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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Jan 26. 2018

자꾸만 한눈을 파는 여자 친구, 어쩌죠? 외 1건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나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다면 당신이 해야 하는 일은 상대방의 행동의 잘잘못을 가리는 게 아니라 조금 더 만날지 아니면 이쯤에서 헤어질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상처를 주는 상대지만 계속 만나고 싶다면 생각을 조금만 달리해보자.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속을 끓이는 것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지도 모른다.



자꾸만 한눈을 파는 여자 친구, 어쩌죠?

제가 애원해서 만난 거다 보니까 철저한 사랑의 갑을 관계였습니다. 그녀가 종종 클럽에 간다거나 다른 남자들을 만난다는 걸 대충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요, 혹시나 말했다가 헤어지게 될까 봐 따질 수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또다시 한눈을 파더군요. 결국 견디기 힘들었던 저는 잠시 시간을 갖자고 했고, 몇 주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그녀가.. 잘못했다고, 헤어질 수 없다고 저에게 애원합니다. 그런 그녀를 보며 또다시 마음이 흔들리는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달려야만 하니 

달려 야만 하니 님께서는 딱 하나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지금 달려 야만 하니 님의 연애를 지탱하는 것은 결국 "일단 내가 참고 넘어가면 달라지겠지?"라는 희망인데 사실 이러한 패턴이 계속 반복되리라는 것은 저보다 달려 야만 하니 님께서 더 잘 알고 계실 거예요. 

그렇다면 자꾸만 한눈파는 여자 친구와 헤어져야 할까요? 음... 글쎄요...? 결국엔 헤어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꼭 헤어져야만 할까요? "자꾸만 한눈파는 것은 나쁜 행동이니 헤어져야 해!"라는 생각에서 조금만 벗어나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요? 


한 강연에서 법륜스님께서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며 고민을 토로하는 여성분께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으세요. "남편을 남편이 아니라 남자 사람 친구라고 생각해보세요. 다른 여자를 만나는 남편은 끔찍하지만 남자 사람 친구가 가끔 다른 여자를 만나긴 하지만 매달 꼬박꼬박 돈도 갖다 주고 나와 아이들을 챙겨준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라고 말이죠. 


법륜스님께서는 절대 불륜을 옹호하시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여성분의 편에서 말씀을 해주신 거죠. 불륜이라는 것 자체는 나쁘고 잘못된 행동이지만 "그런 남자랑 빨리 헤어져!"라고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은 결코 이혼 이후 현실적인 어려움을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법륜스님의 말씀은 감정적으로 행동하기 전에 이성적으로 한번 더 생각해보라는 것이며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 안에서 좋은 방향으로 생각을 해보라는 뜻이죠. 


물론 그렇다고 상대방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줘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관점을 달리해서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라는 것이죠. 만약 달려 야만 하니 님의 여자 친구분이 클럽에 가고 다른 남자를 만나면서 달려 야만 하니 님에게 막대한다던가 헤어지자며 난리를 피운다면 더 이상 여자 친구를 만날 이유가 없겠죠. 


하지만 여자 친구분이 클럽에 가고 가끔 다른 남자를 만난다 해도 달려 야만 하니 님에게 잘한다면 그건 또 한 번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요? 법륜스님의 말씀처럼 생각한다면 "여자 친구를 여자 친구가 아니라 여자 사람 친구라고 생각해보세요. 여자 친구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생각한다면 끔찍하지만 여자 사람 친구가 가끔 다른 남자를 만나긴 하지만 가끔 편지나 소포도 보내주고 매 휴가 때마다 꼬박꼬박 데이트도 해준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쯤이 되려나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한눈을 파는 여자 친구를 옹호하는 게 아니에요. 한눈을 파는 여자 친구지만 지금의 달려 야만 하니 님께 필요한 사람이지는 않나를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는 거예요. 물론! 달려 야만 하니 님께서 "여자 친구가 나만 바라보는 사람이 될 수 없다면 난 더 이상 연애를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이별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어디까지나 달려 야만 하니 님의 선택이니까요.  



