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만 하고 있으면 썸은 끝난다.
오늘은 유독 제목을 짓기가 너무 어려웠다... 꼭 다루고 싶은 사연이 3개인데... (밀려서... 는 비밀...?) 이것을 하나로 묶을 만한 제목이 없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사연을 읽고 또 읽었다. 그래서 결론이 이거다. '잘 나가던 관계도 망칠 수 있는 3가지 실수' 항상 말하지만 관계는 결코 큰 일 때문에 망가지지 않는다. 정말 작은 일이 이리저리 엉키고 꼬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엉망이 되고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오늘은 그 작은 디테일을 놓쳐서 이미 썸을 망친 혹은 망치기 일보 직전인 사연들을 통해 당신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에 대해 고민해보자.
요즘 저는 띠동갑의 상사와 썸을 타고 있어요... 그래서 몇 달째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하고 있긴 하지만 전혀 진척이 없네요. 그분께서는 남자 친구 생기면 꼭 자기에게 소개해달라고 그러고... 제가 돌려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니까 그분이 나이 차이가 무슨 상관이냐고 좋으면 적극적으로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 놓고 저같이 어린 여자는 동생 같다고 하시고...
- 띠동갑의 남자의 주변에서 관찰만 하고 있는 B양
에... 솔직히... 이 정도면 뭐... 말 다한 거 아닌가? 이미 주변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상태고 반 연인처럼 지내고 있으면서 뭐가 문제인가? B양 입장에서는 남자의 마음을 모른다고 하지만 사실은 모르는 게 아니라 확인하기를 너무 두려워하는 것 아닐까? 남자 쪽에서 "나이 차이가 무슨 상관이야~ 적극적으로 해봐!"라고 말을 하면서 그 대상이 자신이라는 것조차 몰랐을까?
물론 남자가 멋있게 먼저 다가가는 것이 정석이긴 하지만... 상황을 조금만 따져보자. 12살 많은 사람과 12살 어린 사람 중 둘 중에 누가 더 부담스러울까? B양 입장에서는 충분히 표현을 많이 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12살이나 많은 그것도 상사가 먼저 고백을 하는 건 무게의 차이가 너무 크다.
고민만 하고 있지 말고 좀 더 다가가 보자. 지금 B양은 뭘 해도 귀여울 나이가 아닌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영화 '스물'에서 이유비가 맡은 소희라는 캐릭터를 떠올려보자. 오빠의 친구에게 적극적으로 대시를 하는 소희에게 어떤 남자가 무너지지 않겠는가? 너무 많은 생각을 하려고 하지 마라. 지금 B양의 나이에는 어른인척 하는 것보다 오히려 순수하고 발랄한 모습이 더 잘 어울린다.
띠동갑 아저씨 거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고 심장을 부여잡고 심쿵만 하지 말고 아저씨의 손을 낚아채 팔짱을 끼면서 "오빠! 오빠도 지금 심쿵 하죠!?"라고 당돌하게 말해보자. B양의 그 아저씨와 비슷한 연배로써 말하는 거지만 상상만 해도 화끈 후끈이다. 용기를 내라 아저씨라고 어린 여자에게 그렇게 잘해주는 거 아니다. (나이를 먹나 안 먹나 남자가 다 거기서 거기지 뭐!) 상대의 속마음을 확실히 알고 싶다면 가만히 앉아있지 말고 그 아저씨의 말처럼 적극적으로 대시를 해보는 거다. 그래야 마음을 알 수 있지!
우연히 친구의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한 오빠를 알게 되었어요. 갑작스러운 조인이었지만 뭔가 통한다고 할까요? 그날 술도 많이 마셨지만 서로 좋은 감정을 갖고 자리를 파했죠. 다음날 지인을 통해 그 오빠가 제게 관심이 있는 것 같다는 얘기도 듣고 오빠한테 먼저 연락도 왔었어요.
