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Jul 13. 2017

죽을 만큼 사랑한다면서 툭하면 헤어지자는 남자

남자 친구가 저를 정말 사랑해줬어요.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잘해주다가 나의 사소한 실수에 이별을 말하는 연인을 만나면 자연히 두 가지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으... 응? 이게 그만큼 중요한 일이었어...?"와 "내가 그때 조금만 신경썼었 더라면!" 이 두 가지 생각이 들게 되는데 이 두 가지 생각은 자연히 "아! XX가 날 정말 사랑하는데 내가 그만큼 맞춰주지 못하는구나!?"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남자 친구가 저를 정말 사랑해줬어요.

남자 친구는 처음에 정말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저를 끔찍하게 여겨주었어요. 친구들도 다 부러워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조금 성격이 예민해서 1년을 만나며 4번 정도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네요... 첫 번째 이별 통보는 제가 밤샘 야근으로 피곤해서 몇 시간 정도 연락이 좀 안 된 적이 있었는데 잠에서 깨고 보니 헤어지자는 문자가 와있더라고요. 저는 깜짝 놀라 전화를 해봤더니 전화며 카톡이며 전부 수신차단이 되어있더라고요... 저는 당황해서 남자 친구를 찾아갔는데 남자 친구는 제게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다며 더는 만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간신히 남자 친구를 붙잡긴 했지만... 


B양의 남자 친구의 행동은 과연 B양에 대한 사랑 때문일까? 결론부터 말을 하자면, 연애 초반의 열정, 그리고 예민함은 B양에 대한 사랑이라기보다 B양 남자 친구의 연애스타일이라고 봐야 한다. 좀 더 디테일하게 말을 하자면 감정 기복이 심하고, 연애에 대한 환상에 젖어 있는 스타일인데 이런 스타일을 만나면 여간 피곤한 게 아니다. 


평상시엔 정말 이런 사람이 다시는 없을 것처럼 잘해주다가, 사소한 일 혹은 특정한 부분에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이별을 말한다. 이걸 당하는 입장에서는 평소에는 잘해주다가 갑자기 헤어지자고 말을 하다 보니 "이렇게 날 사랑해주는 사람인데... 내가 잘못한 거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건 사랑이 아니라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일 뿐이다. 


자기가 기분 좋을 때는 한없이 잘해주다가 자기가 기분이 나쁘면 다른 사람으로 변하듯 이별통보를 해버리는 게 어떻게 사랑이라고 말을 할 수 있을까? 다소 트러블을 감수하더라도 대화를 통해 어떻게든 트러블을 해결해보려고 하는 게 올바른 자세이고 사랑이지 않을까? 


좋을 때 얼마나 잘해주는지 보다 트러블의 상황에서 상대의 행동을 보자. 당신을 정말 사랑하고 당신과의 관계를 소중히 하는 사람이라면 이별통보를 그리 쉽게 말하지 않을 거다. 물론 정말 사랑하지만 여러 이유로 감정 기복 심한 연애를 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적당한 선에서 이별을 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다. 혹시나 멘틀에 금이 가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연애를 이어가고 싶다면 조금은 고통스럽지만 이성적인 방법을 통해 상대의 감정 기복을 조금이나마 줄여보도록 하자.  



남자 친구의 차가운 모습에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는 기분이에요...

그러다 두 달 전쯤 이런저런 일들로 냉전기간을 갖게 되었어요. 저도 지치는 바람에 평소에는 100여 통 이상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하루는 너무 힘들어서 연락에 좀 소홀했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또 이별통보를 받았네요... 이제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며... 저는 정말 화가 났어요. 하지만 그를 너무 사랑하기에 왜 그러냐고 잘해보자고 매달렸는데 남자 친구는 또다시 너무 싸늘한 태도로 저를 대하네요...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과의 연애가 피곤한 건 그들은 기복이 심한 연애를 즐기고 자신은 상대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러한 행동을 한다고 굳게 믿는다는 거다. 기복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그들은 그 상황에 심취하고 마치 자신이 아침드라마의 주인공이라도 된냥 감정의 극을 달리며 연애에 몰입한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B양처럼 상대의 감정 기복에 휩쓸리며 함께 감정의 양쪽 극을 오가곤 하는데 B양은 상황의 개선을 위해 그러한 행동을 한 것이겠지만 실제론 윤건과 나얼처럼 환상적인 화음으로 감정의 극으로 치닫게 될 뿐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오은영 원장이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여 엄태웅의 딸 지온이의 식사예절 훈육에 대해 조언을 한 적이 있다. 지온이는 식사시 간만 되면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고 바닥에 드러누워서 한없이 울음을 터뜨렸다. 이에 오은영 원장은 일단 두어 차례 자리에 앉혀보되 계속 떼를 쓰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지온이를 쳐다보고 있으라고 조언을 했다. 한없이 소리를 지르며 울 것만 같았던 지온이는 30여분이 지나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엄마에 품에 안겼다. 


B양이 자꾸 남자 친구의 감정 기복에 맞춰 코러스를 넣어주니까 B양의 남자 친구가 더욱 감정에 몰입하며 극단적인 행동을 반복하는 거다. 상대가 감정적으로 행동할 땐 나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이성을 붙잡아야 한다. 남자 친구가 뜬금없이 "아무래도 우린 맞지 않는 것 같아...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넌..." 따위의 싸이월드 다이어리에나 적을법한 멘트를 작렬할 땐 일단 아무 반응을 하지 않도록 하자. 자기 혼자 아침드라마 연기에 심취해있던 남자 친구는 "뭐지...? 왜 아무 말이 없지?"하며 자연히 B양에게 연락을 할 것이고, 그때 B양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받아주면 된다.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에게는 사랑이라는 것은 결코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아님을 알려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자꾸만 자극적인 연애에서 사랑을 찾으려고 하게 되고 결국엔 상대와 자신 모두 피폐하지는 연애를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어렵겠지만 그리고 두렵겠지만 B양이라도 이성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오은영 원장이 지온이의 부모에게 해준 조언을 끝으로 글을 마칠까 한다. "애들이 절대로 온종일 울지 않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