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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May 14. 2017

계산적인 남자 친구 나를 사랑하는 게 맞을까?

비밀연애는 자연스럽게 들켜라.

지금 K양은 스스로는 큰 문제를 느끼지 않고 있지만 주변에서 "네가 뭐가 아쉬워서 그런 걸 이해해줘!"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사실 이해라는 건 어떠한 기준이 있는 게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기준이 되는 것이다. 또한 내가 남보다 이해의 범위가 넓은 건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장점이니 주변의 이야기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도록 하자. 다만... K양 스스로도 이걸 이해하는 게 맞는 건지 애매한 몇 가지 상황이 있는 것 같은데 이것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자.



비밀연애는 자연스럽게 들켜라.

남자 친구와는 CC인데 남자 친구 구는 저희가 사귀는 걸 공개하기를 꺼려하더라고요. 일단은 비밀로 하되 누가 물어보면 "우리 원래 사귀는 사이였는데 몰랐어?" 뭐 이렇게 자연스럽게 알리자고 하길래 알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한 번은 둘이 오붓하게 있다가 둘 다 아는 지인을 만났는데 갑자기 절 모른 척? 하더라고요. 언제는 자연스럽게 들키자더니... 


항상 말하지만 비밀연애는 이유를 불문하고 하지 않는 게 좋다. 간혹 소속 집 단안의 소문이 무서워 여자 쪽에서 비밀연애를 제안하기도 하는데 어떤 이유에서든 시간이 지나면 비밀연애는 여자 쪽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남자 쪽에서 비밀연애를 요구할 경우 크게 마음이 없다면 단호하게 거부하는 편이 낫고, 이미 마음이 많이 가 있어서 남자의 비밀연애 제안을 거부할 수 없다면 일단 비밀연애를 받아들이되 빠른 시일 내에 남들에게 들키도록 하자. 


K양의 경우 고작? CC면서 비밀연애를 할 필요가 없으며, K양이 찝찝해하는 몇 가지 부분을 고려해봤을 때, K양 커플의 비밀연애는 불필요하며 훗날 K양의 속을 문 들어지게 할 가능성이 많다. 이때 많은 여자들은 남자 친구에게 "빨리 사람들에게 공개해!"라고 닦달을 하거나 남자에게 말없이 지인들에게 공개를 해버리곤 하는데 굳이 악역을 자처하지는 말자. 


뭐하러 닦달을 하고, 뭐하러 남자 친구에게 트집 잡힐 행동을 하나? 그냥 들키면 되지! K양의 경우였다면 지인과 마주쳤을 때 남자 친구가 모른 척하기 전에 "오빠!"하며 지인을 못 본 척 팔짱을 꼈으면 K양이 바란대로 자연스럽게 관계가 드러났을 것이다.  



남자는 사랑하는 만큼 돈을 쓴다. 단! 소득 수준 안에서!

사귄 지 2주가 안 돼서 남자 친구가 고민이 있다고 하더니 요즘 쪼끔 사정이 안 좋다고 더치페이는 아니지만 밥을 사면 커피 사는 정도만 보태달라고 하더라고요. 물론 저도 막 얻어먹길 바라는 여자는 아이예요; 남자 친구가 말없이 계속 계산하길래... 또 아는 오빠가 말하길 남자가 계산하면 가만히 있는 거라고도 해서 그랬던 건데... 보태는 게 아깝다고는 생각지는 않았지만 기분은 좀 그렇더라고요... 내심 저도 앞으로는 오빠가 싫다고 해도 보태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인들은 데이트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 대놓고 그런 말을 한건 저를 많이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데... 평소 지인들에게 계산적이라는 평을 듣는 남자 친구라... 괜히 더 우울해져요... 


이 부분은 K양의 서운함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조금은 조심스레 다가가자. 정말로 남자 친구의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주위에서 말하는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는 만큼 돈을 쓴다!"라는 말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하나 그 기준은 절대적인 돈의 액수가 아닌 소득 수준에 따른 액수로 봐야 하는 게 맞다. 


