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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May 23. 2017

사귀지는 않고 스킨십만 있는 애매한 관계 외 1편

사귀지는 않고 스킨십만 있는 관계 역전은 가능할까?

술... 정말 이제 줄여야 하나보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밤새 달려도 4시간만 자면 말짱했는데 요즘은 다이내믹 듀오의 고백(go back)처럼 "하루를 밤을 새우면 이틀은 죽어 이틀을 밤새면 나는 반 죽어" 인 것 같다. 위통 약은 내 생활필수품인 요즘이다 보니 자꾸 글이 밀리는데 앞으로는 좀 더 성실히 글을 올리도록 하겠다. 자 그럼 시작!



사귀지는 않고 스킨십만 있는 관계 역전은 가능할까?

오빠를 안 지는 2년 정도 되었어요. 동호회에서 알게 되었고, 정모 때도 만나고 가끔은 둘이서 한잔 하기도 했어요. 그동안은 남자 친구가 있기도 했고 헤어지고 나서는 누굴 만날 생각이 없어서 별 일없었는데 얼마 전부터 오빠가 남자로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정모 때 오빠에게 적극적으로 대시를 했고, 결국은 일을 치렀어요. 

내가 미쳤지 후회를 했지만 어쩌다 보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더라고요... 주변에서는 마음이 없는 것 같지는 않지만... 가까이하기엔 위험해 보인다 하는데... 워낙 인기가 많은 오빠 기도 하고... 연애도 많이 해봐서... 제 머리 꼭대기에 있는데...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스킨십만 하는 관계라면 정리하고 싶어요.
- 스킨십만 있는 관계가 고민인 M양
 


M양과 비슷한 케이스들의 사연이 들어오면 좀 당황스럽다. 대충 "제가 내일모레 수능을 봐야 하는데 외국어 영역을 1등급으로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물론 제가 알기 쉬워야 하고요, 바로님 바쁘실 테니 메일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는 느낌이 드는데 참... 


M 양이라고 바보가 아닐 거다. 그런데 어떠한 남자에게 적극적으로 대시를 하고 심지어 "오빠 이렇게 나 보낼 거예요?"정도의 진심이 담긴 돌직구를 날렸다. 이뿐인가? "내가 미쳤지!" 하고 후회를 하면서도 그러한 관계를 유지했고 여기에 상대 남자는 인기도 많고 연애에는 도가 튼 사람이다.


"상대에게 이미 홀딱 빠져서 이성적 판단도 제대로 못하면서 연애에 도가 튼 사람과의 관계를 역전하고 싶다고?" 


사람들은 고등학교 1학년 때만 해도 "대학은 스카이지!"했다가도 고3이 되면 "와우! 우리나라에 대학이 이렇게 많네~?"라며 현실을 깨닫고 인정하면서도 유독 연애만큼은 절대적인 차이가 있음에도 "어떻게 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연애도 대입, 취업, 성공만큼이나 현실적인 조건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다른 것들이 그렇듯 결코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 없는 거다. 길게 설명했지만 짧게 말하자면 "바로님 이 애매한 관계를 진지한 연애로 바꿀 수는 없을까요?"라는 질문에 답은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있겠지만 당신의 능력과 현실적으로는 어렵습니다."이다. 


물론 M양은 "그래도..."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생각이 한 번의 실수를 잦은 실수로 만들고 M양을 더더욱 비참함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는 거다.  



친한 친구사이에서 연인으로... 괜찮을까?

제게는 대학 때부터 8년 동안 친하게 지낸 친구가 있어요. 주변에서는 너네 언제 사귀냐고 했지만 내가 알기로 저희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이성적 감정을 주고받지 않고 같이 술도 마시고 친하게 잘 지냈어요. 그러다 얼마 전 그 친구 집에서 자게 되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 날부터인가 뭔가 분위기가 묘해지더라고요. 연락도 더 자주 오고... 사실 연인으로써 나쁘지 않다고 생각 은하지만 이러다가 자칫 좋은 친구를 잃지는 않을까 겁이 나요...
- 친한 친구를 잃기 두려운 I양
 


나이가 30이 넘어가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인간관계라는 게 갈수록 깔끔하기가 어렵다는 것, 그리고 인간관계가 깔끔하지 않다는 게 안 좋다는 생각보다는 참 다채롭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소싯적에는 친구는 친구, 여자는 여자,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구분이 명확했는데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이 모든 것이 뒤섞여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친구인 듯 여자 같은 지인, 사귀었다가 친구가 되기도 하고, 좋아하면서도 싫어하는 사람도 생기고 하여간 참 주변 지인들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나의 인간관계라는 것이 예전에는 8색 크레파스였다면 요즘은 포토샵 색상표가 된 기분이랄까? 


I양이 두려워한느게 뭔지 정확히 알고 있으나 경험자로써 말하자면 너무 졸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물론 지금 연애를 시작해서 결혼까지 골인을 하지 못하고 이별을 하게 되면 사이가 어색해지긴 하겠지만 지금까지 8년의 추억과 정이라는 것이 I양과 상대를 쉽게 떨어지지 못하게 할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케이스가 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사귀었다가 지금까지도 연락하는 그런 사람이 있는데, 가끔 그녀를 만날 때면 기분이 참 묘하다. 이건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성적으로 끌리는 것도 아닌데 같이 있으면 묘하게 편해지는? (물론 그녀와 다시 사귈 생각은 당분간 없다.) 


아무래도 이러한 경험이 많지 않아 I양이 걱정을 하는 것 같은데, 인간관계라는 게 무 자르듯 그렇게 딱딱 끊어지고 나눠지는 게 아닌지라, 둘이서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나름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이미 묘한 기류가 흘렀으면 말 다했지 뭐... 망설이지 말고 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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