짝사랑을 하고 있는데 무슨 얘길 하고 어떻게 다가가야 하나요?

대학생인데요, 학교에 좋아하는 여자 친구가 있거든요. 근데 친해지기가 너무 어렵네요. 같은 과도 아니라서요... 근데 두 달 후면 그 친구를 보기가 힘들어질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그 사이에, 그 아이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 3548

짝사랑 중인 스무 살 대학생이에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군가를 좋아해서 가슴 두근거리기는 처음인 것 같아요. 같은 과 동긴데 너무나도 딱 제 이상형입니다. 근데 전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 뿐 말 한 번 걸지 못해요. 어떻게 친해져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나 같은 애를 좋아할까 걱정됩니다. 어떡하죠?
- 김형준 
 


일단 3548님께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인생이 모든 것이 그렇듯 조급하게 생각하면 될 것도 안된다는 거예요. 물론 이미 3548님과 친분이 깊고 어느 정도 썸을 지내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상태라면 두 달 후의 일을 핑계로 만남을 자주 가지며 고백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겠지만 아직 분위기가 무르익지도 않은 상황이라면 괜히 서로의 관계를 해칠 수 있을 테니까요. 


시간이 촉박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생각보다 우리에겐 시간이 참 많습니다. 제가 한 4년 정도 알고 지내는 동생이 있었어요. 그 기간 동안 정말 딱 아는 동생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죠. 충분히 매력적인 친구였지만 뭐랄까 타이밍도 안 맞았지만 진지한 썸으로 발전하기엔 뭔가 계기가 없었었죠. 그러다가 작년에 콘서트를 함께 가게 되었는데 그때 불꽃이 확! 붙는 거예요. 아쉽게도? 그때 또한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 연인이 되지는 못했지만 타이밍만 맞았다면 아마 그때쯤 한번 정도는 사귀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가능성의 저축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저축의 온기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때로 우리의 춥디 추운 인생을 서서히 훈훈하게 해준다." 


두 달 후면 좋아하는 여자 친구와 멀어질 수밖에 없는 3548님 입장에서는 조급한 맘이 들겠지만 하루키의 말처럼 가능성을 저축한다는 생각으로 일단은 고백보다는 두 달이라는 기간 동안 여자분과 좀 더 가까운 사이가 되는 데에 집중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김형준 님! 페이스메이커라고 아시나요? 마라톤이나 장거리 자전거 경기에서 다른 선수 옆에서 페이스를 잡아주는 사람을 말해요. 아직 갈거리가 많이 남았는데 너무 빨리 뛰거나 너무 처지지 않도록 해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페이스메이커는 아무리 빨리 뛰고 싶어도 기준속도 이상 속력을 내서는 안 되는 거예요. 

저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그 사람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 마음 같아서는 당장 연애를 하고 싶겠지만 상대방의 페이스에 따라 속력을 맞춰주는 거죠. 그런 면에서 김형준 님께서는 처음부터 실수를 하신 것 같아요. 아직 상대는 출발도 안 했는데 김형준 님은 벌써 100미터를 전속력으로 달려버리신 거죠. 


그래도 아직 늦지는 않았어요. 일단 김형준 님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여자분과 페이스를 맞추도록 노력을 해보세요. 물론 그 시작은 인사로 시작하겠죠. 같은 과 동기라면 자주 마주치실 텐데 "썸녀야 안녕~?"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 김형준 님께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머리 아파하는 건 아무것도 한 게 없어서에요. 일단 시작을 하면 경사를 따라 굴러가는 공처럼 자연스럽게 굴러가게 되어있어요. 일단 인사를 하면 상대의 피드백을 받게 되고 그리고 그 피드백에 용기가 조금씩 생기며 조금씩 더 가까워질 여지가 생기는 거예요. 물론... 페이스메이커를 꼭 기억하셔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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