K양이 돈을 보태려고 생각을 했었다면 생각대로 돈을 보태자. 하지만 자꾸만 "혹시 남자 친구가 날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돈을 아까워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면 이렇게 해보자. 


데이트 중 조금 저렴한 식사를 하고 길을 가다 액세서리 노점이 보인다면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남자 친구에게 사달라고 해보자. 정말로 사정이 좋지 않아 데이트 비용 분담을 요구했다면 그 액세서리가 K양에게 얼마나 어울리는지에 집중을 하며 흔쾌히 사줄 것이고, K양의 예상이 맞다면 "너 머리띠 많잖아"라고 하거나 탐탁지 않은 눈치를 줄 것이다. (에.... 그래도 돈만원짜리 가지고 그럴까? 정말 그렇다면...)  



자존심보다는 감정에 솔직해지자.

사실 다른 건 다 그러려니 했어요... 그런데 며칠 전 그날에 데이트를 했는데 통증이 너무 심해서 너무 힘들더라고요... 아무래도 약을 먹어야 할 것 같단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남자 친구가 그렇게 힘들면 집에 가서 쉬라며 버스정류장을 데려가더라고요...(그날이고 생리통 때문에 아픈 거 알고 있었음.) 사실 저는 제가 아프다고 하면 약이라도 좀 챙겨주길 바랬는데... 집 앞에서 약을 사 가지고 들어가는데 왜 이렇게 서럽던지... 제 지인들은 막 경악을 하면서 빨리 헤어지라고 하네요... 


사실 이 부분은 나도 뜨끔했다. 남자 입장에서는 그 고통을 모르니 얼마나 아픈지 공감할 수 없기 때문에 K양의 입장에서는 무관심으로 비칠 수 있을 거다. 또 K양 입장에서는 아프다고 말을 했는데 약은 커녕 버스정류장까지만 데려다주는 남자 친구에게 약을 사다 달라고 하거나 집에 바래다 달라고 하기가 자존심이 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존심보다는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이 좋다. 단순히 K양이 집에 안전히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자 친구 입장에서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일을 센스 부족으로 놓치고 나중에 원망을 듣기는 싫을 테니 말이다. K양은 "바래다 줄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라고 말하겠지만 솔직히 말을 해서라도 남자 친구가 데려다주는 편이 K양의 마음에도 훨씬 나을 것이다. 


이왕이면 센스 있고 좀 더 배려심 돋는 남자 친구였으면 좋겠지만... 그건 사실 너무 완벽한 남자가 아닐까...? 적어도 부탁했을 때 흔쾌히 들어주는 정도만 되어도 그 정도면 꽤 쓸만한 남자다. 완벽한 남자가 아니라고 실망하기보다는 쓸만한 남자를 더 쓸만하게 만드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K양에게

고생한다. 정말 이 말 꼭 해주고 싶었어. 너무 특수한 상황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각색을 했지만... 정말... 내가 봐도 "이 정도면 꽤 괜찮은 남자지!"라고 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아. 내가 요즘 중고 카메라 렌즈를 사려고 알아보는 중인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싼 가격에 물건이 나왔길래 봤더니 판매자의 설명이 이랬어.


"정품 박스는 분실했습니다. AS기간은 끝났으나 생활 흠집 말곤 깨끗해요. 다만 줌을 당길 때 좀 뻑뻑한 느낌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해서 가격을 책정했으니 참고하시고 구매 바래요. (환불은 안됩니다.)"


시세보다 약 5~8만 원 저렴했기에 돈이 지금보다 좀 더 쪼들렸으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구매를 했겠으나 아직은 살만하기에 패스하고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좀 더 상태가 괜찮은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거든?


솔직히 K양의 남자 친구는 그다지 상태가 좋은 건 아니나 그렇다고 꼭 못쓸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선택은 K양이 하는 거야. "싼 게 다 그렇지~" 하면서 기대를 낮추던가 아니면 과감히 이별을 하는 것도 또 나쁜 선택은 아니야.  이렇게 말하면 꼭 "그래서 바로님이라면 어떻게 하실 건데요!?"라고 묻는데... 난 이미 대답했잖아...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장 중요한 건 후회를 하지 않는 거야! K양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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