그래서 만나기로 했는데 오빠가 갑작스레 일이 생겨 나오지 못했고 저는 그때 그 오빠들이랑 술을 먹다가 취해버린 거예요. 이 얘기를 듣고 그 오빠는 매번 술 조절을 못하는 것 같다고 제 지인에게 말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갑자기 연락이 싸늘....ㅠ_ㅠ
- 술 조절 실패로 썸이 망해버린 Y양
Y양은 술 조절을 못해서 분위기가 깨졌다고 하지만 사실은 신뢰도에 문제가 생긴 거다. 남자는 웃긴 게 자기랑 마실 때 취하는 건 괜찮은데 자기가 없는 자리에서 취하는 여자는 극혐 한다. (남자인 내가 생각해봐도 모순적...) 이는 단순히 술에 잘 취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 외에도 쉽게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날은 Y양이 술에 취하지 않았어도 썸남은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 처음 보고 서로 찌릿하고 통했음에도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다른 남자(자기 친구라도 다른 남자는 다른 남자다)와 술을 마시는걸 곱게 볼 남자는 흔치 않다. 이렇게 초반에 신뢰도에 금이 가면 썸남은 Y양을 쉬운 여자로 단정 짓고 싹 돌아설 것이다.
그렇다고 끝일까? 난 아니라고 본다. 앞서 말한 대로 남자는 모순적이다. 남에게 쉬워 보이는 건 극혐이면서 또 자기에게 쉬워 보이는 건 '호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Y양이 정 썸남을 잡고 싶다면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술자리를 마련한 다음 썸남 옆에 딱 달라붙어서 강력한 호감 표시를 해보자. 방금까지 싸늘했던 썸남의 마음이 봄눈 녹듯 사르르 녹아버릴 것이다.
사귄 이 얼마 안 되고 나서부터 계속 싸우네요... 저는 제 성격 상 가식이나 혼자 토라져서 기분 나쁘다고 티 내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저는 늘 남자 친구에게 직설적으로 항상 말하곤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 행동이나 말을 제 의도에 관계없이 자신 뜻대로 해석을 하더군요.
- 대쪽 같은 연애를 하는 L양
팩트만 따지자면 문제는 남자 쪽이 많다. L양이 분명 싫다고 했음에도 지나친 장난으로 L양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은 잘못이다. 하지만 난 L양의 사연을 보는 게 너무 불편했다. 연애는 설득과 타협의 무한 반복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L양은 모든 것을 L양을 기준으로 삼고 남자 친구를 L양의 방식에 맞추려고만 하고 있지 않은가?
L양이 직설적으로 말하는 게 좋을지 몰라도 남자 친구는 돌려 말하는 스타일 일수도 있는 거고 이렇게 서로 스타일이 달라 오해가 빚어질 수도 있는 것을 L양은 오로지 남자 친구의 탓만 하고 있다. L양의 눈에는 자기가 잘못해놓고 뻔뻔하게 모른척하는 남자 친구로 밖에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남자 친구의 잘못에 비해 L양의 짜증과 비난이 심해서 남자 친구 또한 L양만큼 상처를 받은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왜 남자 친구는 저렇게 행동하지?" 라며 남자 친구를 L양의 잣대로 평가하며 나쁜 사람 혹은 이상한 사람이라고 단정 짓지 마라. NLP의 대전제 중에는 "모든 행동의 기저에는 긍정적인 의도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L양의 기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도 남자 친구의 입장에서는 어떤 긍정적인 의도가 있을 수 있는 거다. 그렇다고 상대의 행동을 모두 받아줘야 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상대방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 것에 대해 비난과 짜증을 내기보다 상대방의 행동에 분명히 긍정적인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전제를 하고 열린 마음으로 왜 남자 친구가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부드럽게 이야기해보자. 물론 한 번에는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대화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L양과 남자 친구는 더욱 서로를 신뢰하게 되고 믿음이 두터워지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