다. 


명심해라. 당신은 기분이 좋으니까, 또 여자 친구의 기분을 좋게 해 줄 생각으로 내뱉는 멘트들을 그녀들은 단순히 듣기 좋은 립서비스가 아닌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구두계약으로 여긴다. 


아무리 들어봐도 처음부터 그다지 여자를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가능성이 그다지 없어 보이는데도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바로님 오빠가 결혼하자고 했었는데요?", "저 같은 여자는 처음이라고 그랬었어요.", "사랑한다는 말이 처음이래요"라고 말하는 그녀들을 보고 있으면 참... 해줄 말이 없다. 


당신의 목적이 무엇이었든,

유혹에 성공하고 커플 라이프에 입성을 했다면

여자는 당신과의 미래를 그리기 시작한다는 걸 꼭 기억하자.  



연애도 일이다.

연애를 시작하고 시간이 적당히 흐르면 남자의 입에서 "사랑해"라는 말보다 더 많이 아니 매일 나오는 말이 있다. 그래 바로 "바빠서"다. 회사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정신도 없어 죽겠는데 맨날 왜 연락이 없냐고 불만을 터뜨리는 여자 친구를 보고 있으면 솔직히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고 왜 날 이해 못해주나 화도 나기도 한다. 


그래, 이해도 된다. 일을 힘들게 해야 데이트 비용도 나오는 거고 결혼자금도 마련하는 건데 그런 건 하나도 생각 안 하고 마냥 연락 가지고 뭐라 하고 데이트 못한다고 징징거리는 여자 친구가 어떻게 좋게 보이겠나? 


하지만 우리 생각을 바꾸자.

연애도 일이다. 


당신이 어떤 프로젝트를 맡았다고 해서 상사가 당신 상황 봐주면서 일을 주는 건 아니지 않은가? 솔직히 야근에 절어서 기절 일보직전에 상사가 "이대리 이것 좀~"한다고 해서 당신이 "과장님 제가 바빠서요"라고 말해본 적 있는가? 


회식도 일이라며 억지로 술 마시고 머리에 넥타이 매고 부장님의 듣기 싫은 노래에 맞춰 탬버린도 흔들면서 왜 연락 좀 자주 해달라는 여자 친구에게는 어떻게 그렇게 당당히 바쁘다고 말하는가. 


일은 다 때려치우고 딩가 딩가 연애만 하라는 건 아니다.

바쁘면 하루 종일 연락이 안 될 수도 있고, 한 달간 못 볼 수도 있는 거다.

하지만 여자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어떤 대안은 제시해줘야 하지 않을까?


"너무 바빠서 미치겠어 ㅠ_ㅠ"라는 짧은 카톡과

야근 끝나고 잠깐 들르는 정성만 있어도 여자 친구의 원성은 많이 잦아들 것이다. 


연애도 프로젝트다.

"당신과 인생을 함께 할 배우자를 만드는 프로젝트"  



너 편한대로 헤어지지 마라.

트러블이 극으로 치닫게 되면 남자의 머릿속에서는 이런 생각이 피어오른다.

"이렇게 연애하느니 헤어지는 게 서로를 위한 게 아닐까?"

결단코 아니다. 서로를 위한 게 아니라 그냥 당신 자신을 위한 거다. 


여자가 짜증내고 화를 내는 건 "너 따위 남자 친구 필요 없어!"가 아니라 "나한테 더 관심을 가져줘!"인데 여기서 당신이 "서로를 위해 헤어지자..."라고 말을 하는 건 장난감 사달라고 징징대는 아기한테 "그럼 부잣집으로 입양 가시던가"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다. 


당신이 못난 거 다 알면서 나 좀 더 이뻐해 달라고 떼쓰는 여자 친구에게 '서로를 위해'라는 어이없는 말로 능욕하지 마라. 당신이 말하지 않아도 당신이 미래의 남편으로써 부적합하다고 생각되면 여자가 알아서 조용히 떠날 것이다.   


당신이 해야 하는 건 당신이 여자 친구를 처음 유혹할 때 속삭였단 구두계약을 실천하는 것이다. 실천하기 어려우면 노력이라도 해라. 평가는 여자가 하는 거고 이별도 여자가 알아서 할 것이다. 


뭔가 불합리하다고 느껴지겠지만 아니다 합리적인 것이다.


최고 품질! 평생 as!라고 소비자를 현혹해놓고 소비자가 불만을 제기한다고 대뜸 "환불해줄게 됐지?"라고 말하는 게 불합리다. 당신이 말한 게 있으면 그걸 끝까지 지키려고 하는 게 합리적인 것 아닐까? 당당히 환불해주려면 그녀가 당신에게 쏟았던 시간과 노력도 함께 환불해줘라. 그럴 수 없다면 끝까지 노력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줘라. 이건 멋있는 게 아니라 당연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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