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이러지!?
어떤 문제의 상황에 봉착했을 때 가장 필요한 건 "대체 왜 이러지!?"가 아니라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다. 상대의 심리를 궁금해봐야 우리는 상대의 심리가 알 수 없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상황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방법을 찾는 일이다. 조금만 침착하고 방법을 찾아봐라. 당신이 상대의 심리를 궁금해하며 흥분하지 않고 차분히 방법을 찾다 보면 뭔가 방법이 분명 생각날 거다.
스킨십이 심한 남자 친구 어떡하죠?
늦은 나이에 친구 소개로 남자 친구를 사귀게 되었어요. 처음 봤을 때에는 센스도 있고 착해 보였어요. 그래서 세 번쯤 만났을 때 바로 사귀기로 했고요. 그런데 문제는 저의 생각보다 스킨십 진도가 너무 빠르다는 거예요. 사귀고 첫 데이트에 바로 손을 잡질 않나 자꾸 여행 가자는 얘길 하질 않나... 그가 싫은 건 아니지만 스킨십이 너무 빨라 부담스럽다고 말을 하니까 뭔가 삐진듯하더라고요. 그러다 며칠 전 남자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진한 스킨십을 하려고 하길래 도망 나와서 헤어지자고 하고 다 차단했네요.
처음부터 저를 어떻게 해볼 생각이었던 걸까요? 아님 제 행동에 문제가 있었을까요? 그 남자의 속마음이 궁금하네요. 저도 이 남자가 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나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차단을 시켰어요. 착하게 생겨서 만났는데 완전 늑대였네요... 이론은 좀 알겠는데 실전만 들어가면 바보가 되는 제가 너무 속상해요.
- C양
스킨십이라... 이런 예민한 주제를 묻다니.... 다음부터 이런 주제는 파티에 와서 묻도록 하자! (또 내 블로그 제한 걸리는 꼴 볼순 없잖아...) 일단 결론부터 말을 하자면 잘 헤어졌다. 스킨십이라는 것은 예민한 문제이며 남자와 여자 모두 같은 마음일 때 조심스럽게 시작을 하는 것이 맞는데 한쪽에서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려고 한다면 그건 분명 문제가 있는 거다.
다만 아쉬운 건... 상대와 스킨십에 대한 생각이 맞지 않을 때의 대처법인데... 물론 C양은 잘했다. 어려운 일이었을 텐데 정확히 본인의 의사를 밝히며 거부를 한건 잘한 거다. 하지만 C양이 생각을 조금만 달리 했다만 요 상황이 심각하고 불쾌한 상황에서 조금 재미있는 상황으로 바뀌었을 수도 있다.
C양은 정색을 하고 진지하게 "오빠, 스킨십이 너무 빠른 것 같아서 부담되는 것 같아. 좀 자제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을 했는데 만약 C양이 원초적 본능의 샤론스톤처럼 당당하고 섹시한 느낌으로 "오빠, 지금 너무 욕심내는 것 같은데? 좀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면... 나 퇴근할 때 데리러 와 준다던가라던가~?" 정도로 얘길 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남자 친구는 불도저처럼 스킨십 시도를 하기 전에 좀 더 C양에게 점수를 따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남자 친구와 스킨십 진도가 맞지 않는다면 그것에 대한 YES or NO를 말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C양의 마음이 열릴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C양의 마음을 어떻게 열어야 할지 모르는 남자는 막무가내로 불도저처럼 밀고 들어오려고 하겠지만 C양이 길을 제시해준다면 상대는 그 길을 따라가려고 노력할 거다. 무조건 "안돼!", "나중에!", "천천히!"가 아닌 이렇게 저렇게 방향을 제시해주자. 의외로 남자들은 말을 잘 듣는다.
헤어진 남자 친구에게 메일을 보내려고 해요.
어쩌다 보니 한사무 실에서 일을 하는 동료와 연애를 시작했네요. 그러나 며칠 전 해외여행 가는 문제로 싸우다가 헤어지게 되었어요. 회사가 바쁜 건 알지만 (같은 회사이니;;;) 저는 조금 더 여행 문제에 대해 이야길 하고 싶었던 건데... 남자 친구는 아무래도 맞지 않는 것 같다며 헤어지자고 하네요... 지금은 서로 어색한 상황인데... 제가 반성하는 메일을 보낼까 하는데... (중략) 제가 너무 유치한가요?
- S양
재미있게도? 휴가철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을 앞두고 S양과 비슷한 이별 사연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좋은 추억을 쌓기 위해 가는 여행인데 아무래도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보니 의견 충돌도 많고 서운한 일이 많이 생길 수밖에!
S양만 해도 그렇다. 이왕이면 함께 여행 계획도 세우고 예약도 하면서 여행에 대한 설렘도 나누고 싶었을 텐데 바쁜 남자 친구의 태도에 충분히 서운할만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 중에 뜨끔한 사람도 여럿일 듯) S양의 마음은 알겠다만 S양이 전략을 좀 달리 했다면 어땠을까?
예를 들면 여행 계획은 조금 쓸쓸히 혼자 짜고 준비를 하더라도 대신 여행에 가서 남자 친구를 혼내주는 거다! "내가 여기 알아보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라면서 거의 볼을 꽉! 꼬집어 주고, 기념품 가게에서 "고생했으니까 예쁜 기념품 사줘!"해봤다면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감정이라는 게 그렇다. 딱 그 상황에는 못 견딜 것만 같고 다 쏟아내야 속이 시원할 것 같지만 쏟아내 놓고 후회하는 것보단 조금 머리를 써서 현명하게 풀어내는 게 확실히 결과는 더 좋다.
참! 반성하는 메일이라... 사실 S양의 행동이 조금 아쉬운 건 있지만 그렇다고 뭐 그렇게 잘못한 것도 아닌데 반성까지야... 너무 과하지 않을까? 같은 회사에서 일을 한다면 음료수에 포스트잇이라도 붙여서 애교로 한번 넘어가 보려고 해보는 건 어떨는지... 지금의 S양처럼 남자 친구도 어쩌면 "내가 너무 심했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