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여자를 가지고 노는 나쁜 X
많은 사람들과 연애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참 안타까울 때가 많다. 특히 상대방에 대해 나를 사랑해주는 너무 좋은 사람이 아니면 나를 가지고 노는 나쁜 X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참 안타깝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자신조차도 어느 때에는 착한 사람 또 어떤 때는 애매한 사람 그리고 어쩌다 나쁜 사람이 되기도 한다.
당신이 만나는 사람이 누구든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아니다. 그냥 나와 똑같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모순적이고 불완전한 존재일 뿐이다. 중요한 건 당신의 선택이다. 상대를 평가하지 말고 직시해라 그리고 내가 다가갈지 아니면 멀어질지 그것만 선택하면 된다.
좋아는 하지만 상처 줄까 봐 사귈 수가 없대요.
남자 친구가 있을 때에는 별 연락이 없다가 제가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갑자기 연락을 많이 하시는 분이 있었어요. 자연스럽게 주말에 데이트도 했고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애매한 스킨십도 하시려고 하시길래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을 했어요. 그러다 제 감정을 솔직히 말을 했죠. 아무래도 좋아하는 것 같다고, 그랬더니 그분은 좋아는 하지만 상처 줄까 봐 사귈 수가 없데요. 친구들은 그건 남자가 바람둥이고 나쁜 남자라고 하는데... 마음이 복잡하네요.. 제가 고백을 잘못한 건가 싶고... - J양
좋아는 하지만 상처 줄까 봐 사귈 수 없더라... 그래... 어찌 들으면 말장난 같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보다 더 정확한 말은 없지 않을까? 좋아는 하지만 상처 줄까 봐 사귈 수 없다는 말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말을 해보자면 이쯤이다. "난 네가 나쁘지 않아. 너 분명 매력 있어! 하지만 사귈 정도는 아직은 아닌 것 같아 이런 상황에서 사귀면 너에게 상처만 주지 않을까?"
이 정도 읽고 당신은 썸남에게 욕을 한 바가지 해주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순진한 여자를 가지고 노는 나쁜 X"이라던가 "바람둥이!!!" 정도의 말들을 하고 싶을 거다. 근데 뭐 굳이 그렇게 상대를 나쁜 X이라고 말을 하며 흥분할 필요 있을까? 상대의 행동을 직시하고 나와 맞지 않으면 멀어지면 그만이니 말이다.
썸남의 행동이 권장할만한 잘한 행동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상대방이 나쁜 X이냐 아니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상대의 행동을 보고 내가 만날지 말지를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다. 나쁜 X이라고 욕하고 흥분할 시간에 쿨하게 보내고 다른 사람을 만나던가 썸남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다면 그 방법을 찾으면 그뿐이다. 쓸데없는 데에 힘 빼지 말자.
J양이 스스로를 연애경험이 많지 않은 연애초보라고 말을 하니 조언을 하자면 이번은 패스를 하는 편이 좋을듯하다. J양이 연애 내공이 좀 있는 편이라면 "어라~? 요고 봐라!?"하며 달콤 살벌? 한 썸을 탈 수도 있겠다만... 이 정도 내공 차이이면 상대는 항상 여유롭지만 J양은 자꾸만 헛된 기대를 하며 끌려다니다가 상처를 받을 확률이 높으니 말이다.
첫사랑이라더니 전 여자 친구에게 돌아갔네요...
고등학교 시절 학원에서 만난 친구가 고등학교 내내 저를 좋아한다며 따라다녔어요. 하지만 그때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고 사귀지는 않았죠. 그렇게 서로 연락만 주고받으며 지내다 보니 30대가 되었네요. 어쩌다 서로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는 타이밍이 맞아서 갑작스럽게 자주 보게 되었다가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처음엔 모든 게 꿈만 같다며 행복해하더라고요. 그런데 한 달쯤 지나고 나서 저를 사랑하지만 전 여자 친구 생각이 너무 난다고, 이러는 건 둘다에게 옳지 않은 일 같다고 이쯤에서 그만해야 할 것 같다 하네요.
저는 자존심도 상하고 어이가 없었죠. 친구들은 바람둥이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까지 말을 하는데 또... 순수했던 옛날의 모습을 기억하는 제가 보기엔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사실 저도 잘한 것만은 아니지만... 대체 그 친구는 무슨 마음이었을까요? 첫사랑을 다시 만났다가 한 달 만에 정리하고 전 여자 친구에게 돌아가는 게 정상인가요? - W양
하... 사연을 전부 이야길 하자니... 너무 특이하기도 하고 또 읽는 사람들이 "W양! 너도 똑같네 뭘!"이라고 할 것 같아서 다 이야기는 못하겠다만... 일단 남자 친구의 행동만 따지고 보자면야... 옳은 행동은 아니지만 계획적인 행동은 아니었을 거다.
나 또한 W양과 비슷한 경우가 있긴 했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오랫동안 알고 지내다가 사귀고 나서 며칠 지나지 않아 둘이 함께 "이건 아니다 그렇지?"라는 말과 함께 다시 제자리로 갔다는 점?
참 그게 그렇더라, 오래 알고 지냈으니 뭔가 편하기도 하고 나름의 판타지? 도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뭔가 이건 아니지 싶은 거다. 연애라고 생각하고 애교를 부리는 게 뭐랄까 평소 쌍욕을 주고받던 불 X친구한테 "이 친구 왜 이렇게 힘이 없어! 기운 내 친구야! 힘든 일은 금방 지나갈 거야! 그리고 내가 꼭 기도해줄게! 함께 힘내자!"하며 다독이는 듯한 어색하고 오글거리는 느낌? 확실히 생각과 현실은 달랐다. 어쩜 남자 친구도 이걸 느낀 건 아닐까?
남자 친구도 W양을 어떻게 해볼 요량으로 첫사랑을 들먹이지는 않았을 거다. 그때는 분명히 진심이었을 거고 잘해보고 싶었을 거다. 하지만 감정이라는 게 뜻대로 되지가 않을 때도 있다. 성인으로써 충분히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었고 W양에게도 당황스러운 상황이겠지만 남자 친구를 욕하기보다는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네"정도로 생각하고 W양도 새롭게 연애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아 그리고! W양의 "다시 만날 생각은 있어서도 안 되겠지만 저한테 연락해서 후회한다고 했으면 한이 없을 것 같은데 그럴까요? 과연?"이란 질문에 대한 답은 "확률은 높지만 그때 말려들면 그땐 답도 없는 거다"이니 잘 판단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