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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Sep 21. 2017

왜 헤어진 남자 친구가 편하게 연락을 할까? 외 1편

어떤 의도를 가지고 누군가에게 어떤 행동을 한 적

누군가의 심리가 궁금해질 때가 있다면 그전에 당신 자신의 일상을 돌이켜보자. 집을 나서며 경비아저씨께 인사를 건네고 출근을 해서 동료의 넥타이를 칭찬하고 퇴근 후 회식 중에 누군가에게 농담을 던지는 당신의 일상 중에 어떤 의도를 가지고 누군가에게 어떤 행동을 한 적이 몇 번이나 있는지를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생각해봐라 회식 중에 당신이 농담을 건네었는데 상대방이 "회식 중에 왜 저에게 이런 농담을 건네신 거죠?"라고 하면 얼마나 당황스럽겠나? 누군가의 행동이 신경이 쓰인다면 많은 경우 그것은 상대방이 어떤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니라 당신이 상대방에게서 어떤 의미를 찾고 싶은 것일 확률이 높다.



헤어지고 나서 남자 친구에게 개인적인 톡이 와요!  


헤어진 지 이제 10개월 정도 되었네요. 헤어지고 나서 한동안 제가 엄청 붙잡았었는데 남자 친구가 냉정하게 안된다고 그냥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자고 했었어요. 그런데 며칠 전부터 지인들의 단톡에서 제게 살갑게 말을 하고 개인 톡도 보내기 시작하더라고요. 물론 개인적인 안부보다는 일 적인? 간략한 톡이긴 했지만.. 그래도 단톡에서 말할 수도 있는 내용인데 말이죠. 

남자 친구가 헤어질 때 시간이 지나면 친구로 지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었는데... 혹시 그 약속을 지키는 걸까요? 혹시 제가 아직 못 잊은 것 같아서 그러는 걸까요? 그렇다면 남자 친구가 헤어진 걸 후회하게 만들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헤어진 남자 친구의 연락에 신난? J양


나는 이러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반대로 물어본다. "아니, 당신을 차 버린 남자 친구의 뒤늦은 연락을 왜 신경 써요?"라고 말이다. 이렇게 말하면 그녀들은 "아니~ 이상하잖아요~ 제가 잡을 때에는 싫다더니!" 뭐 이런 식으로 상대가 매너가 없네, 혹은 날 쉽게 보는 건 아니냐며 기분 나쁘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 난 지지 않고 이렇게 말해준다. "아니, 그 이유를 알아서 어디다 쓸 것이며, 기분 나쁘면 연락하지 말라고 말을 하면 될 거 아닌가?" 


J양의 사연을 보자. 단톡에서 갑자기 살갑게 대하고 가끔 개인 톡으로 질문을 던지다니! 분명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단톡에서 살갑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전 남자 친구뿐만이 아닐 것이며 단톡에 있으면서 개인 톡으로 연락을 하는 사람도 전남자친구뿐만은 아닐 것이다. J양은 전 남자 친구의 행동의 변화에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궁금해하지만 사실 정작 중요한 건 헤어진 지 10개월이 지난 전 남자 친구를 J양이 아직도 신경 쓰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헤어진 지 무려 10개월이나 지난 남자 친구에게 헤어진 걸 후회하게 만들고 싶다는 건 무엇을 말할까? "그건 J양이 아직도 헤어진 남자 친구에게 관심이 있다는 소리는 아닐는지...?"  


헤어진 남자 친구는 왜 J양에게 편하게 연락을 하는 걸까? 한번 반대로 생각해봐라. 누군가와 불편한 채로 한 집단내에서 생활을 한다는 것이 편할까? 물론 헤어진 남자 친구가 J양에게 다시금 호감이 생겼을 확률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은 "아, 헤어진 남자 친구는 이제 내랑 편하게 지낼 수 있나 보네." 정도로 생각해두는 게 좋다. 


그리고 J양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난 왜 아직도 전 남자 친구를 신경 쓰는 거지? 아직도 마음이 남아 있나?"라고 말이다. 무엇인가를 시도하기 전에는 자신의 감정을 확실히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괜히 "흥!? 지금 나 떠보는 거야!? 헤어진 걸 후회하게 해주겠어!"라는 어설픈 상태로 어설프게 상대에게 접근했다가는 별 반응도 신경도 쓰지 않는 상대에게 되려 상처만 받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헤어진 남자 친구에게 힘이 되고 싶어요.  


남자 친구에게 좋지 않은 일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연락이 좀 뜸했던걸 못 참고 제가 헤어지자고 했어요. 남자 친구는 미안하다고 헤어지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이별을 하기로 했고요. 제가 뒤늦게 붙잡았지만 이미 늦은 후였네요. 남자 친구의 상황이 금방 좋아질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제가 옆에서 힘이 되고 싶은데... 풀죽고 어두 워보이는 표정 바꿔주고 싶고 나는 오빠 믿고 진짜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은데...
- 힘든 일로 괴로워하는 전 남자 친구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 B양


B양의 경우 자격지심형 이별인 듯하다. 남자 친구에게 힘든 일이 생기고 그것 때문에 여자 친구가 힘들어하는 모습에 이별을 결심하는 자격지심형 이별의 해법은 적당한 무신경이다. 


일단은 거리를 유지하며 B양이 근처에 있다는 정도만 알리도록 하자. 또한 지금 B양은 자꾸 남자 친구가 예전에 했던 이야기들을 곱씹으며 미안해하고 또 몸을 사리려고만 하는데 그럴 필요 없다. 


오히려 B양이 남자 친구의 눈치를 보며 자꾸 억지로 밝은 이야기를 하고 분위기를 만들어 보려는 노력들은 남자 친구 입장에서 부담스럽고 B양과 더 거리를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 확률이 높다. 


특별한 이유 없이 남자 친구의 자격지심 때문이라면 B양이 무신경하게 근처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을 거고 제풀에 제가 지쳐서 연락이 올 것이니 말이다. 쉽게 말해 졸지 말고 뻔뻔하게 연락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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